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경기예총 5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에 역대 가장 젊은 수장으로 취임한 윤봉구(55) 회장. 그는 ‘예술인 CEO’를 기치로 ▲경기예총 정체성 확립과 경기예술인 위상 제고 ▲정책 개발과 법령 제도 개선 ▲예술인 복지 향상 ▲지역예술 활성화 조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경기도연합회 회장에 당선됐다. 특히 재정이 부족한 문화예술계의 예산을 늘리고, 문화예술인들의 복지와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2년여 전의 일들이다. 그래서 임기 절반을 넘긴 윤봉구 경기예총 회장을 만나 그동안 추진해 온 일들과 남은 임기 동안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예술인 애로청취 '동분서주'

환한 웃음으로 기자를 반갑게 맞는 윤봉구 회장에게 안부부터 물었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31개 시·군을 찾아다니며 문화예술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단다. 취임 후 2년여 간 문화예술인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묻고 듣고 있었던 것이다.

요즘 들어 예술인들의 권익과 지역예술 발전을 위한 법안 등을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윤봉구 경기예총 회장은 아직 가시적인 것은 없다면서도 취임 이후 경기도문화예술진흥 조례 제정을 손꼽는다. 문제는 문화예술인들이 요구했던 내용들이 많이 빠졌던 것.

“경기도내 단체 예술가들이 경기도내 시설물을 이용할 때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내용 등이 경기도의 반대로 빠졌어요. 아쉬운 부분이죠. 경기 예술인의 날을 지정해서 시상하고 도에서 지원을 받아 상징적으로 담는 조례를 요구했는데 잘 안 됐어요. 지역을 돌아다니며 ‘지역예술진흥법’ 등을 마련해 지역 예술인들의 복지 수준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대부분의 단체가 그렇듯, 임기 절반을 넘기면서 문화 예술인들의 중간 평가도 나올 법한 시기다. 그토록 바쁘게 지역을 찾아다녔는데 도내 문화예술계에서는 그동안의 성과가 미미하다는 얘기도 들린다. 궁금증이 발동했다. 원인이 무엇인지. 그래서 취임할 때 약속했던 공약들이 가시적으로는 성과가 없기 때문인지 또 질문했다.

“현재 진행 중입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예술인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법안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에요. 하지만 법안이라는 것이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그래서 그는 지난해 전국 예총회장들과 함께 예술인대회를 가졌고, 그 자리에서 어느 정도 예총 회장들의 중지를 모았다. 그리고 지난 대통령 선거 후보 공청회 때 박근혜 당선인 쪽에서도 문화예술에 관한 법령을 개선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면서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문화예술인들의 복지도 약속했다. 예술인의 복지가 향상돼야 더 좋은 작품들이 탄생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를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지역예술진흥법’ 제정에 진력했다. 그 이상 큰일은 없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문화예술인 복지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김문수 도지사에게 약속을 받아냈다. “예술가들의 실태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결과가 나와야 공식적으로 도 예산을 받을 수 있다”며 곧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는 지나온 2년이 계획을 구상하는 단계였다면 앞으로의 2년은 그것들을 추진하기 위해 31개 시·군 예총에 귀를 더 기울일 예정이란다.

새 정부와 법령 제도의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윤 회장은 경기예총의 260여 시·군지부들의 사무국장을 대상으로 연수도 할 예정이다. 즉, 각 지역의 시·군지부에 속한 단체들이 정부에서 하고 있는 사업들을 설명하고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특히 정보에 다소 어두운 부분이 많아 경기예총의 서비스 차원에서 지원하고, 필요한 정책 등을 듣는 역할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예산 '쥐꼬리'···3%까지는 올려야

공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예산이 가장 중요하다. 문제는 경기침체와 함께 문화 예술에 대한 예산도 줄어드는 추세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올해 문화예산을 2%로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1.77%가 확정됐다. 전북과 전남 등과 총액으로 비교해 보면 조금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200만, 300만 인구와 1천200만 인구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이는 전국에서 꼴찌 수준이다.

