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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이영관"학교급식에서 양잿물을 먹고 있다면?"

 

 

우리 학생들 점심시간에 양잿물(수산화나트륨 NaOH, 일명 가성소다, 양잿물)을 먹고 있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양잿물을 먹이다니? 어른들이 학생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다. 음식물에 양잿물이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다. 세제원료가 수산화나트륨이다 보니 식기에 남아 있는 유해성분이 100% 세척되지 않고 일부가 남아 있는 것.

양잿물이 무엇인가? 독극물이다. 유독성으로서 과거 자살하는 사람이 사용했다. 피부에 닿는 순간 화상을 입는다. 식도에 닿으면 장기가 녹아내린다. 식기세척제를 취급하는 종사자 말에 의하면 세제가 발뒤꿈치에 묻었는데 3년이 지난 후에도 까만 흔적이 남아 있다고 고백한다. 매우 위험한 물질이다.

그럼 어떻게 이 양잿물을 우리가 먹고 있을까? 학교 급식실에서 사용하는 식기세척제, 식기세척기를 믿으면 안 된다. 친환경세제라고, 녹색제품이라고 안심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필자는 학교에서 사용하는 ‘친환경생활용품’ 마크가 붙은 ‘2종 식기세척제’ 상품 표지를 자세히 보았다. 결과는 ‘헉, 세상에 이럴 수가?’다.

제품 구성성분은 가성소다 20%, 연수제 1.2%, 기타 78.8%다. 양잿물이 들어간 제품이 친환경제품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위험 신호어 표시와 ‘눈에 손상을 일으킴’이라는 유해 위험 문구가 있다. 예방으로는 ‘눈, 안면 보호구를 착용하시오’ ‘눈에 접촉 시 몇 분간 물로 조심해서 씻어내시오’ ‘계속 씻어 내시오’ ‘즉시 의료기관 의사의 도움을 받으시오’라고 적혀 있다.

세제 사용 후 아무리 깨끗한 물로 세척해도 식기에 양잿물 흔적이 남아 있다. 양잿물 잔류 0% 만들기가 어렵다. 그래서 우리가 매일 소량의 양잿물을 먹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제품을 계속 사용하면 건강을 해침은 물론 생명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정부가 인증한 ‘환경 표지로 인증을 받은 상품’을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럼 어떤 제품을 써야 할까? 양잿물로 만든 제품은 안 된다. 인체에 무해하고 무독성, 무자극 제품을 인증하는 식품안전마크(S)의 천연세제를 사용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5종의 천연세제가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가격은 친환경세제보다 조금 비싸다.

천연세제 사용 시 소요비용을 비교해 본다. 재적수가 1천명인 초·중학교의 경우, 기존 친환경제품보다 매월 5만∼7만 원 정도 더 들어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인체에 유해한 이름뿐인 친환경 제품을 그대로 쓰면서 건강에 위협 느끼며 환경을 오염시킬 것인가, 아니면 비용이 더 들어가더라도 인체에 무해한 천연세제를 사용할 것인가? 양잿물은 물 1리터에 0.00024g(쌀 한 톨 무게)만 들어가 있어도 물고기가 96시간 안에 사망하는 무서운 독극물이다. 국민들은 정부에서 인정한 친환경 제품을 인체 무해 제품으로 믿으면 안 된다. 관련법을 보니 ‘녹색제품이란 에너지·자원의 투입과 온실가스 및 오염물질의 발생을 최소화하는 제품’으로 정의되어 있다. 인체 무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답은 나와 있다. 정부는 물론 국민 모두가 양잿물 위험성을 인식해야 한다. 친환경세제의 유해함을 알려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나 시·도교육청에서는 식기 세척과 사전 점검을 강조하지만 현장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식기자동세척기 밸브에 이상이 생기면 속수무책이다.

완벽한 대안은 식품안전마크가 붙은 천연세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교육청의 지시나 법제화를 기다리지 말고 속히 안전한 세제로 바꾸어야 한다.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을 위해 식기에 남아 있는 양잿물 섭취, 더 이상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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