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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경제 위기, 청렴으로 넘자

 

 

 

한국 사회의 부패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어느 정도일까? 베를린에 본부를 둔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12년도 국가청렴도(CPI)에서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6점으로 176개국 중 45위를 기록했다. 작년보다 2단계 추락한 성적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가입한 세계 34개국을 놓고 보아도 한국의 청렴도 수준은 OECD 평균 6.9점보다 1.5점이나 낮은 5.4점으로 27위에 머물러 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OECD 국가 중 10위임을 고려한다면 청렴도에 크게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다.

청렴도가 낮으면 무엇이 문제일까. 공직자가 청렴하지 못하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진다. 고대 정복국가시대나 근세 제국주의시대는 군사력이 그 나라 국력의 원천이었다. 하지만 이제 한 나라의 국력의 원천은 국가 경쟁력에 있다. 청렴도가 7.0일 경우 경제성장률 1.4%가 상승(한국개발연구원)하며, 청렴도 1점 상승 시 1인당 교역 31%, 외국인 투자 관심도 26%, 1인당 GNP 25%가 상승(반부패행정시스템연구소-서울시립대)한다. 또한 청렴도 1점 상승 시 1인당 국민소득이 4천713달러 상승(한국행정학회)하는 등 국가청렴도는 경제성장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최근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국가청렴도에 대한 관심도가 증대하고 있는 이유이다.

세계는 이제 글로벌 경쟁시대다. 그러다보니 각 나라의 국가 청렴도는 국가경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부패문제는 더 이상 나라 안의 문제만이 아니다. 부패는 공정성을 잃게 하고 경쟁력을 약화시켜 결국 국가신인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고, 국가신인도가 낮으면 그만큼 해외자본 유치가 어려워진다. 뿐만 아니다. 이미 들어와 있는 해외 자본도 바깥으로 빠져나가 나라 경제 전체가 타격을 받게 된다. 이미 우리는 외환위기를 통해 그런 위기상황을 경험했다. 이렇듯 부패는 이제 도덕적인 문제이거나 정치권 등 특정 분야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부패로 인해 나라 전체가 지불해야 하는 경제적 비용을 생각할 때 국가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독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1997년 전반기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경제는 대망의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자랑했다. 국민 모두가 보람과 함께 2만 달러, 3만 달러 시대에 대한 희망에 부풀었다. 그러나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여겨오던 금융위기가 우리나라에 닥치면서 모든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1998년 말에는 국민소득이 6천500달러로 줄어들었으니, IMF시대 돌입 후 국가경쟁력이 얼마나 상실됐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정경유착이라는 부패구조가 나라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은 근본적인 원흉이 되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다산 정약용은 청렴이란 모든 관인의 근본이면서 모든 덕의 원천이라 하고, 청렴하지 못하면 유능한 관인이 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민중들로부터 도둑으로 지목받아 더럽다고 할 것이니, 얼마나 부끄러운 노릇이냐고 경계했다. 더욱이 윗사람의 명령이 민심을 크게 자극하고 민생에 심한 피해가 생기는 경우에는 관직을 그만 두라고 했다. 다산은 이것이 관인이 위민하는 근본에 접근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는 오늘날 공직자들이 청렴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각종 부정부패, 무사안일주의, 예산의 낭비·유용 등 문제에 해법을 제시해 준다. 다산이 강조하는 공직자의 청렴성은 시대를 초월하여 높은 규범적 가치를 지닌다. 공직자의 청렴성은 곧 국가 경쟁력이 미치는 바가 크므로 청렴은 공직자의 중요한 덕목인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 달러 대에서 수년간 머무르고 있는 것도 결국 부패방지와 관련된 기반이 부실하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있다. 세계 무역 12위의 경제규모나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 위상 그리고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열정이 필요한 시기다. 청렴은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며, 선진국 진입을 위해 반드시 이룩해야할 목표다. 이러한 청렴국가를 만드는 것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안 되며, 우리 모두의 몫이다. 청렴국가에서 사는 선진국 국민들의 삶이 부럽다면 우리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 나와 나의 가정, 직장, 사회생활 속에서 부패를 몰아내고 청렴을 채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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