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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민생체험 현장학습을 다녀와서

 

 

 

야호! 드디어 한 고비를 넘겼다. 사무관 의결을 통과하고 새삼 학생으로 돌아와서 부담백배의 첫 시험을 무사히 끝낸 뒤 민생체험 현장학습 길에 오른 것이다. 흔히들 사무관 의결을 통과했는데 교육에 무슨 부담이 있느냐고 하겠지만, 막상 접해보면 그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대부분 50을 전후한 나이지만 행여 질세라 열심히 앉아서 강의를 듣는 모습은 오히려 초롱초롱한 초등학생들보다 더 열의 있고 활기에 차 있었다.

첫 번째 도착지는 청렴문화의 고장 전남 장성이다. 사무실에서 무수히 접한 청렴교육을 여기서 또 받는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의 기대감조차 없이 전라남도기념물 제198호인 장성 박수량 백비 앞에 서게 되었다. 박수량은 38년간 공직에 머무르면서 명예와 재물에 관심이 없는 청렴한 공직자로, 그가 세상을 뜨면서 묘도 크게 쓰지 말고 비석도 세우지 말라는 유언에 사후 명종이 크게 감동하여 백비를 하사했다고 한다. 이 백비는 왕이 내려준 비신에 비문이 없는 우리나라 유일한 비(碑)라고 한다. 우리들은 백비 앞에서 고개를 숙여 바르고 청렴한 공직자로서의 자세를 다짐했다. 공직자로서 다시 한번 초심으로 돌아가서 유혹의 순간 말없이 서있는 저 백비를 한번 떠올리며 털어버리는 건 어떨까?

둘째 날 함평생태공원을 찾았다. 함평생태공원은 함평나비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축제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함평나비축제야말로 효율적인 지역마케팅을 위한 브랜드가 아닌가? 이번 우리 분임이 발표하는 과제가 도시브랜드이니 만큼 더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생태공원을 관람하게 되었다. 올해로 벌써 15회를 맞이하는 함평나비축제는 지난해 직접 수입 22억원, 지역경제 유발효과 574억원, 고용창출 2천200여명으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크고, 세계축제협회 주관 세계축제도시로 선정됨에 따라 지역 브랜드 가치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글로벌 도시브랜드 시대다. 앞으로의 도시경쟁력은 산업화의 정도나 인구수가 아니라 부산은 부산답게, 인천은 인천답게 보일 수 있는 다양한 도시공간이 도시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아동복지시설인 행복원으로 이동했다. 고창 행복원은 미취학 및 초·중·고생 40여명이 머무는 시설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꿈으로 가득한 그곳에서 그 아이들의 생활에 아주 작은 도움이나마 되고자 잠깐의 시간을 내어 이불빨래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셋째 날, 우리는 군산~부안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인 새만금으로 향했다. 새만금 개발사업은 33.9㎞의 방조제를 축조하여 간척토지와 호수를 조성하고 여기에 경제, 산업, 관광을 아우르는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비상할 글로벌 명품 새만금을 건설하려는 국책사업이다.

마지막 날 현장확인코스는 슬로시티 전주 한옥마을. 전주 한옥마을은 을사늑약 이후 일본인들이 최대 상권을 차지하면서 세력을 확장하니 그에 대한 반발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주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촌을 형성하기 시작하면서 비롯되었다. 일본인 주택에 대한 대립의식과 자긍심의 발로로 생겨난 곳이 바로 한옥마을인 것이다. 아마도 예스러운 것의 스타일리쉬와 패셔너블이 여기에 모였다고나 할까. 엔틱 소품과 고풍스런 건축물이 우리 것의 아름다움에 대한 절정을 보여줬다.

항상 공무원들의 행정은 ‘탁상행정’, ‘이론뿐인 행정’이라고 한다. 비록 민생체험이라는 표현을 하기에는 미흡하고 짧은 일정이었지만 직접 몸을 움직여서 청렴의 장을 다녀오고, 봉사도 하며, 과제 수행을 위한 선행학습도 하면서 우리는 현장행정을 몸소 체험했다. 또한 예비 사무관으로서 포부도 가져보고, 무엇보다 소중한 인연의 끈인 동료 교육생들과의 돈독한 우정도 맘껏 쌓게 되었다. 이러한 귀한 인생의 동반자와 마음속의 뜨거운 열망을 가슴에 안고 다시 우리는 뛰어가고 있다. 강의실로 그리고 우리의 생업현장인 시청과 도청, 그리고 구청으로! 앞으로 후회 없고 멋진 사무관의 포부를 가슴에 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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