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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지방의원 해외연수, 제도를 바꾸자

 

지난 7일, 경기도의회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는 모두 6건의 의원 해외연수 계획을 심사했다. 이들 중 한 건만 서유럽을 다녀오는 것이고 나머지는 전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것이었다. 심사를 받는 쪽도 난감했겠지만 심사위원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집중된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의원들이 해외연수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1년에 180만원으로 한정되어 있어 이 금액 내에서 계획을 세워야하니까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외에는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금년 들어 다녀온 지역이 필리핀, 베트남, 그리고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집중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연수를 다녀오는 의원들 탓만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겠는지 고민해봐야 할 때이다. 그래서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또 그와 관련한 조례안을 제출하기도 했던 당사자로서 해법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먼저 예산의 문제다. 총액은 연간 180만원으로 묶어두더라도 그 사용에는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즉, 2년 치를 모아서 연수를 간다면 훨씬 다양하고 폭 넓은 지역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의원 임기 4년이 5개 연도에 걸쳐 있으므로 2차 연도와 4차 연도에 총 두 번의 연수를 갈 수 있도록 하면 360만원의 예산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올 수 있다. 만약 격년제 예산 편성이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면 법을 개정하면 된다. 총액에 변동 없이 집행 방법만 바꾸는 변경이라면 어떤 국민들과 도민들이 반대할까!

다음으로는 해외연수단 편성의 방법이다. 현재는 상임위별로 편성해서 연수를 다녀온다. 이렇게 가니까 대부분 의원 개개인의 관심사와는 동떨어진 연수가 되기 십상이다. 게다가 상임위원장이 함께 가다보니 어딜 가나 의전으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일반적으로 기관 방문 시 2시간 정도 할애된다. 이 중 30여 분은 위원장 인사 등 의전으로 소비되고 30여 분 돌아보고 60여 분 정도 질문과 답변을 듣는데 의원 1인당 5∼6분밖에 할당이 안 된다. 귀한 예산 들여서 멀리 갔는데 겨우 5∼6분 대화하고 돌아와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애초에 연수의 소기 목적 달성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의원들 추천을 포함, 20여 개의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 중 선택하거나, 마음에 맞는 의원들끼리 조직하고 연구해서 연수 계획을 제출하면 심사해서 허가하는 방식으로 한다면 매우 다양하고 의미 있으며 좋은 계획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특히 스스로 만들어가는 연수는 얼마나 보람 있고 또 적극적으로 연수에 참여할지 눈에 선하지 않은가! 경기도의원들을 비롯해서 전국의 광역의회와 기초의회 의원들이 배낭을 메고 공부할 곳을 찾아 도시와 오지, 부자나라와 가난한 나라, 더운 곳과 추운 곳, 첨단 기술과 원시적 삶의 현장을 누비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

문제는 행안부와 국회의원들이다. 행안부는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가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사소한 규정이나 법규에 얽매이지 말아야 하고, 국회의원들은 이런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법규가 있으면 즉시 개정하는 열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다 함께 지혜를 모아 의원 해외연수의 문제점을 해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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