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칼럼]임혜경"성주류화 정책에 거버넌스가 필요한 이유"
[NGO칼럼]임혜경"성주류화 정책에 거버넌스가 필요한 이유"
  • 경기신문
  • 승인 2012.11.2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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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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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前 수원여성회 대표임혜경

오래전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떠올려본다. 일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것에 엄두를 낼 수 없어서 전업주부로 살아가던 내가 두 아이를 데리고 교육에 참가하면서 수원여성회 활동을 시작하였다. 교육에 참가하게 된 여러 가지 이유 중에서 가장 절실했던 것은 교육기간동안 아이를 돌봐주는 탁아프로그램이었다. 지금이야 교육기관에서 놀이방을 운영하는 게 일반화되어 있지만 그렇지 못하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우리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은 사회적 관계, 고정관념, 생물학적 특징에 따라 나타나는 차이와 특징이 있다.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이유는 여성의 임신과 출산, 육아로 인한 것이며, 남성노인의 자살률이 여성에 비해 3배나 높은 이유는 가부장 사회에서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을 잃게 된 남성들이 여성보다 사회적 고립감이나 우울증을 더 많이 겪게 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성에 대한 폭력과 강력범죄가 많은 현실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어둠에 대한 공포를 4배 높게 경험하므로 밤길 안전에 대한 요구가 높을 수밖에 없다. 확연하게 드러나는 사례 외에도 직장 내 부부가 공동으로 근무할 경우 한 사람이 퇴직하도록 한다면 대부분 아내가 직장을 떠나게 되는데, 이는 남성이 가장이라는 인식이 작용한 결과로서 결과적으로 여성을 차별하는 조치가 된다. 즉, 여성과 남성의 차이와 사회적 관계를 고려하지 않으면 의도하지 않은 차별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주류화정책이 필요하다. 성주류화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영역의 모든 정책과 프로그램의 디자인, 실행, 모니터와 평가에 여성과 남성의 관심과 경험을 통합함으로써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혜택 받고 불평등이 조장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전략으로, 그 궁극적인 목적은 성평등을 이루는 것이다. 성주류화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책의 성별영향분석평가와 성인지 예산이 시행되는 이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부터 성별영향분석을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기 시작했고, 2004년부터 시작하여 2006년부터는 기초자치단체가 참여하고, 2007년부터 교육청까지 참여하고 있다. 지금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100%가 참여하고 있으며, 경기도의 경우 2011년 경기도청을 포함해 31개 시군에서 384개 사업에 대한 성별영향분석을 실시하였다.

성별영향분석평가는 정책과정에서 여성의 남성의 특성과 요구, 사회 경제적 차이를 분석하여 양성평등하게 정책 개선안을 제시하고 실행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성별영향분석평가 제도는 과제수의 급속한 증가, 대상사업 범위의 확대 등 양적인 측면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성주류화 정책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으며, 평가를 통한 정책 개선사례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여성과 남성의 화장실 이용시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여성화장실의 변기수를 1.5배 늘리게 한 대표적 사례 외에도 남녀, 성인과 아동의 평균 신장을 고려해 대중교통의 손잡이 높이를 다르게 하기도 하며, 경력단절이 심각하고 취업이 어려운 여성을 고려한 일자리정책을 만들고, 연령대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남녀의 욕구를 교육프로그램에 반영하기도 한다.

양적인 성장과 인식개선에도 불구하고 성별영향분석평가에 따른 정책개선의 효과는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성별영향분석 취지에 대한 이해부족과 분석을 담당하는 공무원의 성인지력 부족과 잦은 인사이동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2011년부터 수원여성회가 실시한 성별영향분석 모니터링 결과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지적되어 오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행정중심의 성별영향분석평가에서 당사자,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거버넌스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성별영향분석 모니터링활동에 지역의 여성장애인들이 함께 참여하였다. 참여자들은 장애인정책에 있어서 여성장애인의 욕구반영이 상당히 미흡한 것과 공공기관 이용에 있어서 상당한 제약이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였다. 어린자녀를 키우고 있으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여성장애인이 겪는 답답함, 집단시설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일회성의 문화 참여보다 실질적 일자리 교육이 필요하다는 요구, 여성장애인이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르기를 제한하는 문화공연장의 시설구조 등 제도와 법규상으로 보장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질적인 이용자와 당사자들이 느끼는 간극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의 노력만큼이나 시민참여가 필요한 이유이며, 지역여성운동이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참여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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