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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순례]백남준아트센터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음악가, 플럭서스 예술가
백남준의 탄생
80주년 기념 다양한 행사


글 l 이동훈 기자 gjlee@kgnews.co.kr


백 남준아트센터에서는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음악가, 플럭서스 예술가인 백남준(1932~2006)의 탄생 8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했다.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은 백남준이 1992년도에 쓴 글의 제목이다.

백남준은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품게 되는 노스탤지어는 단순히 기억을 끄집어내는 행위와 느낌이 아니라, 마치 타인이 우리에게 주는 피드백 못지않은, 혹은 그 피드백보다 훨씬 더 큰 깨달음을 일깨울 수 있다고 믿었다.

이는 우리가 백남준을 돌아볼 때도 마찬가지다.

백남준의 예술 세계에 대한 ‘노스탤지어’는 우리 시대의 미디어 아트와 만날 때 훨씬 큰 ‘제곱’의 ‘피드백’을 전달하기 때문.

 


 


백남준은 1960년대 중반부터 텔레비전을 비롯한 과학기술의 산물을 미술의 매체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예술과 기술을 적대적 또는 종속적 관계로 해석한 예술가들과 달리 백남준의 작품 속에서 예술과 기술은 서로 대척되는 관계가 아니다.

백남준은 인간과 기계를 하나의 앙상블로 만드는 ‘기술의 인간화’를 위해 예술 작품을 매개체로 사용했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준비 중인 80주년 기념 사업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은 이처럼 인간, 기계, 자연의 경계를 넘나들며 소통을 탐구했던 백남준의 열린 사고를 조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금 백남준을 반복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의 업적을 회고하거나 예찬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백남준의 탄생일인 7월 20일에 열리는 특별전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은 그의 전 생애나 특정 시기의 작품을 전시하는 회고전이 아니라 미래의 비전을 제시한 백남준의 사상에서 출발한 작품들로 이뤄진 주제전으로 구성됐다.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는 ‘인간과 기계, 삶을 이중주하다’라는 주제 아래 과학기술과 미디어 아트, 컴퓨터를 이용한 예술의 창작 등을 통해 여러 학문을 가로지르는 그의 사유를 조망할 예정이다.

또 백남준과 예술적 교류를 하며 작품 활동을 함께 했던 황병기, 다케히사 고수기의 공연 ‘백남준의 친구들’도 펼쳐진다.

더불어 백남준의 예술철학을 다음 세대에도 널리 알리기 위해 ‘로봇 오페라’를 비롯한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전시, 학술, 공연, 교육 등으로 구성된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을 통해 백남준이 이루어 낸 일과 그가 연 가능성의 영역을 동시에 짚어보고자 한다.
 

 

 

 


특별전

오는 7월 20일부터 내년 1월 20일까지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특별전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은 백남준의 80번째 생일에 개막한다.

특별전에는 한 자리에 모으기 힘든 백남준의 기념비적 작품들과 그의 작품 제작 원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비디오 신디사이저, 그리고 경계를 초월한 그의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확장시킨 작가들의 작업이 함께 선보인다.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은 백남준이 1992년도에 쓴 글의 제목이다. 백남준은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품게 되는 노스탤지어는 단순히 기억을 끄집어내는 행위와 느낌이 아니라, 마치 타인이 우리에게 주는 피드백 못지않은, 혹은 그 피드백보다 훨씬 더 큰 깨달음을 일깨울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백남준은 유난히 날짜를 이용한 작품을 많이 남겼고, 지난 시대의 유물로 간주되는 예술과 사상을 새롭게 해석해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글도 여러 편 썼다.

백남준의 예술 세계를 돌아볼 때 품게 되는 ‘노스탤지어’는 우리 시대의 미디어 아트와 만날 때 훨씬 큰 ‘제곱’의 피드백을 줄 수 있기에 이 구절을 전시의 제목으로 선택했다.

전시는 미래의 비전과 관계된 백남준의 사유에서 출발한다.

백남준은 과학기술의 발전을 예술에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위성이나 컴퓨터를 사용하기 이전부터 미래의 미디어 환경에 대한 통찰이 드러난 작품들을 제작했다.

 


 


그는 일찍이 인간, 기계, 자연을 별개의 영역으로 나누지 않고 어떻게 각 영역 간에 소통이 발생하고 그 소통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를 탐구하는 사이버네틱스라는 학문에 몰두했다.

