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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김덕년"진학상담은 아이와 눈 마주치기부터"

 

7월 교실은 뜨거운 열기만큼이나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진다. 기말고사를 끝낸 아이들은 수업이 지루하다. 교사의 빈틈을 파고들어 어떻게든 놀아보려고 한다.

지치기는 교사도 마찬가지다. 학교 리듬에 적응된 몸은 방학을 귀신같이 알고 축 처지는데 해야 할 업무는 자꾸 쌓인다. 더구나 고3 담임교사들은 8월 16일부터 시작하는 수시모집을 앞두고 챙겨야 할 일이 더 많다. 열정을 지닌 교사들도 이때는 아이들이 버겁다. 차라리 그냥 업무처리만 하라고 하면 좋을 법하다.

고3 자녀를 둔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부리는 짜증을 몸으로 받아 내다보니 지칠 법도 하다. 오죽하면 ‘고3 엄마라고 하면 교통경찰도 그냥 넘어간다.’는 우스개가 생겼는가. 그래도 마음속에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불길함을 누르며 입시설명회장을 기웃거린다. 하지만 강사의 말은 이명처럼 들린다. 돌아오는 발걸음에는 절망이 무겁게 달라붙어 있다.

당사자인 우리 고3 아이들은 어떨까. 책을 펴보아도 생각은 복잡하다. 자기소개서니, 논술이니, 적성전형 준비니 할 것이 참 많다. 나에게 길은 있는 것일까. 시간이 갈수록 압박감은 더 하다. 차라리 야단맞으면 시원할 텐데 어른들은 한결같이 위로를 한다. 그 위로가 더 부담스럽다. 아득하다.

이제는 진학상담도 ‘집단지성’으로 풀어가야 한다.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자신이 지닌 정보를 내놓고 분석하고 의논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는 학생이 지닌 강점을 분석하고 그걸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찾아 입시 유형의 유?불리를 분석한 자료를 교사에게 제공하고, 교사는 그동안 관찰했던 학생의 적성, 활동내용, 내신 성적 등을 중심으로 학생, 학부모가 제공한 대학 자료를 바탕으로 그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보완하며 학생의 미래 모습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내 아이’를 중심에 놓고 긴밀하게 협조를 해야 한다.

“담임선생님 만나 뵙고 오셨어요?”

상담 하러 오시는 학부모들 중 많은 분들은 이 질문에 고개를 가로젓는다. 입시에 대한 고민을 안고 오는 사람들이지만 아이를 자주 접하는 담임교사를 만난 분들은 의외로 적다.

“우리 아이는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한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왜 학부모는 부르지 않을까요?” 이렇게 말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입시 유형이 많고, 수시6회지원제한과 추가합격자 정시지원금지라는 까다로운 조건이 있는 올해 입시에서는 학생을 잘 아는 사람이 참 중요하다. 학생을 가장 잘 아는 이는 누구일까. 우선은 학생 자신이고, 학부모, 그리고 담임교사이다. 이들이 함께 만나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을 나누어야 진정한 진학 상담은 시작된다.

그리고 ‘내 아이’의 강점이 무엇인지 아이의 이야기를 듣자.

학부모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을 때 아이들은 입을 닫는다. 답답한 나머지 어른들이 더 많은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면 상담은 최악이 된다.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준비했는지, 대학진학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아는 것이 좋다. 많은 경우 어른들은 아이를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려고 한다. 미래 사회는 어른들이 살아 온 시대와는 다르다.

아이의 생각을 듣자. ‘내 아이’가 생각하는 꿈이 무엇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현재 우리 아이가 지니고 있는 강점이 무엇인지 찾아보자. 열정이 강점일수도 있고 내신 성적이 좋을 수 있다. 논술이 뛰어난 학생일 수 있고, 수능이 자신의 강점일 수도 있다. 여기에서 출발하자.

마지막으로, 입시의 전형 요소에 대해 정확하게 알자.

아이들의 성적이 어중간한 경우 학부모들은 적성전형, 논술전형, 입학사정관전형에 모두 응시하겠다고 하며 앞으로 시간이 있으니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냐고 말씀하신다. 이렇게 하면 학생은 다양한 전형 준비로 시간적 부담이 너무 크다. 성적 향상에 대한 기대를 지니더라도 ‘현재’를 바탕으로 진학 상담을 해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적어도 다음 사항은 꼭 확인하자.

1) 지원 자격 기준에 적합한가?

2) 선발방식이 ‘단계형’인가, ‘일괄형’인가, 어느 쪽이 유리한가?

3) 교과 성적과 비교과성적 조합은 어떻게 되는 것이 유리한가?

4) 면접, 논술, 적성, 입학사정관제 등 어느 유형이 유리한가?

5) 얼마나 오랜 기간 준비한 전형인가?

6)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대학(학과)인가?

진학상담은 ‘내 아이’와 눈 마주치기에서 시작된다. 눈은 마음으로 통하는 길이다. 지금부터라도 아이와 적극적인 눈 마주치기로 우리의 소중한 미래 인재를 키워야 한다. 진학상담도 소통이 먼저라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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