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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50대 불안한 미래

 

요즘 요리학원에서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남자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가사와는 거리가 멀었던 베이비부머 남자들이 앞치마를 두르기 시작한 것이다. 대부분의 50대는 오랫동안 일했던 직장에서 물러나 시간적인 여유가 많다. 반대로 경제적 여유는 크게 줄어들었다. 집에 있던 부인도 일하러 나가기 시작했다. 50대 가구의 맞벌이 비율은 86%에 달한다. 이처럼 50대는 사회·경제적으로 변화가 큰 시기고 일자리가 불안정한 시기다. 이 같은 50대의 불안은 작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82%라는 기록적인 투표율로 연결된 바 있다. 60세 이상 고령층만 선거권 있는 것이 아니다. 700만이 넘는 50대 베이버부머의 목소리도 좀 들어달라는 것이었다.

불안한 50대의 행복은 최저 수준이다. 2007년부터 6년째 계속되고 있는 현대경제연구원의 ‘경제적 행복지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20대의 행복감이 가장 높고, 50대와 60세 이상 고령층의 행복감은 가장 낮다. 작년 말 조사 결과는 100점 만점에 40점에 불과했으며, 연령별로 보면 20대는 46점으로 가장 높았지만 50대와 60대는 36점으로 가장 낮았다. 그런데 소득수준을 보면 50대가 가장 높다. 50대가 돈을 가장 많이 벌고 있음에도 주관적으로 느끼는 행복감이 가장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의 행복인프라, 즉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요인들을 소득수준, 소득의 분배 상태, 소비수준, 고용의 안정성, 노후준비 상태 등 5가지 지표를 중심으로 다른 젊은 세대들과 비교·분석해 보았다.

먼저, 소득수준을 보면 50대가 가장 높았다. 2011년 현재 전체 가구의 평균 소득을 100이라고 했을 때 50대 가구주는 117로 가장 높았고, 60세 이상 가구주는 65에 불과했다.

두 번째 행복인프라로서 소득의 분배 상태를 살펴보자.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참기 어렵다고 했다. 소득의 분배 상태를 보여주는 중산층의 비율은 20대에서 50대, 60대로 갈수록 낮아졌다. 그리고 50대는 소득 양극화가 심한 세대다. 50대는 고소득층의 비율이 가장 높았지만, 중산층의 비율은 두 번째로 낮았다.

세 번째로 소비와 그에 따른 생활수준을 보면, 소득수준이 높은 50대의 소비수준은 높지 않았다. 전체 소비 중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엥겔지수가 높을수록 소비여력이 부족하고 생활수준은 열악하다는 뜻이다. 50대의 엥겔지수는 60세 이상 고령층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오락이나 문화, 외식에 쓰는 돈의 비중은 낮았다. 50대의 경우 들어오는 돈은 가장 많지만, 아이들 교육과 결혼준비 등으로 문화생활을 할 정도의 여유가 없는 팍팍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네 번째 행복인프라는 일자리다. 사실 고용의 안정성은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고용률은 40대가 가장 높아 정점을 찍은 후에 50대, 60대로 갈수록 낮아졌다. 50대부터 점차 직장에서 밀려난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상용직 비율은 감소하고 비정규직 비율은 증가해 안정적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50대는 안정적인 일자리에서 점차 불안한 일자리로 밀려나기 시작하는 세대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노후준비를 보면 60세 이상이 가장 심각하다. 50대는 60대보다 나은 편이지만, 노후준비가 두 번째로 취약한 세대다. 다른 30대나 40대 젊은 층과 비교하면 50대의 퇴직연금 가입률이 떨어지는 등 노후준비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편이다.

이처럼 5가지 경제지표를 중심으로 세대별 행복인프라를 비교해 본 결과, 50대와 60세 이상의 고령층일수록 일자리와 노후준비가 취약했다. 50대는 소득을 제외한 분배, 소비, 고용, 노후준비 등 4개 지표에서 60대 다음으로 취약했다. 50대는 좋은 일자리에서 밀려나기 시작하는 세대다. 50대의 취약한 고용 안정성을 보완해야 한다. 임금피크제 확산과 정년 연장을 검토해야 한다. 2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살려 다른 직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며, 새로운 자격을 갖춰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직업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50대는 계속 일할 수 있는 젊은 나이이며, 3년이면 50%가 없어지는 자영업으로 내몰리거나 은퇴하여 등산하기에는 너무 빠른 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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