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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프리터스' 급증..사회문제로 대두

일본에서는 요즘 시급 임시직원으로 일하면서 문화생활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현재 수백만명에 이르는 이들은 영어의 `프리'(Free)와 독일어의 `아르바이터'(Arbeiter)를 합성한 `프리터스'(자유일용직근로자)로 불리며 식당이나 편의점, 경비원, 입시학원 강사 등에서 일한다.
프리터스의 급증은 한 회사의 종신고용을 스스로 거부해서라기 보다는 일본의 장기침체와 기업의 비용절감 추세 때문이라는 해석에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대략 140만∼400만명으로 추산되는 프리터스의 이미지는 트렌디한 `보헤미안'의 생활패턴에 맞는 다양한 파트타임 직을 영위하는 `자유로운 정신'으로 각인돼 있다.
프리터스는 취업정보회사 `리쿠르트'가 지난 1985년 배우나 뮤지션이 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의 시련과 좌절을 그린 영화 `프리터스'에서 따온 이름이다.
지난 1990년대에는 이러한 꿈을 간직한 프리터스가 전체의 15%선에 이르렀지만 요즘에는 어쩔수 없이 프리터스로 전락한 `불황의 희생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일본노동연구소 고스기 레이코 선임연구원(여)의 설명이다.
고스기 연구원은 프리터스의 증가는 학교중퇴자나 대학졸업생 고용 격감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프리터스 가운데 184만명은 학교중퇴자였고 20만명은 대학졸업생이었다.
기업들이 인건비가 싸고 한층 유연한 노동력을 찾아 나서면서 임시직이 늘어나는 것도 프리터스 양산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프리터스의 70% 가량은 부모에 얹혀 살기 때문에 안정된 생활을 보장해주지 않는 이런 임시직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리쿠르트'가 운영하는 잡지 `프롬 A'의 편집장 후지모토 가쓰노리는 설명했다. 따라서 이들의 평균 연수입 140만엔(1만1천200달러)의 대부분은 용돈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주 20∼30시간씩 일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영어공부나 자격시험 준비 등을 비롯한 문화활동에 몰입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후지모토 편집장은 "그러나 대체로 27∼28세 전후가 되면 정규직업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때 병원 원무과에서 야간근무 프리터스로 일한 적이 있는 나토리 마나부(29)의 생각은 다르다. 지금은 도쿄일원의 청년 파트타임 근로자 노조 `세이넨'의 위원장인 나토리는 많은 젊은이들이 자격증도 없이 오랫동안 프리터스로 떠도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자격미달도 프리터스가 안고 있는 문제다. 이 때문에 일본정부는 금년초부터 젊은이들이 몇개월간 회사에서 일하면서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배려하는 "시용"계획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수혜 인원이 너무 적다는 게 문제다.
프리터스는 또 사회보장 및 연금 혜택을 제대로 못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프리터스를 포함한 전체 파트타임 근로자는 지난해 1천100만명으로 1995년 이후 320만명이나 불어났다. 이는 전체 노동인구 6천700만명의 6분의 1을 넘는 규모로 사회보장 및 공공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고스기 연구원은 "프리터스는 세금도 제대로 내지 못하므로 보험 및 연금수혜 대상에서도 배제돼왔다"면서 "사회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본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고용주의 강제 연금출연 하한선을 65만엔으로 낮출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고용주들로 하여금 더 많은 프리터스를 고용하되 개별 근로시간은 줄이도록 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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