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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경기도의회 사무처 주무관

 

“경기도청에 갤러리가 개관되고 제가 첫 전시회를 열게 돼서 영광입니다. 저만의 색깔을 표현할 수 있는 작품도 만들고 재능기부도 펼쳐 나가려고 합니다.”

지난달 15일 경기도청 제3별관 1층에 리모델링을 거쳐 탄생한 ‘갤러리 별’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4G 찾아가는 융합행정’의 일환으로 새롭게 꾸며졌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갤러리가 문을 여는 데 도 공무원들이 기획부터 디자인, 조명설치, 가구제작, 작품전시, 도서기증 등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취미로 시작한 미술··· 첫 개인전까지 개최

갤러리 별의 오픈 첫 전시에는 도의회사무처 총무담당관실 의전팀에 근무 중인 이영진(46·여) 주무관의 재능기부로 회화 6점이 걸렸다.

이 주무관은 “도청에 갤러리가 생겨 작품을 걸게 될 줄은 몰랐다”며 “직원들은 물론, 민원인 등 많은 분들이 갤러리에 들러 제 작품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2008년 취미로 미술을 시작한 이 주무관은 2010년 도 문화예술과에 근무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그는 군포지역의 예여울회와 열린화가회 등 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 단체 전시회는 물론, 지난해 12월 인사동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첫 개인 전시회도 개최했다. 회원전은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는 반면, 개인전은 자신만의 색깔을 나타낼 수 있다고 했다.

이 주무관은 “회원전을 할 때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니 잘 몰랐는데, 개인전은 성취감이 있었다”며 “아무래도 직장생활 중에 준비한 것이라 아쉬운 부분도 많았지만 제 개인만의 색깔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첫 개인전을 위해 그는 퇴근 이후 보통 새벽시간까지 작품 준비를 하는 등 시간을 쪼개 10여 점을 전시했다. 그의 이 같은 열성적인 노력은 지난해 5월 열린 공무원미술대전에서도 실력을 뽐냈다.
 

 

 

행안부 미술대전서 '빨간 장화' 입상

이 미술대전은 행정안전부 주최 하에 매년 전·현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서예한글, 문인화, 서양화, 공예 등 7개 분야로 나눠 열리고 있다. 이 주무관은 서양화 부문에서 비온 뒤에 빨간 장화가 놓여있는 ‘빨간 장화’를 출품해 당당히 입상했다.

그는 “공무원으로서 그림으로 또 한 번 인정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며 “앞으로는 서양 미술사와 서양 작가 등에 대한 공부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이 주무관의 계획은 재능기부다. 독학으로 그림을 그려온 그는 “미술은 30대 후반에도 창의성·예술성 등 재능이 나타나는 만큼, 재능기부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함께 배가 되는 기쁨을 나누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평소 일상에서 영감을 얻고 있는데, 현대인들이 바쁘게 움직이다보니 주위를 둘러볼 시간도 없는 것 같다”면서 “그런 사소한 것에서도 소재를 찾아 그림으로 표현해 관람객들에게 사소한 것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인 딸과 함께 미술을 하고 있는 이 주무관은 가족이 있어 그림이 더 즐겁단다. 그는 “초기에는 동호회원과 작업실을 마련해 그림을 그렸는데 일과 병행을 하다 보니 집에서 그림을 그리게 됐다”며 “집에서 그리다보니 집안에 작품을 늘어놔도 항상 남편과 딸이 응원해주고 지지해줘 힘이 난다”고 한다. 그러면서 평소 입시미술을 하고 있는 딸에게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이 주무관은 또 “가족들이 이제는 다들 적응이 돼서 알아서 환기도 시켜주곤 한다. 간섭 등이 있으면 미술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가끔 남편이 ‘작은 그림은 그릴 생각이 없느냐, 그림 선물할 데는 없느냐’고 장난 섞인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고 웃음 지었다.
 

 

 


예술의 창조는 '붓 아닌 아이디어에서'

이 주무관은 1년에 평균 15~20여점의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달 14일까지 도청 전시회를 끝낸 그는 예술의 창조는 붓이 아닌 무궁무진한 아이디어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일상생활 작품과 함께 증오와 질투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화폭에 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실제 그는 상처받는 ‘아픔’을 담아내고자 붓을 쓰지 않고 나이프로만으로 작업한 작품을 도청 갤러리에 건 것처럼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이 주무관은 “도청에 갤러리가 생겨 작품을 전시하게 될 줄은 몰랐다. 좀 쑥스럽기도 하고, 준비할 시간이 넉넉했으면 새 작품을 걸어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마음도 있었다”면서 “작품활동을 통해 많은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작품을 시도해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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