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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김명욱"검은봉다리에 뒹구는 우리들의 양심"

 

거리마다 검은봉다리에 무단 투기된 쓰레기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단투기는 거리에 뒹구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과거 도심을 형성했던 원도심이 더욱 심하다. 재개발·재건축의 몸살을 앓고 있는 원도심은 장기적인 부동산경기의 침체로 사업기간이 길어지면서 동네 전체가 슬럼화되고 있고 거리의 쓰레기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늘어나는 외국인노동자들은 종량제 봉투에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무단투기가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한번 모인 쓰레기는 또 다른 쓰레기를 유인하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결국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는 고양이들의 습격과 오랜 방치로 악취를 일으키고 걷고 싶은 거리를 무색하게 만든다.

수원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 총량은 12만 톤 규모로 처리 비용이 200억원이 넘는다. 이중에서 봉투를 팔아 들어오는 수입은 100억원 정도이며 나머지는 세금으로 처리한다. 원도심의 무단투기는 50%가 넘는다. 소각장에서는 반입이 정지되고 며칠씩 길거리에 방치돼 많은 민원을 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웃간의 불신과 다툼이 원인이 돼 동네를 삭막하게 만든다. 무단투기 정말 방법이 없을까?

우선, 거점별 배출방식에서 문전배출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 우리는 도로에 쓰레기를 배출한다. 일정간격으로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경우가 많은데 누가 배출했는지 알 수가 없다. 이 때문에 무단투기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내 집앞에 일정한 시간에 배출한다면 배출자를 금방 알 수 있고 무단투기가 어려워진다. 수거가 수고스럽겠지만 내 집앞 배출을 통해 무단투기를 근절해야 한다.

둘째, 주택가에도 분리수거함을 설치해야 한다. 최근 에코스테이션(분리수거시스템)을 설치해 호평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관리가 되지 않아 사업이 축소되고 있는 듯하다. 분리수거함은 더욱 확대돼야 한다. 에코스테이션처럼 많은 예산은 지양하고 작고 효율적인 분리수거함을 설치, 보급해야 한다. 설치된 분리수거함은 주민 스스로 관리될 수 있는 주민관리체제를 도입해야 한다. 주변 노인정과 연계한다던지 복지단체와 연계해 사회적일자리 개념으로 접근해도 좋다.

셋째, 민관협력기구(거버넌스)를 구성해 홍보와 관리를 일상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환경분야에는 거버넌스가 많이 있으나, 청소분야에는 아직 거버넌스가 없다. 배출·수거운반·처리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해 당사자가 있고 이들간의 정보교류와 협력을 통해 청소행정비용을 줄일 수 있다. 폐기물 기본계획에 따른 배출량 감소지표, 재활용 재사용량 증대 등에 대한 지표를 선정하고 평가해야 한다. 정확한 폐기물배출량과 재활용·재사용량을 알아야 정확한 청소행정을 하지 않겠는가? 거버넌스는 무단투기 감시를 통해 막기보단 이해와 설득을 통한 인간행정의 본보기를 보일 것이다. 설득하고 설득해야 한다. ‘종량제 봉투가 그렇게 비싸지 않다’라는 것과 봉투사용을 통해 느끼는 쾌적한 기분은 삶의 질을 높이는 고비용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

거리의 청결은 선진국지표로 이용된다. 유럽이나 일본 등엔 거리에 쓰레기가 없다. 잘 치워서가 아니라 아예 버리지 않는 것이며, 이것은 몸에 베인 그들의 문화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그들도 무단투기와의 곤욕을 오래동안 치뤘다. 버리는 문화를 방치하면 안된다. 처리비용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거리문화에 투영된 우리들의 양심이 버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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