“광주광역시처럼 문화예술 도시로 만들어 정부에서 자체적인 예산을 받아야 한다. 전국 지자체의 예산이 대부분 4∼7%다. 근데 우리는 2%밖에 안 된다. 적어도 3%까지는 올려야 한다”는 그는 다른 것보다도 문화재정 예산을 늘리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를 위해 경기예총의 모든 예술가들은 물론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가 공약으로 내놓은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재임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그는 “재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예총 회장을 안 한다는 것이지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을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속내를 밝힌다.

윤 회장은 퇴임 후 다시 연극배우 출신의 연출가로 돌아갈 생각이다. 임기가 끝나면 배우로서 무대에 서는 것은 어려울 것 같고, 연극 연출을 해서 퓨전 국악을 활용한 마당극을 구상하고, 또 후배들도 육성해 나갈 예정이다.

거대 자본이 투입되는 뮤지컬, 영화 등 블록버스터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연극의 대중적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여기에 연극 자체가 대중적이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일 게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연극인으로서 그의 진솔한 생각을 듣고 싶었다. “연극은 앞으로도 발전되어야 한다”는 윤 회장은 “연극은 가장 기초적인 것을 배우는 곳이다. 드라마나 영화는 훈련된 사람을 쓰는 곳이지 연기 훈련을 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연극을 지원·육성하는 정부의 방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공연장 턱없이 부족

연극도 연극이지만 연극을 할 만한 곳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특히 소공연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래서 한 해 배출되는 5천여 연극영화과 학생 가운데 상당수가 경기도를 떠나고 있다. 그것도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을 해야 ‘연극했다’는 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경기도에 있는 소극장에서 연극을 해봐야 누가 알아주지를 않아요. 그러다보니 서울에 공급이 늘어나고 있어요.” 수요자인 서울의 관객은 그대로인데 연극인의 공급만 늘어나 연극계가 기현상으로 변질되고, 전반적으로 더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는다.

그는 앞으로 문화예술이 발전하려면 각 지자체에서 일단 예산을 쏟아 붓고 결과물은 장기간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시 말해 예산을 지원한 뒤 일정 기간 기다려야 하는데, 예산은 조금 주고 결과물은 빨리 나와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지적한다.

문화발전 위해 장기적 예산 할애해야

“문화의 거리를 만들면 예술가들이 모이게 되고 자연스럽게 예술의 거리가 돼요. 지역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예술을 만들어야 합니다. 수원만 봐도 누가 나혜석 거리를 문화의 거리라고 생각해요. 맥주 파는 거리지. 조형물 몇 개 해놓고 나혜석 거리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돼요. 문화는 단시간적으로 보면 안 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예산을 할애해야 문화예술 발전이 있어요.”

우리는 삶의 질이 강조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문화적 가치가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년을 훌쩍 넘긴 경기예총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31개 시·군을 발로 뛰고 있는 그가 인터뷰 말미에서 밝힌 말은 우리 모두 새겨들어야 할 과제다.

<약력>

■학력

△ 2006년 한국디지털대 연극영화학과 졸업

△ 2008년 대진대 문화예술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경력

△ 1980년 극단 믈뫼 창단

△ 1985년 (사)한국연극협회 부천지부 창립(10년간 지부장)

△ 1987년 연극전용 소극장 극예술공간 개관 운영

△ 1993년 (사)한국예총부천지부 부회장

△ 1993년 믈뫼포켓극장 개관

△ 1996년 전국연극인협의회 부회장

△ 1996년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 경기지회 창립

△ 1997년 세계마당극큰잔치 초대집행위원장

△ 1999년 연극전용소극장 열린무대 개관 운영

△ 2001년 수원화성국제연극제 집행위원

△ 2006년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이사

△ 2006년 제24회 전국연극제 집행위원장

△ 2008년 한국연극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

△ 2009년 경기사랑예술인회 창립 초대 회장(재)

△ 2010년 (사)한국연극협회 제 17대 경기도지회장(재)

△ 2010년 (사)한국연극협회 제 23대 부이사장(재)

■주요 저서

△ 희곡집 ‘복사골의 봄’ ‘조선의 마음’

△ 경기연극 50년사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