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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우리 농민 한사람이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했다. 멕시코 칸쿤에서 할복자살한 고 이경해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농업협상에 반대해 멕시코 현지로 날아가 세계의 농민들과 연대 투쟁을 벌이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강대국이 주도하는 농업개방협상의 부당성을 세계만방에 알렸다.
그의 유해가 국내에 도착했다. 현 한농연 회장은 그의 유해 앞에서 “농민운동가 이경해 열사의 죽음은 한사람의 한국 농민의 죽음이 아니라 한국농업과 세계적 영세농민의 고통을 대변한 것”이라며 “정부는 세계무역기구와 강대국의 부당한 농업개방 압력에 굴복하지 말고 400만 농민을 위해 대변하라”고 말했다.
고 이경해씨의 할복에 고무된 세계농민들의 반대가 거세지고 협상에 임하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는 이렇다할 성과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막을 내리고 말았다. 그로 인한 손익계산은 차치하고 우선 우리 농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경해씨의 죽음은 결코 헛되지 않은 것이었다.
무엇보다 고 이경해씨의 죽음은 우리의 농업현실에 대한 각계의 관심을 촉발시켰다. 이씨 할복 이전까지만 해도 정부와 언론은 농산물개방협상에 대해 이렇다할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그 심각성을 알리는데 주력하지도 않았다.
새삼 눈을 크게 뜨고 바라 본 우리 농업의 현실과 미래는 매우 어둡고 처참하다. 단적인 예가 바로 농산물 수입의 급증이다. 우리나라의 농산물 수입은 5년째 증가하고 있으며, 심지어 우리나라가 김치의 순수입국(수출보다 수입이 많음)이 됐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정에 따라 매년 관세율이 낮아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을 중심으로 수입이 늘고 있다”면서 “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협상에 대비해 우리 농업을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고 이경해씨의 희생과 수많은 세계농민들의 반대, 그리고 아직은 각국의 이해차이가 커 개방협상의 합의를 이루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농업강대국들은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개방압력을 행사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부터 차근차근 농산물 전면개방에 대비한 대책수립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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