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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관석(55) 경기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지구 환경을 보존하고 세계 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그린피스, 야생동물과 환경을 보호하는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WWF), 생태계를 보호하고 평화를 실현하는 녹색연합. 이들은 모두 환경보호단체다. 이들 외에도 환경단체는 여럿 있다. 지역과 명칭만 다를 뿐,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을 이루려는 마음은 다 같을 것이다. 산업화가 진행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은 다양한 방법으로 편의와 이익만을 좇아 자연을 파괴했다. 그 결과, 온난화와 사막화 등 이상 현상이 발생하고, 다양한 동식물이 멸종되면서 점차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처럼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환경단체들이 생겨났다. 경기환경운동연합도 그 중 하나다. 10여년 동안 한결같이 경기도의 다양한 환경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대응해 온 경기환경운동연합의 강관석(55) 상임의장을 만나 환경에 대한 그의 생각과 앞으로의 활동계획을 들어봤다.

상위 조직이 아닌 대표하는 조직, 경기환경운동연합

1999년 결성된 경기환경운동연합은 경기도 내 14개 지역 조직이 모여 만든 광역협의체로, 현재 회원만 3천여명에 이른다. 환경에 관심 있거나 환경의 소중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이 단체는, 각 지역 조직의 상위에 있기보다 각 지역 조직을 서로 연결해주고 조정 역할을 하는 대표자로서 존재한다. 즉, 지역 조직 그 자체가 산하기관이 아닌 경기환경운동연합의 일부인 것이다.

“경기환경운동연합이 도내 14개 지역의 상위기구냐고 하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왜냐하면 14개 지역의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저희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일을 할 때에 있어서는 함께하기 때문에 아닐 수도 있어요.”

경기환경운동연합에 대해 소개하던 강 의장은 “협의체의 강점은 민주적이라는 거죠. 서로 의견을 나누고,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서는 공동 대응을 하고… 성격 급한 사람들에게는 비효율적으로 보일지는 몰라도 함께 일하는 것에 있어서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봐요”라며 웃음 짓는다.

경기환경운동연합은 그동안 화성시 매송면의 골프장 조성사업 전면철회 촉구, 노후 원전 가동중단과 신규 원전 건설 반대, 삼성전자 불산 누출사고 은폐규탄 및 진상규명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각 지역 조직의 성과가 경기환경운동연합의 성과라는 강 의장은 경기환경운동연합에 대해 “우리는 특별히 어떤 사업을 해서 성과를 내기보다 각 지역 조직에 있는, 지역 조직에만 국한될 수 없는 현안들을 같이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라고 소개한다. 정부의 지원 없이 회원들의 순수 회비로 운영되는 경기환경운동연합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문제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 늘 존재하는 환경사안에 대해서도 토론하고 대응한다.

이어 그는 “우리가 매스컴이라든가… 이런 것에 의해 이슈 되는 것들에 대해서 집중 대응하기 때문에 그럴 때만 활동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긴 하겠지만, 우리는 생활 속에서 늘 존재하는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회원들과 함께 해결해나가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단기 이익만을 생각하는 사고가 가장 큰 문제

환경운동을 하다보면 지역 주민들과 부딪치는 일도 다반사다. 문제가 일어난 곳을 가면 항상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더 좋아하는 쪽과 덜 좋아하는 쪽, 이렇게 둘로 나뉜다. 하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몫은 오로지 설득이다. 설득은 밀어붙여서는 안 되는 것이기에, 이들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환경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인간에게 주는 이로움과 환경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해낸다.

이익에 따라 환경보다 개발을 더 중요시하는 세태에 대한 질문에 강 의장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존은 손해, 개발은 이익이라고 인식하거든요. 그런데 개발이라는 것은 단기 이익은 줄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이 주는 폐해는 막대하고, 보존이라고 하는 것은 단기 이익은 얻을 수 없지만 끊임없이 우리에게 주는 것들은 더 많은 거죠”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원전을 들었다. 강 의장은 정부가 공해를 유발하지 않고 운영비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원전을 설치했지만 원전 처리비용과 폐기 이후 폐기물 처리 비용 등을 핑계 삼아 수명이 다 된 원전을 폐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단기 이익만을 보고 진행하는 사업에 못마땅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사람들이 너무 개발의 단기 이익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과 돈에 매몰된 사고가 가장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목표는 사람과 자연의 ‘공존’

이들은 자체적으로 무엇인가를 기획해 성과를 이뤄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지역 조직의 현안들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활동하기에 지역 조직에서 벌이는 사업이 이 단체의 중점사업이다.

물론 상위 조직인 경기환경운동연합에도 활동 계획은 있다. 에너지 자립을 위해 다른 단체들과 함께 추진하는 햇빛발전협동조합을 잘 진행해 나가는 것, 최근 일어난 삼성전자 불산 유출 사태를 경고삼아 국가산업단지가 존재하는 지역들을 중심으로 산단 네트워크를 만들어 유해환경물질에 대해 감시활동을 벌이는 것. 또 4대강 사업 이후 하천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모니터링하고 감시하는 것 등이다.

이렇게 여러 사업으로 야기된 문제에 대해 환경운동을 벌이다보면 경기환경운동연합이 지자체나 정부에 신중함을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강 의장은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할 때는 밀어붙이기 식이 아니라,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의견 수렴을 해서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얻은 후에 했으면 좋겠습니다”고 자신의 바람을 소개한다.

가끔씩 ‘왜 정치에 참여하냐’, ‘환경단체를 가장해 정치를 하고 있다’며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강 의장의 생각은 이들과 다르다.

“사람들이 너무 환경과 정치, 정책을 구분해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밖에서 보는 시각에서는 정치문제일 수 있는 것들이 우리가 보는 시각에서는 환경문제일 수가 있기에, 그런 말을 들으면 안타까워요.”

이처럼 경기환경운동연합은 도내 여러 가지 문제들과 관련해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이 도내 31개 시·군의 모든 환경현안을 감당하기에는 여력이 부족하다. 그렇지만 이들은 그동안 활동해온 것처럼 그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목표를 향해.

사진 이준성 기자 oldpic316@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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