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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미국행과 여의도행을 보는 두 시선

 

4월 국회를 겨냥한 지방정부의 발길이 어느 때보다 달아오르고 있다. 여의도는 온통 전쟁통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 52일 만에 여전히 논란 중인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임명, 취임식을 가짐으로써 온전(?)한 내각 구성을 완료했다. 새 정부의 첫 국회 업무보고도 속속 이뤄지면서 여의도는 지금 공무원들로 넘쳐난다. 웬만해선 점심 한 끼 때우려고 식당 한켠을 차지하기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2009년 금융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28조4천억원 규모의 ‘슈퍼 추경’ 이후 두 번째로 규모가 큰 20조원 규모의 올해 추가경정예산안도 국회에 제출돼 앞서거니 뒤서거니 대국회 로비전이 펼쳐지면서 전쟁통을 방불케 한다. 다음 주부터는 소관 상임위와 예결특위로 이어지는 추경안에 대한 본격 심사가 이뤄진다. ‘4월의 전쟁’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두 가지 장면이 교차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17일 저녁 미국 시애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주말을 낀 21일까지 5개 기업들과 2억5천여만 달러짜리 투자유치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워싱턴주와의 교류협력 및 워싱턴주립대와 기업지원 방안 등을 논의한 뒤 인근 벨링햄시에 자리 잡은 한국전 전쟁고아 기념비를 찾아보는 등 빠듯한 일정에 들어갔다. 애초엔 미국에 이어 브라질,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등 남미 3개국도 순방하면서 섬유산업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에 생명다양성 조사 및 모바일게임 업무협약 등도 맺을 예정이었다. 이미 지난해 말 도 고위관계자들이 해당지역의 출장을 통해 사전 정지작업도 모두 마친 상태다. 사실상 도장 찍고 사진 찍을 일만 남은 셈이었다. 도 산하기관인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및 경기콘텐츠진흥원,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 관계자들도 대거 동반키로 했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개성공단 조업중단 등 ‘북한 악재’가 민감한 시기의 도정 최고책임자 부재라는 부담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

같은 날,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서울을 찾았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정부 부처와 국회를 오가며 ‘돈줄잡기’에 매달렸다. 온종일 여의도 국회의원실만 10곳 넘게 찾아 ‘눈인사’와 함께 추경 심의를 앞둔 예산 확보에 매달렸다. 박 지사가 직접 나서 이렇게 발품을 판 데는 팍팍한 도정살림 때문이다. 재정난에 지역현안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국고 지원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지방정부의 현주소다. 여기에 더해 박 지사는 기획재정부 출신의 재정통인 권오봉 경제부지사에게 지역현안 사업비를 따낼 때까지 아예 서울에 살림을 차리라고 했단다. 역시 같은 날, 강운태 광주시장은 소속당뿐 아니라 타당의 야당의원들도 참석한 정책간담회를 갖고 추경확보 공조에 총력을 쏟기로 의기투합했다.

현재 경기도의 추경 전쟁은 이재율 경제부지사가 일찌감치 참전(?)에 나서 실·국장들과 함께 분주하게 뛰고 있다. 역점 처리법안과 함께 투 트랙 공략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웬만한 소재지 추적에 여의도라는 답변이 적지 않다. 그런데 어찌 보면 이 부지사는 반쯤은 ‘붕 떠있다’는 셈이다. 이미 김성렬 행정1부지사와 함께 안전행정부 행이 내정돼 있는 탓이다. 늦어도 다음 주엔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아무리 현업에 충실하려고 한다 쳐도 속내 한켠에는 복잡한 심사가 꿈틀댈 수밖에 없다. 이번 김 지사의 미국 출장길에 함께 나선 전성태 도 경제투자실장도 안행부 전출대상자다. 결코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는 경기도정의 역할분담이다.

‘여의도 정치’에 10년 잔뼈가 굵은 김 지사의 무심(?)한 행보를 놓고 국회의 볼멘소리도 적지 않다. 올 들어 두 차례나 정책협의회를 마련, 도내 의원들과 현안 공조에 나서기도 했는데도 말이다. 너무 잘 알기에 의원실 한번 찾지 않는 게 아니냐는 쓴소리부터 경기도의 사정이 직접 총대를 메지 않아도 될 만큼 ‘튼실’하거나 도와 당·정 삼각공조의 성과라는 반어적 비유도 나온다. 미국행에 앞서 2006년 김 지사의 취임 이후 171억 달러의 해외 투자유치를 통해 6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같은 기간 경기도가 전국의 신규 일자리 182만개 중 48%를 만들어내는 데 이 같은 투자유치 행보에 힘입었다는 자평은 좀 너무 나갔다 싶다. 장사 잘되는 맛집은 입소문부터 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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