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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사회적경제와 한국판 ‘크레딧 유니온’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부 및 지자체 차원의 정책 지원이 상당한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다.

사회적 가치 실현에 대한 지향성도 없이 종업원 인건비 지원만 바라보며 적절한 수익 모델을 대충 제시하여 공적기관의 정책 지원을 받는, 사실상 사회적기업 자격도 없는 단체가 지원 대상으로 설정되면서, 자기 책임을 조건으로 하는 즉 ‘금융’을 매개로 한 사회적기업 지원 정책이 절실해지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시행된 협동조합법에 의해 사회적기업과 마찬가지로 사회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경제적 부가가치도 창출하는 협동조합 역시 급속히 늘어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사회적경제 조직에 대한 퍼붓기식 자금 지원이 아닌 금융적 지원의 필요성은 더욱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적기업의 메카로 불리는 영국의 경우, 신용협동조합 형태로 조직 운영되고 있는 사회적 금융기관 ‘크레딧 유니온(Crecdit Union)’에 대해 다양한 공적 보조금을 지원하여 이들의 사회적기업 전담 투자 업무의 유효성을 높이고 있다. 즉 이들은 공적 자금을 통해 조달한 자본을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주체에 대해 경기 비탄력적인 전담 대출을 시행함으로써, 이들에 대한 기존 금융권 대출 규모의 영세성을 극복하여 이들이 자기개발을 위한 넉넉한 투자를 통해 고용 및 투자를 시행하는 경제조직으로서의 완결성도 높여 지속가능한 주체로 발전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적 경제조직에 대한 이 같은 공적 금융시스템이 결여되어 이들에 대한 대출은 주로 일반적 금융시장에서 이루어지는데, 이곳에서의 사회적기업 대출은 높은 신용위험, 낮은 수익성, 낮은 유동성으로 인식되면서 조금만 금융 지원이 이루어지면 사회적 경제적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주체임에도 제대로 된 금융서비스를 받지 못 하고 있다. 이는 우리 금융시장에 사회적 경제조직이 사회적 가치 제고를 통해 계속기업으로 장기적인 존속이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대출을 받았다 할지라도 대부분 사회적기업의 경우, 대출금 형식의 자본조달에 따른 원리금 상환이 굉장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적기업의 자금조달 지원은 정부 보증기관을 통해 자금만을 대량 공급하는 것과 민간조직을 통해 자금지원과 추가적인 경영컨설팅을 동시에 소량 공급하는 것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양자 모두 수평적 위치에서 사회적 경제조직의 자본조달을 체계적으로 지원하지 못 하고 있으며, 조달된 재원의 효율적 관리 및 배분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새 정부는 사회적기업 및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조직을 지원하고 이를 통한 사회 및 경제 활성화에 관한 정책을 입안하고 수행하는 ‘사회적경제 위원회’를 설치하여 그 산하의 전담 금융기구를 통해 우리 사회적 경제조직에 대한 자본조달 지원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 같은 공적 금융지원을 위해서 정부가 사회적 경제조직에 투자하고자 하는 재원을 다양한 형태로 집중시키는 가칭 ‘사회적경제 개발기금’을 설치하여 투자자에게 사회적 경제조직의 자금조달 형태와 무관하게 기금의 채권을 지급하여 투자금에 대한 유동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적 경제조직 당사자는 위의 기금을 통한 직접적인 자금조달이 아니라 사회연대은행 등의 민간 마이크로파이낸스조직 및 지역밀착형 은행 등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면, 조달된 기금의 재원은 신용보증에 따른 대위변제 준비금으로 적립하고, 이자상환조건부 대출에 필요한 자금은 풍부한 금융기관 자금을 활용함으로써 보증배수만큼 사회적 경제조직의 자본조달 규모를 확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영국에서 경쟁력 있는 다양한 사회적경제 조직이 지속가능한 형태로 발전해나갈 수 있었던 것은 공적 기금을 자금원으로 하여 글로벌 차원의 자금 흐름으로부터 자유로운 크레딧 유니온과 같은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의 전담 대출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여기서 이들 전담대출 기관의 동력이 ‘사회혁신’을 목표로 하는 다양한 명분의 공적 기금 정책에 의해 확보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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