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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이충호"화성시 접착제공장 폭발사고를 타산지석으로"

 

화성시 일대는 유해 위험요인이 많은 사업장으로 안전관리가 절실함에도 사업주는 생산을 통한 이윤 창출에 관심이 많고 안전투자에 인색하다…안전관리 시스템이 없어 사고의 악순환은 지속된다.

지난달 25일 화성시에 소재한 접착제 제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4명이 목숨을 잃고 9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고 발생 당시 폭발음이 전쟁터 포탄 터지는 소리와 흡사했고 하늘에는 버섯구름이 피어올랐다고 목격자들은 진술하고 있다. 사고가 난 공장은 전파되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고 인근 여러 개 공장도 크고 작은 피해를 당했다.

사고가 발생한 공장 인원 중 외근 중이던 사장을 제외한 모든 근로자가 사고 피해를 당하였고, 그 중 3명은 외국인 근로자라고 한다. 물적, 금전적 피해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아마도 최근 10여 년간 단일 산업재해로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의 하나로 기록될 것 같다.

대형폭발사고가 발생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제품특성상 인화성물질을 다량 사용하는데 제대로 저장 취급했는가?, 폭발성증기와 가스가 많이 발생하는데 폭발방지설비와 환기장치는 제대로 갖추어져 있었나? 근로자들은 표준작업안전수칙에 따라 위험작업을 수행했는가? 경영자 또는 관리자는 적정한 작업관리와 안전관리를 하였는가? 이중 어느 하나에 대한 관리에 실패했다면 그것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사고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결국 이번 사고도 안전불감증이 가져온 인재(人災)인 것이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백(Ulich Beck)은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라고 했다. 문명의 발전과 더불어 인간의 삶은 편리해 졌으나 문명의 발전 정도에 비례해서 크고 다양한 위험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

역설적으로 위험이란 인간이 누려야 할 이기(利己)를 포기하지 않는 한 생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받아드리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산된 위험을 관리하는 것에 있어 위험을 예지하는 능력과 안전의식이 가장 중요하며, 이는 성숙한 안전문화로 깊이 뿌리 내린다.

화성시 일대는 서해안축의 산업밸트를 형성하며 최근 몇 년간 소규모 사업장이 집중적으로 신규 또는 이전 설립되는 지역이다. 대부분 유해위험요인이 많은 화학, 기계, 금속 등 업종의 사업장이고 근로자의 상당수가 외국인으로 채워진다. 따라서 중대규모 사업장보다 체계적인 안전관리가 절실한 사업장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사업주는 안전보다 생산을 통한 이윤창출에 관심이 많고 안전에 대한 투자에 인색하며, 근로자는 낮은 안전의식으로 안전수칙 준수에 소홀하다. 사업장에 안전보건관리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을 리 없다. 따라서 사고발생의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다.

문제는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엄청나다는 것이다. 부상으로 근로자는 노동력을 잃고, 가장의 사망으로 가정이 붕괴되기도 하며, 산업재해 한 건으로 사업을 포기해야 했던 사례는 우리 주위에 얼마든지 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도 물적, 인적 손실을 감안할 때 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한 사업장이 졸지에 당한 사고의 안타까움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사고의 반복적인 발생을 차단하여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마침 연간 산업재해의 30% 정도가 발생하는 하절기에 들어서 있다. 이 시기에 제조업 사업장의 화재폭발, 감전 그리고 건설현장의 붕괴, 추락 위험이 크고 밀폐공간에서 질식재해가 많이 발생한다.

안전이 최우선의 가치로 자리 잡는 안전문화를 기업에 꽃 피워야 한다. 안전문화는 경영자의 관심과 배려를 자양분으로 자란다. 유해위험시설 및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근로자 안전교육을 지속적으로 시켜야 한다. 근로자는 안전이 본인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임을 인식하고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보호구 착용 안전점검 등에 솔선수범해야 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화성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와 안전보건공단 등 전문기관이 사업주를 대상으로 화재폭발예방교육을 실시하고 폭발위험 사업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지원하고 있다. 안전에 대한 전문지식과 인력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장은 이를 적극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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