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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치]민주당의 길 vs 당선인의 길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민주통합당은 이번 대선에서 팍팍한 현실의 삶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불안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지 못하고 수권능력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도저히 질 수 없었던 대선에서의 패인을 따지자면 수백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단일화에만 의존한 잘못된 선거 전략이 가장 큰 패인이다. 당이 선거를 주도하지 못하고 특정 캠프가 대선을 주도하면서 당의 역량을 결집시켜내지 못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국민의 눈에 대북관, 재벌관, FTA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똑같이 비춰진 게 패인이다. 그 결과, 전통적 지지층이던 중도층 유권자의 대거 이탈을 초래했다.

이제라도 양당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체제경쟁에서 실패한 북한을 무조건적으로 감싸는 종북적 태도를 배격하고, 재벌을 바라보는 시각도 단순히 해체의 대상이 아니라 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폐해를 시정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교역으로 먹고 살아가는 소규모 개방경제국가(Small Open Economy)가 통상전략으로 적극 활용해야 할 FTA를 무조건 반대만 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

이번 대선 패배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이미 내연하고 있었다. 우리당은 공천 과정에서 각 분야별로 전문성을 갖춘 중도성향의 뛰어난 인재들을 영입하는 데 실패했다.

지금이라도 처절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지만 익숙한 관행과의 결별, 뼈를 깎는 자기부정과 혁신이 뒷받침될 때에만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비대위는 정확하고 철저한 대선 패인 분석을 통해 제3의 길을 새롭게 개척해야 한다. 토니 블레어의 영국 노동당과 빌 클린턴의 미국 민주당이 연이은 선거 패배의 수렁에서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대선 이후 모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쏟아지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 구성과 위원 인선, 정부조직 개편안 등이 초점이다. 그 중에서 가장 커다란 관심사가 차기 내각에 대한 인선이다. 국정을 통할할 국무총리, 다시 부활하는 경제부총리, 당선인의 의지와 철학이 반영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어떤 기준을 가지고 어떤 인물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 인선이나 당선인의 암묵적 동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동흡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 지명은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윤창중 대변인은 지나친 극우 성향, 극단적인 편가르기 언사, 정치권과 언론을 오간 폴리널리스트 행태로 인해 소통의 아이콘으로 부적절하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해도 열 가지가 넘는 의혹에 휩싸여 있으며, 공직자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지나친 사익 추구로 인하여 여권 내부에서조차 비토 움직임이 있다.

여권과 당선인의 가장 든든한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는 보수언론조차 박근혜 당선인의 불통으로 인한 인사 난맥 조짐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당선인은 대선 이후 인수위 회의에 딱 한 번만 참석하는 등 대부분을 집에 머물며 조각과 인선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이라도 불통과 독선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

주(周)나라 문왕을 도와 천하통일에 기여했던 강태공은 ‘육도(六韜)’라는 고전에서 인재를 발탁하기 위한 여덟 가지 검증항목(八徵之法·팔징지법)을 말했다. 첫째, 전문성(詳), 둘째 위기관리 능력(變), 셋째 성실함(誠), 넷째 도덕성(德), 다섯째 청렴함(廉), 여섯째 정조(貞), 일곱째 용기(勇), 여덟째 태도(態)가 그것이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에 자신의 직을 걸고 아니라는 말하는 직언(直)을 더하고 싶다.

민주통합당은 대한민국의 융성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 박근혜 정부 5년이 성공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당선인이 비밀주의 장막을 걷고 널리 인재를 구하는 노력을 통해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인사들로 내각을 구성하는 첫 단추를 꿰는 데 성공하길 바란다. ‘사람이 먼저다’는 불변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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