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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계사년(癸巳年)이 밝았다. 혁신과 소통, 인간중심으로 새로운 교육의 지평을 연 경기교육에 2013년은 위기를 넘은 새 도약의 시작이 될 것이란 기대다. 안산과 광명, 의정부에서 고교평준화가 시작되고, 국민적 기대 속에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다. 다사다난이란 표현이 적절한 2012년 경기교육을 마무리하고, 새해 새 계획을 듣는 자리는 도교육청사 김상곤 교육감의 집무실에서 한 시간 넘게 진행됐다. 교과부의 2차 특감 등 대내외 현안 처리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도 환한 웃음으로 맞아준 김 교육감에게 경기교육의 새해 설계를 들어봤다. 
 

 

 

학교서열 대신 특성화 교육 환경 조성

국내 최초 ‘진보 교육감’이란 상징이 뇌리에 깊이 박혀서일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새 정부에 대한 비판적 제안을 기대했던 상상은 인터뷰 시작과 함께 여지없이 부서졌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소위 일류, 이류, 삼류 등 학교서열로 나뉘고 그 낙인으로 우리 학생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던 교육은 사라질 것”이라며 “소통과 협력, 통합과 창의지성,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이 그 자리를 대신해서 학생들은 행복하게 공부하고, 선생님은 즐겁게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김 교육감이 누구던가. ‘무상급식’에 이은 ‘무상보육’, ‘혁신학교’로 ‘획일화된 성적지상주의 변화’에 나서며 수십 년간 쌓아온 안정화된 ‘대학교수’를 뒤로 하고 ‘교육개혁’에 나선 교육자다.

지난해 ‘아동청소년인권법’ 제정과 국가교육위원회 신설 등 국가적 차원의 교육 정책을 제안했던 김 교육감은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에 교육 분야에 대한 요구도 잊지 않았다.

자신감·흥미 심어주는 교육으로 바꿔야

“교육에 대한 국민적 고통을 덜어주고 누적된 교육 모순을 해결하는 ‘희망의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는 김 교육감은 “‘희망의 정부’의 방향은 ‘행복한 교육’에 있고, 그렇게 해야만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11일 발표된 ‘국제 수학·과학성취도 평가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그만큼 커서였을까.

김 교육감은 “우리나라 초·중 학생들의 학업 능력은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자신감이나 흥미도는 최하위권 수준으로 낮게 나왔다”며 “공부는 잘 하지만 재밌거나 자신 있어 하지도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주눅 들고 상처받으면서 억지로 공부한 결과”라며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육감은 “이런 교육으로는 절대로 오래가지 못하고, 학교를 벗어나면 잊어버리기 바쁘며, 미래사회를 제대로 대비할 수 없다”며 “자신감과 흥미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교육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재미있게 공부할 때 아이들 실력 '쑥쑥'

“새 정부의 교육은 경쟁과 줄 세우기를 줄이고 소통과 협력으로 행복하고 즐거운 교육을 늘리는 교육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김 교육감은 “재미있게 공부할 때, 할 수 있다는 마음을 키우며 공부할 때 정말 좋은 공부를 할 수 있고 진짜 실력이 쌓인다는 것을 국민들은 알고 있는 만큼 국민의 상식에 맞게 우리의 교육은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새 교육에 대한 자신 있는 제안은 바로 경기교육의 성공에서 나왔음에 틀림없으리라. 경기교육에 대한 김상곤 교육감의 자부심과 확신도 변함이 없다. 이미 무상급식과 혁신학교가 확대됐고, 학생인권조례가 안착단계에 들어갔다. 전국 지자체 최초의 자체적인 경기도교육과정을 고시한 것은 물론 철학과 음악 등 창의지성 교과서의 발간도 주목할 만하다.

더욱이 배움중심수업과 서술·논술형 평가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교원 행정업무 경감 등은 다른 시·도교육청이 앞 다퉈 배워갈 정도다.
 

 

 


'혁신학교 시즌2' 경기도 확대

전국 최초로 교권보호지원센터를 열었고, 안산과 의정부·광명의 2013학년도 고교평준화 확대가 차질 없이 진행되는 등 경기교육의 발전을 위한 교육정책의 과정과 성과들이 끝이 없다.

