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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중소기업이 지역경제 살린다

 

우리나라에 우산을 만드는 마지막 하나 남은 공장이 경기도 가평군에 있다. 과거 800개를 넘던 우산공장은 수입산 저가에 밀려 모두 문을 닫았는데, 최고급 우산을 만드는 이곳은 살아남았다. 국내에 팔리는 고급 승용차의 트렁크에 비치되는 우산부터 호텔의 귀빈 의전용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회사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우산 하나 가격이 10만원을 넘는다. 이 회사는 오로지 기술개발과 제품 고급화에 승부를 걸고 24년의 긴 시간과 싸웠다. 우리가 일찍이 포기한 신발, 자전거, 가구로 세계시장에서 돈을 버는 중소기업이 인건비 비싼 선진국에도 많이 있다.

가평에서 공장을 하면 불편하지 않을까 물었더니, 사장님 말씀은 의외로 간단하게 선입견’이라 한다. 찾아간 그날에도 미국 바이어가 인터넷홈페이지 보고 찾아오고, 근로자들도 대우 잘해주면 구하기 쉽고, 도로가 좋아져서 원·부자재 운송도 쉽다고 한다. 가평군에는 중소기업이 119개나 있지만 대기업 하나 없다. 이처럼 대기업이 하나도 없이 중소기업으로만 지역경제를 꾸려 나가고 일자리를 만드는 시·군·구가 상당히 있다. 중소기업이 지역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중기, 경기 서부가 동부의 4배

경기도 동부 가평·양평·여주·연천·포천의 5개 지역 중소기업은 3천995개이고, 서부 수원·안산·안양·화성·평택의 5개 지역은 1만6천328개다. 서부지역 중소기업 수가 4배 많고, 종업원은 7배 많다. 하지만 면적은 동부 5개 지역이 서부보다 3배 넓다. 남한강을 경계로 한 동북부지역은 기업 유치하기가 힘들고, 서부지역은 진출하려는 중소기업이 너무 많이 몰려 공장설립 지원 서비스가 늦어지고 인프라 확충이 제대로 따르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서부지역에는 공장을 체계적으로 집적시키고, 동부지역에는 어떻게 산업을 확장하고 경제를 일으키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경기도의 산업지도는 달팽이 모양으로 원을 그리며 나아가고 있다. 이제 뻗어 나가는 동북부지역의 문제가 균형발전의 관건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보면 지역균형 발전 문제가 더 심각하다. 전북 진안군에는 중소기업이 51개, 구례군 77개, 봉화군 54개 등 대기업이 하나도 없으면서 중소기업마저 100개가 채 안 된다. 재정 자립도가 30% 미만인 77개 시·군·구의 5인 이상 제조 중소기업 수가 1993년 1만4천759개에서 2007년 6천642개로 반 토막 이하로 줄었다. 고용은 66만명에서 13만명으로 80% 줄어들어 일자리의 대부분이 사라진 것이다. 해당 시·군에서 중소기업 유치하려 애를 써보지만 여의치 않다. 제대로 된 기업이 없을수록 사람들은 더 그 지역을 떠난다. 2007년 이후에도 큰 변동이 없었을 것으로 보아, 이 지역의 경제 사정이 얼마나 어려울지 짐작이 갈 것이다.

경기도 동북부지역을 포함해서 오로지 중소기업에 성장을 의존하는 취약한 지역을 위한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앞으로 성장동력이 될 만한 산업 중에서 한강수질을 오염시키지 않는 생명공학, 지식산업, 벤처기업 단지를 기존의 산업단지나 농공단지 개념에서 탈피하여 자연친화적으로 설계하여 중소기업을 유치하여야 한다. 사무실 같은 공장과 공원 같은 공단이어야 한다.

낙후지역발전 특별 대책 필요

부가가치가 낮은 창고업이나 유통업으로는 부족하다. 지방세 장기 감면은 물론 일자리 창출 보조금을 주고, 동부지역 중소기업에 한해 공공구매를 우대하고, 취업 근로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장려 정책이 필요하다. 동부개발의 큰 틀에서 자연보호와 산업성장의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이러한 지역에서 창업하는 기업, 이곳으로 이전해 가는 중소기업, 이곳에서 계속 경영하는 중소기업을 위해 특별 입법을 마련하여 제도적으로 육성해야 할 것이다. 낙후지역 경제는 중소기업에 달려 있다. 중소기업인들도 가평의 우산공장처럼 지방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 경기도의 동부지역 개발을 위한 뉴프런티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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