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선거이야기]사이버상의 재검표 청원운동에 대하여

 

제18대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아직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Daum) 아고라에서는 재검표 청원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민주당에 수개표 촉구를 위한 항의방문을 하는가 하면, 재검표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더 나아가 미국 백악관 웹사이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 이번 우리나라 대선에서 선거부정이 이루어졌다는 내용의 청원운동이 네티즌 사이에서 퍼져나가고 있다. 이 청원에 동참한 인원이 30일 이내에 2만5천명을 넘어서면 미 백악관은 공식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CNN 등 미국 언론과 유엔에까지 부정선거 의혹을 계속적으로 제기하는 상황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 근무하는 직원으로서 이러한 현상을 보며 참으로 안타깝다. 그동안 선거관리위원회는 1963년 창설 이후로 선거관리 절차사무에서만큼은 공정하게 관리해 왔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또한 이에 대해 국민적으로도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단순한 절차사무의 공정을 넘어 실질적인 공정을 이루기 위한 단속활동에까지 그 활동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네티즌들이 제기하는 각종 의혹을 보면, 근본적으로 선관위의 존재이유와 관리능력에 대한 부정이 깔려있음을 느낀다. 나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네티즌을 신뢰하고 사이버상에서도 이성과 자성의 힘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현 상황은 그러한 이성적인 모습이 부족해 보인다. 인터넷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대체적으로 문재인 지지표가 무효표로 분류되거나 상대 후보의 득표수로 잘못 계산되었다는 점, 투표수와 개표수가 차이가 난다는 점, 개표과정에서 두 후보자 간 일정하게 득표차이가 났다는 점 등을 제기하며 이번 대선이 미리 조작된 프로그램에 의하여 당선자가 조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관리 과정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선거결과 조작이 어려움을 넘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선거는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로만 관리되는 것이 아니다. 투표와 개표사무를 담당하는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의 전 임직원은 6명 내지 12명 정도로, 이들은 전체 선거사무를 총괄할 뿐, 각각의 세부적인 과정은 사실상 국민들의 힘을 빌려 관리하게 된다. 투표사무원은 지방공무원과 교사 등으로서, 사전에 투표관리요령을 교육받고 투표관리 사무를 수행한다. 이들의 업무처리과정은 각 정당과 후보자 측에서 선정한 투표참관인들에 의해 감시된다.

개표과정은 또 어떠한가? 투표함은 참관인과 경찰이 동행하여 개표소로 이송된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투표함 바꿔치기 의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하여 모든 투표함 내부에 일일이 전자칩을 부착하여 진위여부를 확인토록 하였고, 투표함 이송과정에 참관인들을 의무적으로 동행하도록 특별 조치한 바 있다. 개표소에서 개표사무를 담당하는 200명 이상의 개표사무원 또한 교사, 은행원, 정당원이 아닌 일반국민이다. 개표작업은 체육관 등 공개된 장소에서, 개표참관인과 언론인, 일반인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실시한다. 개표결과도 투표구별로 완료되는 때마다 즉시 위원장이 공표하고 그 개표상황표를 개표장 곳곳에 부착해서 누구에게나 공개하고 있다. 이렇듯 일반 국민들과 언론, 정당관계자들이 선거관리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공개적으로 실시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선거결과를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인지 참으로 답답하다.

조금의 의혹이라도 재검표를 통해 철저하게 해소하자는 의견을 탓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 또한 국민의 정치참여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출하는 SNS 등을 통해 이러한 개인적인 불만들은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개인적인 차원을 떠나서 촛불집회나 청원운동, 선거소송 등으로 집단화할 시점에는, 감정적인 글에 이리저리 휩쓸리기보다는 좀 더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 이미 사이버상의 각종 의혹에 대하여 선거관리위원회는 답변을 한 바 있다.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이성적인 판단과 비판적 사고의 힘을 기대해 본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