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는 아름다운 덕을 지니고 있지만, 모양새는 어리석은 것처럼 보이게 한다.(君子盛德容貌若愚, 군자성덕용모약우)
빼어난 능력이 있더라도 그것을 일부러 내세우며 과시한다면 주위로부터 반발을 사게 돼 결과가 좋지 못하다. 깊숙이 감춰둠으로써 오히려 인간으로써 깊은 맛이 나오게 되는 법이다.
이 말은 비단 장사꾼의 태도에 대해 설명한 말이 아니고 선비나 학자가 세상에 자신을 드러낼 때 갖춰야 할 태도를 비유한 것이다. 어진 사람이 자기 재능을 숨기고 자신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공자가 노자에게 군자의 예에 대해 물었다. 노자는 “자네란 사람은 뼈도 다 썩어 빠지고 말만 남았군. 관직에 입신양명만 바라지 말고 성인처럼 자기를 감춰 텅 비게 하지는 못하나 무엇을 해보겠다고 욕심과 남에게 잘 보이려는 허영심을 먼저 버리게. 이것이 내가 자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네”라고 했다.
공자의 제자가 노자를 만나 “한말씀 해 주십시오”라고 하니, “하늘을 잘 나는 새는 화살에 맞기 쉽고, 헤엄을 잘 치는 물고기는 낚시에 걸리기 쉬우며, 잘 달리는 짐승은 쉽게 잡을 수 있지만 용은 구름과 바람을 타고 하늘 끝까지 오르지만 아무도 보질 못한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공자의 제자는 ‘노자는 바로 저 용과 같은 사람이구나’라고 했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