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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전국여성지방의원 네트워크, 여성 뭉치자

 

흰 눈이 밤새 20cm가 넘게 쌓인 2월4일 월요일, 서천으로 출발하였다. 전국여성지방의원 네트워크의 2013년 정기 세미나가 있었다.

전국여성의원 네트워크는 여성 지방의원이 좀 더 폭넓게 서로의 경험을 주고받고, 현안의 의정 사안을 공동으로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매년 네 차례의 세미나와, 해외연수를 공동으로 기획하고 있다. 여성의원들이 하는 연수는 빡빡하다. 이번에도 4개의 강좌를 듣고, 분과별 회의, 그리고 밤늦은 시간까지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즐겁게 공부했다. <거버넌스와 지역복지 정책>, <주민과 함께하는 지역 재생>, <유럽 책마을 모델>, <협동조합 비즈니스 모델>. 아는 것과 전달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지루하게 느껴지는 강의도 고개를 돌려보면, 다른 의원들은 열심히 듣는다. 부끄러워진다. 분과별 토론, 쉬지 않고 이어지는 간담회. 정말이지, 대단한 여성의원들이다.

서울시 서천공무원연수원은 바다가 보이는 한가롭고도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풍경에 아랑곳하지도 않고 밤을 새워 이야기를 나눴다. 모두들 우리나라의 정치에 대해 회환과 희망을 엇갈리며 토로하고 전망했다.

60여명의 여성의원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것은 중앙정치의 담론이 여성의원의 역할에 아무런 무게를 주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모여 있는 여성의원의 대부분은 ‘여성의원 30% 의무 공천제’와 ‘여성비례대표’라는 제도 때문에 지역에서 발탁된 사람들이다. 나처럼 정치와 관계없이 지내다가 시민단체나 지역주민의 추천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게 된 사람들이 정당활동을 하다가 의원이 된 사람보다 많다.

그렇지만, 대체로 모든 여성의원들이 각자의 의회에서 가장 의욕적으로 가장 열심히 공부하고 활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체적인 고백은 의원 간 갈등이 가장 힘들지만, 지역 일을 하면서 자신의 활동으로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보람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정치권에서는 여성의원들의 활동에 주목하지 않는 것일까? 왜 언론은 기존과 다른 시도와 노력에 주목하지 않는 것일까? 나는 그것이 기득권 때문이라 생각한다. 기존 정치권력을 나누던 사람들, 그리고 그런 권력을 좋아하는 언론들이 여성의원들에게 주목하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작년 하반기 원구성 때문에 여러 의회에서 갈등이 많았다. 대체로 전반기 의장단이 하반기에도 계속하겠다는 권력욕구가 의회를 대의적으로 운영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강동구 여성의장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의장단의 판공비를 모두 없애는 안을 냈다가 부결되었다 했다. 우리 파주를 비롯해서 몇몇 자치단체에서는 의회조례를 개정하여 교황식 의장선출 방식을 바꿨다.

해외연수도 관심 있는 주제를 갖고 몇 차례의 워크숍을 통해 공부하고, 팀을 엮어서 갔다 온다. 그리고 보고서를 책으로 내고. 이런 변화가 여성들에 의해 적극적으로 모색되고 있다. 나는 지방자치법에 여성의원의 전국조직 항목을 넣는 개정운동을 하자며 말했다.

“여러분, 우리나라 정치 개혁은 여성의원들이 50%를 넘으면 이뤄집니다. 정당공천제 폐지는 정치불신이라는 지형을 전제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여성의원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부정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이 계속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여기서 다시 만날 때 우리나라 정치는 발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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