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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박남숙"정치인과 도둑놈"

 

삼성경제 연구소가 CEO회원 370명을 대상으로 ‘경영을 하면서 가장 경계하는 마음’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 중 가장 많은 18%가 자만심을 꼽았다고 한다.

자만심이 생기면 현 상태에 안주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시대의 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기 때문으로 풀이 됐다. 다음으로는 분수에 넘치게 이름을 널리 드러내고 싶어 하는 공명심(功名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노심(怒心) 소심(小心), 그리고 의심과 방심, 기업과 조직의 유익보다 사익을 먼저 채우려고 하는 사심(私心) 순 이었다. 공명심(公明心)과 공명심(功名心)은 분명히 다르다.

전자는 사사로움이나 치우침이 없이 공정하고 명백한 자기의 이름을 널리 드러내려는 마음이다. 역사에 보면 이 공명심(功名心) 때문에 실패한 인물들이 부지기수이다.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만방에 떨치고 싶어 하는 욕망이야 누구에게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나친 공명심(功名心)은 화를 불러온다. 공자는 공명심을 도둑질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공자의 제자 중 자공은 수제자 안연과 더불어 손꼽히는 공자의 초기 제자로서 탁월한 웅변가이며 지략가며 외교관이었다. 사기의 저자 사마천은 월나라 구천이 오나라 왕 부차를 죽이고 춘추시대 최후의 패자가 되는 배경에도 자공의 책략이 숨어 있다고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한번도 공자에게 의리를 저버린 적이 없었으며 공자는 73세로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임종의 순간에도 제자 자공이 달려와 주기를 간절히 고대했다, 그만큼 두 사람의 사이는 각별했다. 그런데 이 두 사람 사이에 오간 재밌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자공이 신양(信陽)의 재상이 되어 장차 부임하게 되자 공자에게 와서 작별을 고했다.

공자는 이때 “아무쪼록 부지런히 하고, 삼가고, 절조를 빼앗기지 말고, 자기의 공로를 자랑하지 말고, 포악하지 말고, 도둑질 하지 마라” 고 일침을 가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자공은 스승의 말이 귀에 거슬렸던 모양이다. 아니, 선생님! 저는 어려서부터 선생님을 섬겨왔습니다. 어찌 도둑질을 하여 세상에 누를 끼친다 하는 말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공자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네가 아직도 자세히 세상 이치를 모르는구나. 물건을 훔치는 것만을 도둑질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일단 정치를 하는 자가 법을 만들어 백성들을 유익하게 다스리지 못하고, 관리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것이 바로 도둑질인 것이다. 정치하는 사람은 백성의 원망을 사면 곧 도둑놈이 되는 것이며, 자신의 위치를 알지 못하고 공명심(功名心)에 사로잡히는 것은 나라를 훔치는 것이니 어찌 도둑질이 아니겠느냐?” 라고 했다 한다. 공명심에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이 정치를 하고 리더가 되었다고 상상해 보면 이거야말로 심각한 문제다. 정치하는 사람은 백성의 원망을 사면 도둑놈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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