김상곤 교육감과 경기도교육청의 ‘혁신학교 시즌2’는 이런 노력과 성과를 토대로 이미 진행 중이다. 혁신학교와 주변의 일반학교를 클러스터로 묶어 새로운 수업이나 평가방식, 학교의 변화를 경기도 전체로 확대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 교육감은 “2009년부터 시작한 혁신교육이 이제 틀을 잡아가고 있다”고 전제한 후, “혁신교육의 정착을 위해 몇몇 혁신학교에서 추진되던 각종 교육방식과 평가방법 등을 주변 학교와 공유할 수 있는 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내 모든 학교에 창의지성 교육 도입

이를 위해 김 교육감은 이미 지난해 12월 초, ‘혁신학교 시즌2’로 명명한 혁신학교 확대·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혁신학교 시즌2’의 첫 번째는 도내 모든 학교 교육과정에 창의지성교육을 도입하고 전체 학교를 혁신학교로 만들 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혁신학교의 핵심은 교과과정을 혁신하는 것”이라는 김 교육감의 말처럼 경기교육은 지난해 9월 창의지성교육 실현을 위한 경기도교육과정을 고시했다. 올해 도내 모든 학교에서 창의지성교육을 적용한 학교 교육과정이 운영된다.

'혁신학교 클러스터 협의회'구성 교원들 혁신교육연구회도 운영

평가의 중요성도 놓치지 않았다. 창의성을 평가하는 논술평가와 함께 교사별 평가를 전국 최초로 확대 실시하고 초등학교부터 일제고사 형식의 시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김 교육감은 “국제학력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는 가치, 태도, 협동, 책임, 자아존중감 등 정의적 능력에 대한 평가도 처음으로 도입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모델링 방식으로 진행했던 혁신학교의 본격 확산을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혁신학교와 희망학교를 연결해 혁신교육의 사례를 공유하는 방안이다.

지역교육청별로 초·중학교를 혁신학교와 연계해 ‘혁신학교 클러스터 협의회’를 만들고 희망학교를 중심으로 ‘혁신학교 클러스터’를 조직한다. 교원들의 혁신교육연구회도 지역교육청 단위에서 유-초-중등별로 운영할 방침이다.

김 교육감은 “교육공동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모두가 함께 하는 혁신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며 “‘혁신학교 시즌2’는 학교 및 교육주체들이 참여하는 ‘혁신학교 운동’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역교육청을 먼저 혁신하고 기능과 권한을 강화해 실질적인 혁신교육 지원센터 만들기에 전력을 다한다.

김 교육감은 “교육감의 일반계 고등학교에 대한 교육과정 지도권한을 지역교육청으로 위임하고, 고등학교 교감·교장에 대한 인사와 평가권도 50%를 위임할 계획”이라며 “경기교육의 새로운 변화가 옳았음이 실증되고 있는 지금, 우리의 노력은 멈춤 없이 계속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혁신학교 확산과 일반화의 충실한 지원을 위해 장학사와 교육행정직원들을 지역교육청에 추가 배치하고 지역마다 혁신학교 지원 전담 장학사를 둘 계획이다. 또 장학사들의 행정업무를 획기적으로 줄여 혁신장학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다.

학생들 창의력 저평가 이유··· 획일화된 '줄 세우기식 교육'탓

‘혁신학교 시즌2’에 대한 김 교육감의 설명은 ‘함께 참여하고 공감하는 학교문화 만들기와 확산’에서 더욱 높아졌다.

김 교육감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중고생 17만 명을 종단 분석한 결과를 보면 창의력을 비롯해 자연친화력·언어능력·자기성찰능력이 낮아지고, 수리·논리력만 높아졌다”며 “우리 학생들의 창의력이 저평가 받는 이유는 바로 획일화된 줄 세우기식 교육 때문으로, 함께 참여하고 공감하는 학교문화를 만들어내고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라는 교육공동체의 문화 혁신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김 교육감은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문화, 존중과 배려가 넘치는 학교문화, 학생·학부모·교사가 함께 참여하고 공감하는 학교문화를 만들어내고 확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시작한 ‘학교자체평가’를 계속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참여를 구체적으로 학교교육계획에 반영해 교육공동체의 신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학교행복지수’를 학교 교육력 판단기준으로 운영해 새로운 학교문화 가꾸기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김 교육감은 “교육과학기술부는 지역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척도로 시·도교육청 평가를 했고, 학교생활기록부 학교폭력 기재로 특정감사와 징계, 고발을 남발하고 있다”며 “지방교육자치를 지원해도 모자랄 판에 경쟁과 줄 세우기라는 과거의 시선으로 경기혁신교육을 폄하하고, 중앙집권적 조치만을 강화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민 모두, 공교육 살리기에 참여 올해엔 경기교육 새롭게 열릴 것

이어 “2013년 경기교육은 이 모든 상황에 대한 점검과 지난 3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학교를 혁신학교로 전환할 준비를 본격화했다”면서 “대한민국 교육을 바꾸게 될 이 일은 교육청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 학생 모두의 적극적 참여가 있어야 가능한 만큼 경기도민 모두가 우리 공교육을 살려내는 데 관심과 참여,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상곤 교육감은 “경기도민과 경기교육가족 덕분에 새로운 교육이 열리고 있고, 경기교육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틀이 될 것”이라며 “계사년 한해도 함께 열심히 미래를 열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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