백남준은 사이버네틱스의 경계를 초월한 세계관에 매료됐으며 이를 실현 할 수 있는 도구인 정보통신 기술을 자신의 작업으로 수용했다. 그가 신디사이저를 이용해 합성한 텔레비전의 이미지, 텔레비전으로 만든 로봇 등은 이러한 사유의 결과물이다.

 



‘손과 얼굴’ 등 작품 상영

일반 대중들에게 백남준의 예술세계에 대해 소개하고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 오는 7월 20일부터 한 달간 백남준의 주요 영상작업을 편집해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 빌딩 외벽의 미디어 캔버스에서 매일 5분씩 상영한다. 미디어 캔버스에 상영될 백남준의 비디오는 ‘손과 얼굴’(1961), ‘비디오 신디사이저’(1970), ‘머스 바이 머스 바이 백’(1975-1976) 등이다.

비디오 콘서트는 유동인구가 밀집된 도심에서 백남준의 영상을 상영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백남준의 작업이 친숙하게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제심포지엄

심포지엄은 특별전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과 함께 ‘사이버네틱스’를 주제로 기획됐다.

사이버네틱스는 기술과 인간, 기술과 자연, 기술과 예술을 결합시키고자 매진했던 백남준에게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하며 그의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백남준은 사이버네틱스에 대해 “순수한 관계의 학문 혹은 관계 자체로서, 그 근원은 카르마에 있다. (중략) 그래서 사이버네틱스는 기존의 여러 학문들 사이의, 그리고 그 학문들을 가로지르는 경계의 영역을 탐구하는 것이다”라고 정의한 바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뉴욕현대미술관의 미디어 아트 복원 전문가인 글렌 와튼, 독일 카를스루에 ZKM 아트 앤 미디어 센터 책임 큐레이터인 베른하르트 제렉세, 노스이스턴대학교 미술사 및 미디어 이론 교수인 윌리엄 카이젠 등 국내외 미술관, 학계의 석학들과 함께 사이버네틱스라는 융합적 학문의 틀 안에서 백남준의 예술을 논하고자 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미디어 아트의 예술성과 수명의 관계, 컴퓨터를 이용한 예술의 창작과 수용의 문제, 그리고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혼합된 디지로그(Digilog) 삶에 대한 백남준의 비전 등을 다각적으로 토론하는 심포지엄이다.



공연

백남준 탄생 80주년을 기념해 ‘백남준의 친구들’ 이란 이름 아래 황병기와 다케히사 고수기의 공연을 개최한다. 음악가 황병기와 다케히사 고수기는 백남준과 예술적 교류를 하며 그와 함께 작업했던 동지들이다.

본 공연은 20세기 현대예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두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창작 가야금의 길을 열었던 가야금 명인 황병기는 1968년 뉴욕 타운홀에서 백남준, 샬럿 무어만과 함께한 ‘재판 기금 모금 퍼포먼스’, 1986년 위성 프로젝트 ‘바이 바이 키플링’ 출연 등을 통해 백남준과 예술적 교류를 해왔다. 현재 ‘백남준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병기는 2006년 백남준 추모 공연에서 연주했던 ‘침향무(沈香舞)’ 등을 후배 국악인과 함께 연주할 예정이다.

다케히사 고수기는 동경대에서 음악학을 전공한 작곡가이자 플럭서스 운동에 참여한 바이올리니스트이기도 하다.

1968년 이후 고수기는 머스 커닝햄 댄스 컴퍼니의 음악감독으로 일하며 존 케이지와 머스 커닝햄의 예술적 동반자로 활동했다.

백남준의 ‘시네마 메타피지크’(1967-72)의 음악을 담당하며 이 작업에 백남준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강연

백남준은 자신의 작업에 참여했거나 도움을 줬던 이들, 자신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주었거나 그에 대해 연구한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그들의 공을 앞세우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NJP 라운지’라 이름 붙인 본 행사는 이처럼 ‘함께’를 강조했던 백남준의 정신을 기려, 다양한 분야에서 백남준과 교류했던 인물들을 초청해 백남준의 삶과 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다.

백남준과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이들의 경험 속에서 백남준의 예술적 태도뿐만 아니라 인간적 면모를 엿보고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현재 미디어아트 분야의 주요 인사들의 조언을 통해 백남준아트센터의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 보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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