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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임현주"욕먹는 내가 ‘치열함’으로 아름다워지리라"

 

지난달 동생이 이은미의 송별 콘서트에 갔다. 눈이 내리는 토요일. 이화여대 대강당 넓은 홀이 가득 찼다.

그 많은 사람들을 녹여내는 이은미의 열창! 노래 한 곡을 불러도 온 힘을 다해, 다음 곡을 어떻게 부르려나 걱정이 들 정도로 가슴이 터지게 노래한다. 이런 뜨거움, 이런 진정성이 이은미 팬을 만드는 것이겠지.

이은미의 <너는 아름답다>를 들으며 머리에 맴도는 것이 있었다. 내 자신이 정치인(의원을 정치인이 아니라 하는 것은 정치를 폄하하는 의식 때문이다)이기에 그 ‘치열함’을 자신에게 대비해보게 되었다.

현실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당당히 맞서야하는 것, 그것도 ‘치열’하게 맞서는 것이야말로 정치인의 자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화려한 조명이 흔들릴 때마다 떠올려졌다.

지난 2년 반 동안의 의정활동을 하며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아껴주고 격려해주었다. 또 많은 사람들이 나를 비판하고, 미워하기도 했다. 그 기간 동안 내게 쏟아진 공통적인 표현은 이것이다. “그래도 좋은 게 좋은 거야” “왜 혼자 욕먹어.” 그렇다. 욕도 많이 먹고, 질타도 많이 받고.

그러나 보자! 지금 만들어진 이 질서와 시스템이란 것은 시민의 소리를 반영하는 것인가? 시민을 위해 일한다는 사람들이 과연 시민을 무서워하고, 귀를 기울였는가? 자신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을 시민이라 생각하고 있기나 한 것일까? 혈세라고 표현하면서 그 피같은 돈을 아파하면서 썼는가? 의정활동을 하면서 항상 이런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은 왜일까?

나는 시민의 눈이라는 원칙과 소신을 갖고 일했다. 이유도 없이 내가 발의한 조례가 부결되고, 위원회 결정이 뒤집어졌다.

깊이 고민하고 검토한 내용이 묵살되고 반론조차 없이 다수라는 흐름만이 있었다. 적어도 상대를 설득하려는 논거는 펼쳐야 하는 게 아닐까? 설령 부결이 예측된다 해도 부딪혀야할 일이었다. 그게 내게 주어진 차가운 현실이었다. 그래서 치열했다.

근래에 SNS상에서 동료들과 논쟁을 하게 되었다. 나를 아껴주는 한 의원이 20만명이 서명했다는 청원운동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나서지 않았으면 했다.

그에게 말했다. “제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우리 자신에게 있는 ‘이만하면 됐다거나’, ‘승산이 없으면 안 된다거나’, ‘우리 자신에게 상처가 되므로 안 된다거나’ 하는 정신입니다. 동학농민전쟁이 승리가 보여서 싸웠나요? 3·1만세운동이 일제를 몰아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시작되었나요? 운동은 간단한 것입니다. 이상한 것 따지고, 불의다 싶으면 싸우고,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사는 양심의 길을 사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사람은 뒤를 따지지 않습니다.”

그렇다. 답은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이해를 위해 이것 챙기고, 저것 지키고. 명예를 위해 이것저것을 양보 받고… 지킬 것이 ‘시민의 눈’밖에 없는 사람은 치열해질 수 있다. 설령, 그것으로 인해 처절하게 상처받는다 해도… 그 과정이 역사가 될 것이기에.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노래 한 곡 한 곡에 혼신을 다해 노래하는 이은미처럼, 나도 과정 과정에 온 힘을 다해 치열해지리라. 그것이 나를 아름답게 할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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