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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청와대, 왜 이러나

 

요새 사람들이 모이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에 대한 얘기들을 많이 한다. 지지율이 낮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서 나는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후보시절부터 본래 콘크리트 지지율이라는 말을 들어왔기 때문에 일정 수준이하로 지지율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일정수준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지율이 순식간에 치솟는 일도 없다.

이런 것은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때에도 관찰됐던 현상이고, 그래서 지역에 기반하거나 아니면 고정 지지층이 있는 정치인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상당한 지지율 상승이 있었다. YS의 경우는 최초의 문민정권이라는 측면에서 그리고 DJ의 경우는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적 요인이 지지율의 급격한 상승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경우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지만 그것이 문민정부나 외환위기와 같은 드라마틱한 반전 혹은 반전을 기대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에 취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후보 시절이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지지율을 퇴임 시까지 유지한다면 최고의 칭송받는 대통령으로 남겠지만 여기서 더 떨어진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실례로 외환위기 시절에 정권을 넘겨준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지지율이 10% 이하까지 떨어졌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23%의 지지율을 보이며 퇴임했다. 그렇기 때문에 박 대통령도 고정 지지층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코 이런 지지율이 계속 유지되리란 법은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일이 없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국민들과의 눈높이를 잘해야 한다.

지금 청와대가 하는 짓을 보면 그것과는 동떨어져 보인다. 예를 들어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처리문제만 봐도 그렇다. 직무와 관련해서 아는 것이 없다는 점은 고사하고 도대체 국무회의가 어떤 인적구성으로 꾸며지는 것도 모르고, 뭐 하는 곳인지도 알지 못할 뿐 아니라 국회의원의 질문에 비웃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걸 보고도 이 사람 정도면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전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신생 부처인 해양수산부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란다. 그런 명분도 이해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해양수산부 문 여는 것보다 국민이 정부에 신뢰를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런 식으로 자꾸 행동하면 국민들은 박근혜 정부에 대해 신뢰를 보내지 않고 결국은 실망할 것이 확실하다.

이런 종류의 문제가 또 있다. 바로 청와대가 얘기하는 말들 중에는 정말 기상천외한 것들이 종종 끼어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지난 3일 ‘고위 관계자’ ‘핵심 관계자’ 등을 인용한 언론 보도를 거론하면서 기자들에게 “관계자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 달라”고 주문한 걸 봐도 그렇다. 이 말을 가만히 되씹어 보면 기자들이 “청와대 관계자”라는 이름을 빌려 일종의 소설을 쓸 수도 있다는 식으로 들리는데, 만일 이런 해석이 맞는다면 이는 언론에 대한 모독이자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는 발상이다. 특히 이런 발상은 취재원 보호라는 언론계의 상식과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취재원 보호라는 원칙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과도 직결되는 것이다. 즉, 공식적으로 얘기하기 곤란한 것을 익명으로 말하고, 이를 보도하는 것은 국민들의 알권리 차원에서 언론의 정당한 임무수행 과정이라는 것이다.

청와대에는 언론인 출신 대변인이 두 명씩 있음에도 이런 말을 서슴없이 한다는 것은 언론의 정상적 기능 수행보다는 청와대의 과잉 비밀주의가 더 우선한다는 간접적인 표현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이런 식으로 청와대가 비밀주의를 계속 고수한다면 앞으로 더욱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거기에 대응하느라 청와대는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지 않으면 역대 최저의 지지율로 청와대를 떠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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