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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동춘 안전보건공단 경기남부지도원장

 

지난해 우리 일터에서는 매일 6명이 귀중한 목숨을 잃고 하루 250명이 다쳤다. 이를 경제적 손실로 환산하면 서울시 연간 예산(약 21조원)에 육박하는 약 18조원이다. 한마디로 우리의 일터 안전수준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근로자 1만명당 사고로 인해 몇 명이 사망하는지를 나타내는 ‘사고성 사망만인율’은 0.96명(2011년 기준)으로 미국의 2배, 일본·독일의 4배에 달한다. 산업재해 선진국인 영국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14배로 더 벌어진다. 우리나라 일터안전분야의 인식과 행동의 전환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다. 올 1월 취임한 김동춘(55) 안전보건공단 경기남부지도원에게 도내 남부의 산업재해 현황과 그 대책에 대해 물었다.

- 경기남부지역의 산업재해 현황은.

경기남부지도원은 수원, 화성, 오산, 평택, 안성, 용인 등 6개 시·군의 산업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사업장은 전국 지도원 가운데 가장 많은 총 11만5천개소로, 이 가운데 95% 이상이 50인 미만 중소 사업장이다.

지난해 남부지도원 관할 지역에서만 6천700여명의 근로자가 다쳤고, 이 가운데 130여명은 목숨을 잃었다. 특히 중소 사업장에서 전체 재해의 약 80%가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업종별로는 화성 동탄, 수원 광교, 오산 세교 등 신도시 건설과 지하철 등의 기반시설 공사가 늘어나면서 건설업의 재해율이 높았고, 신규 창업된 사업장의 재해율이 기존 사업장보다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 난개발이 빈번한 화성시의 재해 발생에 대한 우려가 높은데.

지난해 화성시에서는 관할 지역 중 가장 많은 2천260여명이 사고를 당했다. 이는 관할에서 발생한 사고의 약 34%를 차지한다. 여의도 면적의 28배에 달하는 화성시(688.33㎢)에 소규모 3D업종 사업장이 집중 이전되고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급증하면서 재해 및 사고에 취약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경기남부지도원은 올해 화성시를 산업 안전의 핵심 타깃으로 선정했다. 총 5개 팀으로 구성된 ‘산재ZERO 특별점검반’을 향남, 마도, 정남 등 지역별로 전담 배치한다.

2월 말에는 화성시와 산재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화성상공회의소, 화성지역기업협의회(14개소) 등과 협조해 ‘매스 커뮤니케이션(Mass Communication)’ 전략을 구사한 바 있다.

이외에 50인 미만 사업장의 클린 사업장 조성 지원 등 지도원이 보유한 기술 및 재정지원 사업의 50%를 화성시에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 건설과 서비스 분야에 대한 재해예방 사업은.

도내 건설 분야의 재해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는 수원 영통구, 용인 기흥·처인구 등을 중심으로 다세대, 연립, 상가 등 소규모 건설현장의 재해가 증가하고 있는 까닭이다.

남부지도원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용인, 화성, 수원, 평택을 사고성 재해다발 4대 지역으로 분류하고 중소 규모 현장에 대한 위험성평가사업을 집중 지원해 자율안전관리가 서둘러 정착되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지역 및 월별 재해(사망, 부상) 발생 현황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재해 MAP’을 각 지자체에 제공하고, SNS 등을 활용해 취약시기별 재해 예방을 함께 독려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형성할 예정이다.

미끄러짐, 넘어짐 등의 전도 재해가 절반 이상인 서비스업에는 매트릭스 개념이 도입된다. 사업별로 고·중·저위험군으로 나눠 각 위험군별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고 재해가 많은 위험군에 사업 역량을 집중할 생각이다.
 

 

 


- 올해 신규로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

위험성 평가 컨설팅, 재해발생 사업장 적시기술지도, 추락재해예방시설 비용 지원, 특수건강진단기관 평가와 석면해체·제거작업 평가 등 총 4가지 사업이 새롭게 마련됐다.

이 가운데 위험성 평가 컨설팅은 업종별 사업장의 위험 정도를 세분화하고 D/B화해 불량 사업장과 우수 사업장으로 구분해 재해를 관리하는 사업이다.

불량 사업장은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해 산재 재발을 방지하고, 우수 사업장에는 안전보건 감독 유예, 각종 포상 추천, 보조금 융자 신청 시 우선 지원, 산재보험료 15%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건설업종에서 자주 발생하는 추락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도내 남부 총 120여개 소규모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6억원(남부 지도원 예산)가량의 시스템 비계(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가설 발판) 대체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 사업주나 근로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안전 불감증 때문이다. 사업주가 아무리 안전보건에 투자를 해도 근로자에게 안전 불감증이 있다면 산업재해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근로자 스스로가 안전의식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이를 위해 개인보호구 착용, 안전수칙 준수 등을 철저히 해야 한다.

산업재해는 천재지변과 달리 사업주, 근로자, 안전보건 관계자가 합심하여 노력한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안전보건을 사업주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로, 근로자는 자신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투자로 인식해 노사가 함께하는 안전기업이 우리나라에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동춘 원장 프로필>

- 학력

△ 경북대학교 대학원 건축공학과(공학박사) / 건축시공 및 재료 전공

-주요 경력

△ 대림산업㈜ 건축 시공 및 공무

△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1급) 건설업재해예방실장

△ 영국 HSE(영국 보건안전청) 연수

-기타 경력사항

△ 법무부 교정위원(교육분과)

△ 법원 전문심리위원(법원 행정처)

△ 서울특별시 설계심의위원회 위원

△ 조달청 설계자문위원 및 최저가 낙찰제 입찰금액 적정심사위원(현)

△ 중앙설계심의위원(현)

- 저서

△ 건설안전기술사(한솔아카데미 출판사)

△ 건축시공학(학문사)

사진 │ 최영호 기자 yhpres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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