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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장영란 민주평통 과천시협의회 회장

전업주부로 지내다 적십자 과천시지회서 봉사… 사회활동 첫걸음
이후 사업가·교수·한중문예진흥원 이사장 등으로 맹활약
2005년 도내 첫 여성 평통회장 취임 ‘기록’… 평통에 새 활력

 

“민주평통 과천시지부는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봉사활동은 물론, 무뎌져가는 통일의 중요성을 젊은 세대에 일깨워 나가겠습니다.”

전업 주부에서부터 사업가까지 여러 직업과 직책을 가지고 항상 바쁘게 살면서도 주위는 꼭 돌아보며 어려운 이웃을 보듬는 진솔한 마음을 가진 장영란(57) 민주평통 과천시협의회장의 일성이다.

서울대 음대를 나온 장 회장은 자신의 타고난 음악 재능을 발휘할 틈도 없이 졸업 후 3년 만에 치과의원을 개원한 의사와 결혼, 남편을 내조하고 자녀를 키우면서 오순도순 살아온 평범한 가정주부로 일상을 보냈다.

아이들이 커 앞가림을 할 즈음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조금은 따분하다고 느낄 때 주변의 권유로 대한적십자사 과천시지회에 몸담아 봉사를 시작한 것으로 그는 사회활동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지회장 역임 시엔 홍수 등 재해현장에서 빨래와 급수, 쌀 지원, 소년소녀가장 돕기, 홀몸노인목욕, 설날 양로원 떡국 제공 등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봉사를 펼쳤다.

이후 부동산디벨로퍼로 입지를 다져 ㈜조원 F&I, ㈜씨엔비엔터테인먼트 등 회사를 설립한데 이어 평촌 올림픽스포츠센터,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롯데리아 운영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 여성 CEO로 우뚝 서는 성공을 거뒀다.

그의 역할이 커지면서 사회활동의 폭도 넓어져 사회 각계각층에서 맹활약했고 민주평통 과천시협의회장을 4번이나 연임하며 평화통일의 중요성을 시민들에게 각인시키기도 했다. <편집자 주>

 

 

 

 

 



언제나 활기차고 자신을 내려놓는 진솔함이 느껴져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눌 때마다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케 해주는 평통 장영란 회장과 지난 10일 그의 집무실에서 마주 앉았다.

전업주부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것도 모자라 가천대학교 회계세무학과 겸임교수, (사)한중문예진흥원 이사장, 과천시선관위 부위원장,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조정위원, 한국회계정보학회 이사 등등 여러 분야에서 초를 다투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그와의 만남은 쉽지 않았다.

지난 2005년 9월 평통 과천시협의회장 취임 시 경기도내 첫 여성이란 기록을 어깨에 건 사례는 지금도 회자될 만큼 화제였다.

“8대1의 경쟁을 뚫고 회장에 선정됐습니다. 아마도 사무처에서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 같아요. 평통 상임위원과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재임도 좋은 영향을 준 것 같고, 아무튼 지역을 꾸려나갈 자신은 차고 넘쳤습니다.”

취임 초 6~70대 위원들을 젊은 층으로 대부분 교체해 평통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장 회장이 4기를 연임한 8년간 붙든 화두는 거창한 구호가 아닌 지극히 낮은 자세로 시민들에게 한발 한발 다가서는 조용하면서도 의미 있는 사업을 펼치는 일이었다.

장 회장은 “평통은 권력을 가진 기관이 아니라 또 다른 의미의 봉사단체”라며 “시민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은 지극히 당연하고 평통뿐 아니라 영원한 봉사자로 남고 싶다는 게 저의 지론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취임 이듬해부터 지금까지 매년 개최하는 통일음악회와 북한이탈주민 돕기 바자회, 학생 사생대회, 안보현장 견학 등으로 평화통일 염원의 공감대를 서서히 넓혀갔다.

행사 기획력도 뛰어나 지난 2009년 ‘새봄맞이 평화통화 음악회’는 클래식과 대중가요, 올드 팝 등의 장르를 한자리에 깔아놓아 취향이 다양한 관객을 끌어 모았고 과천경찰서 직원, 기무사 장병, 시민들을 무대로 끌어낸 ‘과천시민 통일예술제’는 지금까지 지역에서 시도하지 못한 참신성이 있었다는 평을 들었다.

남북관계의 긴장감이 그다지 높지 않았던 시기인 지난 2006년 열렸던 새터민 돕기바자회엔 북한 상품인 능라도 쌀 고추장, 령지버섯, 목이버섯, 장뇌삼령지분, 말린 참나물 등을 판매, 과천주민들에게 북한 주민들과의 동질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판매수익금은 과천·의왕지역 내 북한이탈주민들의 삶에 소중한 자양분이 됐다.

“통일강연이나 세미나를 통해 평화통일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것은 딱딱하게 다가설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시민들이 부담없이 접근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내놓은 것이 음악회였으며 예상외로 큰 호응을 받았지요. 북한이탈주민돕기는 어렵게 결정해 대한민국 품에 안긴 그들을 다함께 보살펴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했습니다.”

장 회장은 사업 시 잘못된 길로 접어든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궤도 수정을 하는 민첩성도 보였다.

대표적인 사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평화통일 강의에 학생들이 듣는 둥 마는 둥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곧바로 중단하고 비무장지대 등 안보현장 견학과 용산 전쟁기념관 사생대회 및 체험행사로 방향을 틀었다.

“초등학생들이 남북한 어린이가 어깨동무를 하고 환하게 웃는 모습 등 통일을 염원한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고 지금도 교실을 바깥으로 끌어낸 선택은 잘했다고 봅니다.”

지난해엔 찾아가는 평통 일환으로 한국마사회, 기무사, 수자원공사를 방문해 토론회를 개최, 상호 이해하고 알 수 있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그의 평화통일 기반조성에 대한 쉼 없는 노력은 대통령 표창, 통일부장관 공로장, 국민훈장 석류장 서훈, 경기도지사 표창, 제3회 서울대 국가정책인 수상 등이 대변해준다.

지금은 평통에 힘을 쏟고 있지만 한때 평촌올림픽스포츠센터 대표와 체육진흥공단 중앙이사, 국민생활체육경기도라켓볼연합회 역임 시 얻은 산지식을 바탕으로 지난 2004년 세계라켓볼선수권대회를 안양에 유치해 성공적으로 치룬 사례는 그의 추진력과 통솔력이 이끈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중앙대 예술대학원 한류 최고위 과정,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 경원대학교 일반대학원 회계세무학과 졸업이나 수료 등 제동장치 없는 학구열에 대해 그는 “자신이 맡은 일을 보다 충실히 하기 위해 초석을 다지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다방면에 걸쳐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장 회장은 글 솜씨도 뛰어나 한국크리스천문학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았고 서울신문사 논설위원, 국민일보 에세이 집필, 국방일보 칼럼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예술분야에도 조예가 깊은 사실은 그의 또 다른 면모를 엿보게 한다.

평통의 역할론을 ‘의장이신 대통령의 통일정책에 발맞춰 국민의 대과제인 통일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간단명료하게 정리한 장 회장은 여성의 시회진출 어려움에 대해 “가장 힘든 것이 자녀의 양육문제”라며 “보육시설 확충이나 육아휴직 등 국가적인 차원의 여성지원정책을 펼쳐 능력 있는 많은 여성들이 국가와 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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