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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당신은 어떤 지도자입니까

 

선우후락(先憂後樂)이란 말이 있다. ‘근심할 일은 남보다 먼저 근심하고, 즐길 일은 남보다 나중에 즐긴다’는 지사(志士)의 마음씨를 일컫는 말이다. 이 말은 지도자나 공직자들의 필수적인 덕목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권력을 가진 자는 항상 백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물러날 때는 자신의 업적을 돌아보고, 혹시 부지중이라도 자신으로 인하여 괴로워하거나 슬퍼하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절대 경망스러운 행동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리더에게 있어 힘은 자기 자신이 아닌 민중으로부터 나온다. 민중의 지지 없이 어떤 리더도 존속될 수 없다.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힘이 진정한 힘인 것이다. 권위는 스스로 주장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타인으로부터 얻어진 존경심이 바로 권위의 근본이다. 진정한 지도자는 먼저 희망과 비전을 심어주고 현실에서는 공평하게 나누는 마음의 소유자라야 한다.

리더 자신이 선비 같은 맑음이 있어야 조직에도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것이다. 잔칫집에 다녀온 주인이 하인들 배고픈 줄 모르고 잔치 음식을 실컷 먹고 왔으니 밥을 짓지 말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진정한 지도자란 부하들과 똑같이 갈증을 느끼고, 배고픔을 느끼고, 피곤함을 느낄 줄 알아야 한다.

만약 배를 만들고 싶은 리더가 있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게 하거나 힘든 일을 하도록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백성들을 동원하여 벌목을 해오도록 하는 지도자는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현명한 지도자는 백성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주는 일을 할 뿐이다. 이런 지도자에게 희망을 느낀 백성들은 어떠한 고난이 있더라도 기꺼이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래서 지도자는 백성이 행복하기 전에는 결코 먼저 행복해서는 안 되는 ‘선우후락’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어떠한 역경에서도 불만을 품지 않고, 영달을 해도 기뻐하지 않고,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성공을 해도 자만하지 않는 사람만이 진정한 지도자로 추앙받을 수 있는 것이다.

중국 남북조시대 ‘양일’이라는 유명한 정치가가 있었다. 그가 광저우의 군수로 재직할 때, 한 번은 흉년이 들어 굶어죽는 사람들이 발생하자 실무자들의 반대와 조정의 승낙 없이 “나라의 근본인 백성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창고를 여는 것이 죄가 된다면 내가 그 죄를 받겠다”며 창고에 있는 양곡을 방출하여 이들을 구제했다고 한다. 또한 민폐를 없애기 위해 감시원을 곳곳에 배치하여 군대나 공무원이 지방에 갈 때는 반드시 자기가 먹을 식량을 지참하게 하였다고 한다.

누구든지 현직에 있을 때는 사람을 평가하기 쉽지 않다. 올바른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 끝나지 않은 일에 대한 예단은 금물이다. 개관사정(蓋棺事定)이란 말이 있다. 시체를 관에 넣고 뚜껑을 덮은 후에야 그 사람의 살아있을 때의 가치가 비로소 판명된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겸양지덕에, 마음이 너그럽고 어질며 도량이 큰 관인대도(寬仁大度)였는데, 권력의 맛에 길들여지면서 안하무인이 되어 고립무원(孤立無援)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은 성하고 좋았다가 뒤로 갈수록 쇠하고 나빠지는 그런 사람들을 하도 많이 보아서 해보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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