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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인천은 ‘개혁적 경제정책’에 성공하고 있는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인천시민들은 이전과는 다른 기조의, 즉 보다 개혁적인 경제정책을 선언했던 송영길 후보를 시장으로 선택했다. 이는 대량 부채를 동반하는 대규모 토목건설 사업을 통한 경제 활성화의 상징적 인물이던 이전 인천시장과 달리 새로운 시장은 토목사업의 은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인천 구도심과 경제자유구역 간의 격차를 완화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이를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과 연결시켜 낼 수 있는 개혁적이고도 혁신적 경제정책을 통해 경제성과를 지역에 환원할 수 있는 산업을 양성하고 또 이로 인해 재정위기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천시민들의 ‘과학적’ 열망 때문이리라.

그런데 그러한 ‘새로운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를 업고 당선된 송영길 현 인천시장의 정책 기조를 보면, 이전 시장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경제정책의 주요 공간을 새롭게 꾸며놓은 송도 등의 경제자유구역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과, 또 이곳에 외국자본 및 외국기관을 유치하기만 하면 고용도, 소비도 늘어나 모든 것이 만사형통할 것으로 보는 이른바 ‘외발적 발전’ 근본주의와 같은 ‘동굴의 우상’에서 빠져 나오지 못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재정 파탄을 초래한 토건적 시장의 정책기조와 이를 타파해야 할, 또 개혁적이라고 자칭하는 정당 출신의 시장이 갖는 기조 간의 단절은커녕 강한 연속성이 존재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인천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토목을 통한 경제를 접고 지역의 사회혁신과 경제발전을 연결시켜 재정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보다 개혁적인 시장을 원했던 필자에게는 ‘불편한 진실’이지 않을 수 없다.

지금 국내외에서 추진되고 있는 보다 개혁적인 경제정책이란, 지역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지역시민들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창출되는 경제적 수요가 고용 및 투자 증진 등으로 나타나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 제대로 된 개혁적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아니 평가해야 하는 서울시장이 강조하는 ‘사회혁신을 통한 경제발전’, 즉 ‘사회적경제’가 바로 그것이다. 송 시장도 지난 선거를 위한 공약에서 이와 같은 맥락의 경제기조를 강조했고, 또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한 시 차원의 총괄기구를 설치하는 등 ‘사회적경제’ 구축을 위한 약속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던가.

‘사회적경제’는 지속가능한 지역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아니다. 지역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먼저 발굴하고 이를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주체에게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시행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재정위기도 또 이른바 ‘먹튀 외국자본’의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지역사회의 내생적 필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지역민이 원하는 방식으로 경제를 활성화하고 또 이로 인한 과실을 지역에 환원할 수 있게 하는 ‘내발적 발전’의 핵심 수단이다. 이탈리아 볼로냐 등의 북동부 도시는 전통적으로 사회적기업 및 협동조합과 같은 지역사회 문제에 정합적인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사회적경제조직이 발전되어 있다. 그런데 경제위기에 처해 있는 이탈리아임에도 불구하고 이곳 도시에서는 단 한 명의 노동자도 해고되지 않고 있으며, 또 독야청청 식으로 경제적 부가가치는 늘어나고 있다.

지금 인천에서는 도무지 이와 관련된 정책적 노력이 보이지 않고 있지만, ‘사회적경제’는 가장 최신의 개혁적 경제정책의 핵심 방법론이고, 또 송 시장 역시 선거 과정에서 이 방법론에 대한 일정한 지향성을 보이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이제는 외자유치와 아시안게임 같은 외생적 요인보다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사회적금융, 지역화폐 등 지역사회 내부를 혁신함과 동시에 경제수요를 창출하는 내생적 요인에 초점을 맞추는 경제정책으로의 과감한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 남북한 경제교류 활성화도 진보개혁 진영의 사명이지만 이것만으로 과거 시장의 경제정책 기조를 답습해도 된다고 인식하면 큰 오산이다.

개혁적인 경제정책은 ‘경제수도’와 같은 큰 틀의 하드웨어 개념이 아니라 지역사회 혁신이라는 소프트웨어에서 구축된다. 보다 개혁적인 지도자로 성장하길 바라는 인천시장이 이 점을 인식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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