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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향]김훈동"수돗물 관리, 하늘 탓만 해도 되나"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안전한 수돗물 공급 위해 고도정수처리 시스템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

 

 

 

마치 거대한 녹색카펫을 덮은 듯 강마다 심한 녹조(綠藻)로 몸살을 않았다. 수돗물 안전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도 많은 비가 내려 다소 수그러들었다. 런던올림픽에 온통 쏠린 관심을 뚫고 올라올 정도로 심각했다.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잇따랐다. 수도권 식수원인 팔당댐을 넘어 한강 하류까지 번졌다. 낙동강, 금강, 영산강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한마디 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장기간 비가 오지 않고 폭염이 지속돼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현상”이라면서 “국민들 건강과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잘 관리하고 안내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아직까지 정수한 수돗물에서 독성 성분이 검출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환경부 관계자의 말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수도권 주민들이 사용하는 수돗물에선 하수구 냄새 등을 유발하는 ‘지오스민(geosmin)’의 농도가 환경기준보다 최대 18배가 넘어섰다는 주장이다. 이 물질은 남조류의 일종인 ‘아나베나(anabeana)’가 분비하는 악취유발물질이다. 낙동강, 금강에서는 유해 물질을 생성하는 ‘마이크로시스티스(mycrocystis)’도 검출됐다. 고도정수처리 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정수장 인근 지역은 수돗물의 안정성이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22조원이나 들어간 4대강 사업 때문이라는 주장도 일고 있다. 수질을 정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강 둔치의 식물과 수생식물 등이 4대강 사업으로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정부는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녹조는 유속이 느린 하천에서 대량으로 증식된다. 정말 녹조는 불가피한 현상일까. 정수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환경부 장관의 말만 믿어야 하는 것인지 국민은 답답하다. 또 불안하다.

녹조는 많은 비가 오면 대부분 해결 가능하다고 한다.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다. 하지만 최악의 녹조는 사라지겠지만 말끔하게 없어질지는 미지수다. 폭염기세는 점차 수그러들면서 대기 기온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녹조현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소리도 있다. 그렇다면 속수무책일까. 정말 염려스럽다. 녹조 퇴치나 예방기술은 효과가 없는 것인가.

20세기의 전쟁이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었다면 21세기는 물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될 것이라 했다. 물은 생존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어느 자원보다 소중하기에 그렇다. 물의 낭비를 막는 일 못지않게 물의 ‘오염방지대책’이 중요하다. 조류발생에 대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대비가 절실하다. 특히 정수장의 원수에서 녹조로 인한 악취유발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고도정수처리 시스템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 재래식 정수처리 공정으로는 문제해결이 어렵다. 수원에서도 광교배수지에서 나온 수돗물에 별다른 냄새는 없지만 녹색수돗물이 나왔다. 성남에서는 복정정수장에서 흙냄새를 유발하는 지오스민 농도가 상승하고 설상가상으로 부유물질인 총담이끼벌레까지 대량 유입됐다. 번식원인이 댐이나 보축조 등에 따라 물 흐름의 정체나 주변시설물로 인한 부착 매개물이 늘어나고 수온이 높아진 때문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원인규명이 확실하지 않아 걱정이다. 좋은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과감한 시설투자가 요구된다. “끊이면 냄새를 없앨 수 있고 유해하지 않으니 걱정 말고 마셔도 된다.”는 정부관리들의 말은 무책임하다.

녹조피해에 따른 안전한 수돗물 공급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기본적인 책무다. 물 관련 정부부처를 비롯하여 학계, 기관과 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기후변화에 따른 지속적인 ‘맑은 물 공급방법’에 대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 녹조 확산을 단순히 기후 탓만 해서는 안 되기에 그렇다. 팔당댐은 북한의 인남댐 물을 방류하지 않은 탓에 물 순환이 되지 않아 녹조 발생의 원인인지, 아니면 강원도지역의 고랭지 채소재배시 사용하는 비료성분 중에 녹조의 성장을 돕는 인(燐)이 녹아 나온 탓인지를 밝혀야 한다. 더 이상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퍼져서는 안 된다. 정수처리를 강화해 ‘보다 나은 수질’을 가진 수돗물을 공급하여 시민들의 불안을 잠재워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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