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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예능프로 ‘남자 바람’이 분다

‘아빠어디가’ ‘진짜사나이’ 등
남성 내세운 프로그램 ‘주목’
“과거 ‘무도’‘1박2일’
남자 노는 모습 꾸몄다면
지금은 여성의 시선으로
남자를 바라보는 감정 살려”

 

 

TV 예능 프로그램에 부는 ‘남자 바람’이 거세다.

지난 1월 첫선을 보여 방송·광고계에 ‘부자 열풍’을 일으킨 MBC TV ‘일밤 - 아빠 어디가’를 필두로 혼자 사는 남성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조명한 MBC ‘나 혼자 산다’, 군대를 소재로 삼은 MBC ‘일밤 - 진짜 사나이’·tvN ‘푸른 거탑’ 등이 잇따라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는 것. 그 가운데에는 ‘아빠’와 ‘군대’라는 두 가지 대표적인 ‘남성 코드’가 자리 잡고 있다.

▲ 남자,예능계의 구원투수 활약

올해 들어 침체에 빠진 TV 예능계에서 남성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KBS ‘안녕하세요’, MBC ‘세바퀴’, SBS ‘화신’ 등 심야 토크쇼 프로그램들이 한 자리대 시청률로 고전하는 데다가 20%를 넘나들던 KBS ‘개그콘서트’, SBS ‘일요일이 좋다 - 런닝맨’ 등 공개 코미디와 리얼 버라이어티도 10% 중·후반대의 시청률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

특히 지난 2011년 ‘나는 가수다’의 성공 이후 이렇다 할 성공작을 내놓지 못하던 MBC ‘일밤’에게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14일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가 기록한 시청률은 각각 14.4%와 8.0%(닐슨 코리아.전국 가구 기준).

이날 첫선을 보인 ‘진짜 사나이’는 같은 시간대 전작 ‘매직콘서트 - 이것이 마술이다’가 지난해 12월 첫 방송에서 기록한 5.7%보다 2.3%포인트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7일 처음으로 시청자를 만난 KBS ‘개그콘서트’의 새 코너 ‘나는 아빠다’도 주목받는다.

박성호·홍인규·송준근·김대희 등 네 명의 개그맨이 군복을 입고 등장해 ‘자식 사랑’을 늘어놓는 이 코너는 ‘아빠’와 ‘군대’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절묘하게 조합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지난 14일에는 전파를 탄 17개 코너 가운데 3위에 해당하는 20.7%의 시청률을 올렸다.

▲ 남자의 삶, 호기심·공감대 자극

남성 출연자들이 TV 예능을 독식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KBS ‘해피선데이 - 1박2일’, MBC ‘무한도전’ 등 주요 리얼 버라이어티는 남자 출연자들로 채워졌다. 주요 토크쇼의 메인 MC도 강호동·유재석·신동엽 등 남자 방송인이 꿰차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부는 바람은 출연자 개인의 색깔보다 ‘남성의 삶’ 자체를 조명했다는 데에 차이가 있다. 기존 리얼 버라이어티와는 달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출연자들의 생활상을 담백하게 담아냈다.

‘진짜 사나이’에서는 김수로, 서경석, 류수영, 엠블랙의 미르, 호주 출신 방송인 샘 해밍턴 등 여섯 명의 출연자가 5박6일 동안 국군 장병과 똑같은 일정을 소화한다. 특히 관찰 카메라로 이들의 24시간을 생생하게 담아낸 점은 웃음의 포인트. 미필 아이돌과 외국 출신 방송인의 군대 체험기는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김민종 PD는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여성 시청자도 남자의 (군대 관련)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명을 잘해서 재미를 같이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태원·이성재·김광규·데프콘·서인국 등 각자 다른 사연으로 혼자 사는 남성들의 삶을 관찰한 ‘나 혼자 산다’는 ‘남성’ 연예인의 삶도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며 공감대를 자극한다.

특히 여성 연출자인 이지선 PD가 바라보는 남성의 삶은 주된 TV 시청층인 여성의 시선과도 맞닿아 있다. 여성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남성의 공감을 이끌어 내 시청자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것.

‘푸른 거탑’의 민진기 PD는 군대 같이 남성적인 소재에 대해 “남자들은 불 같은 시간을 보낸 애증 어린 추억이 있을 것이고, 여성들은 20대 때 남자 친구를 군대에 보낸 기억이 있을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대중에게 호소할 수 있는 매력적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예능은 ‘멈추기’ 혹은 ‘일상 조명하기’ 식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과거 ‘무한도전’이나 ‘1박2일’이 남자들이 노는 모습을 꾸몄다면, 지금은 여성의 시선으로 남자를 바라보는 감정을 넣어 만든다. 어차피 여성 시청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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