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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향]정하성"나눔의 계절"

 

우리도 이제 GNP 2만 달러를 넘은 중진국으로 굶주리고 있는 다른 나라 사람들을 도와줘야 할 때가 왔다 풍성한 가을 나눔을 실천해보자

지난 봄 여름에 씨앗을 심고 가꾼 농부의 사랑이 넘치는 손길 덕분에 농작물은 풍년을 노래한다. 성장의 시간에 결실의 꿈을 안고 자연의 순리에 따라 자라난 작물들이 열매를 맺었다. 눈 내리는 겨울날에도 풍성한 곳간은 평화롭기만 할 것이다. 가을날의 수확은 나눔의 의미가 있어 가치가 있다. 풍요로움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은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을 극복하게 해준다. 과욕을 벗어나 일상생활에서 만족할 때에 자신을 행복의 길로 인도해 간다. 자신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과 비교하여 자신의 부족함을 확대 생산하여 불평불만을 키워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런 사람은 결코 행복할 수 없으며 불행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날로 지구촌의 인구가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없는 자들의 고통은 커간다. 지난해에 세계 인구는 70억 명을 돌파하였는데 이중 24.1%인 약 17만 명이 식량부족으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음식과 물질을 절약하여 함께 나눠야하는 현실적인 이유다. 물론 북한도 식량부족으로 굶는 동포가 부지기수다. 남한의 음식쓰레기만 줄여도 북한 동포의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하루에 쓰레기 배출량은 0.46kg다. 음식물쓰레기는 연간 20조 원에 이른다. 음식문화를 개선하여 쓰레기를 줄이는 문제가 시급하고 중요하다. 식문화 개선으로 굶주린 동포를 구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구촌에서 먹을 식량이 없어 허덕이며 병들고 죽어가는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일이다.

지난 10월 17일은 UN에서 정한 세계빈곤퇴치의 날로,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인류를 구해보겠다고 나섰다. 25년 전에 평생을 빈곤퇴치를 위해서 앞장섰던 조셉 레신스키 신부의 결실이기도 하다. 레신스키 신부는 빈곤은 인간의 기본 권리를 뺏는 인권침해라고 정의하며 퇴치운동을 전개해 왔다. 인간은 최소한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고 인격을 존중받으며 살아갈 권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의식주 문제의 해결 등 기본생활을 못하는 절대빈곤자를 서로의 나눔을 통한 인류공동체윤리의 실천으로 극복해 가야 한다. 자신이 소속된 사회나 단체의 평균 수준에 못 미치는 상대적 빈곤이나 자신이 빈곤하다고 생각하는 주관적 빈곤자는 가치와 사고를 전환하면 빈곤을 타개할 수 있으나 절대적 빈곤자는 나눔의 지원만이 해결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다이어트 열풍으로 전 국민의 20%가 저체중에 시달리고 있다. 2007년도 UN세계보건기구는 하루 1.25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사람을 세계에서 17억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고 있는 불행한 사람들이다. 이들을 위한 인류 나눔의 정신을 실천해 가야 한다. 우리사회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정당한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자신이 누리는 명예(노블레스)만큼 의무(오블리주)를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함께 나누는 기쁨은 이 세상 무엇보다도 크다. 작은 것을 큰마음으로 나누려할 때에 풍요로워진다. 강물이 넘쳐 바다로 흘러가듯이 우리도 쓰고 남는 것을 남을 위해서 도와주어야 한다. 과분한 욕심을 안고 살아간다면 그것은 슬픔과 후회의 비극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인류학자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의 빈국인 방글라데시 국민의 행복과 만족지수가 높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매우 빈곤하나 현실 삶의 가치를 높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제 GNP 2만 달러를 넘어선 중진국으로, 굶주리고 있는 다른 나라 사람들을 도와줄 때다. 농민들은 생산비를 빼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며 고통을 호소한다. 수년 된 재고쌀을 굶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한다. 아무리 계층 간의 소득격차가 심해도 우리 삶은 미래의 희망이 있고 가능성이 있음에 가슴 뛰어야 한다. 나보다 더 가진 자와 비교하고 생각할 때에 상대적 박탈감은 커지게 마련이다. 풍성한 아름다운 가을을 맞아서 모두가 만족과 행복으로 가득 찰 수 있도록 나보다 덜 가진 사람과 비교하며 여유 있게 살아가야 한다. 나눔의 계절에 작은 실천을 통해서 삶의 가치를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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