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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과거 안보’가 ‘현재 안보’보다 소중하다?

<파주시장 외유에 대한 단상>

 

이인재 시장은 지난 10일부터 7박9일간의 일정으로 외국출장을 떠났다.

파주시는 영국 글로스터시 6·25박물관 건립에 1억5천600만원의 성금을 전달하고, 스페인·프랑스에 신규투자 유치사업 및 신도시 운영 우수 사례 견학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출장비 총액 7천300만원이다. 시민 성금 1억5천600만원을 전달하기 위해 시민 세금 7천300만원을 쓴다? 과연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평소 이인재 시장은 외자 유치와 국·도비 유치에 각별한 노력을 해왔고, 이에 적지 않은 성과를 내어 시민들에게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외유에 대해서는 시민단체를 비롯한 시민들과 지역지들의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그것은 근래의 정세가 평소와 다르기 때문이다.

3월 6일 북한군 최고사령부가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한 데 이어 핵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위협했고, 이에 합동참모본부는 북의 도발 시 ‘원점, 지원세력은 물론 지휘세력’까지 단호히 응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7일, UN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강도를 한층 높인 결의 2094호가 채택됐다. 11일에는 키 리졸브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고, 한반도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넘쳐났다.

이런 정국에서 이인재 시장은 영국 외유를 간 것이다.

옹진군수는 지난 7일 미국으로 안보강연을 떠났다가 비판여론이 일자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11일 중도 귀국한 바 있다. 고양시 최성 시장은 자매결연과 관련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접경지역의 단체장으로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 민생을 챙기기 위해 미국방문을 전격 취소했다.

모두 외교적 결례를 감당하며 주민의 안전을 우선한 결정이었다.

안보위기 상황에서 접경지 지역의 단체장들은 그 누구보다 긴장하고, 비상대비태세를 점검하는 등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파주시장도 접경지 단체장에 걸맞게 결정했어야했다. 시민이 모은 성금은 ‘6·25 박물관 건립 지원위원회’의 위원장이 전달해도 되었다.

스페인 투자유치나, 프랑스 신도시 우수 운영 벤치마킹은 이 시국에 더더욱 외유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

이번 시장의 외유는 임시회 기간과 일치한다. 이인재 시장은 작년 정례회 때도 투자유치를 명목으로 미국으로 출장을 갔었다. 올 3월 임시회는 본회의 출석조차 안 한 채 외유를 갔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가 기관분립형으로, 집행기관과 의결기관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 운영되고 있다.

지방의회는 ‘집행기관을 감시 통제함으로써 주민의 실제적인 이익과 합치되게 하려는 유일한 주민의 대표기관이다.

의회를 존중하는 것은 시민을 존중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의회 개원기간 중 외유를 한다는 것은 시민과 시민의 대표기관인 의회를 존중하지 않은 처사인 것이다.

이인재 파주시장은 ‘과거의 안보’를 빛내기 위해 1억5천여만원의 성금을 들고 7천300여만원의 출장비를 들여 영국으로 갔다.

그는 한반도에서 벌어진고 있는 ‘현재의 안보’보다 ‘과거의 안보’가 더욱 소중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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