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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인성교육에 나라 미래 달렸다

 

잠을 깨운다고 선생님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아이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아이들의 자살 소식, 5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청소년 행복지수 꼴찌. 어쩌다가 요즘 대한민국 청소년을 떠올리면 학교폭력, 자살, 왕따 문제부터 생각나게 되었을까?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불통과 단절은 고대에도 있었다지만 요즘 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는 아픔과 인성문제는 그저 그 나이에 지나갈 일로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심각하다. 어디서부터 꼬여 있고 어떻게 풀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문제의 원인을 가정교육에서 찾곤 한다. 그래서 가정에서의 교육을 부활시키기 위한 ‘밥상머리교육’ 부활을 주문하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공염불이다. 양부모 할 것 없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을 하는 요즘 세태에 아이들도 하루 종일 학교와 학원에 파묻혀 있으니 어디 가정교육 부활이 쉬운 일이겠는가? 결국 믿을 것은 학교에서의 교육인데, 현실은 그야말로 참담하다.

대학입시에 모든 초점이 맞춰진 교육 현실 탓에 이미 우리 학교는 입시교육원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전무한 것도 문제지만 거칠어진 아이들과 자기 아이 감쌀 줄밖에 모르는 학부모에 치어 교사들은 아이들을 훈계하기조차 꺼려하는 실정이다. 가정, 학교, 우리 사회 어느 곳에서도 인성을 바로 잡고 길러줄 수 있는 곳이 없는 오늘이다. 반면에 컴퓨터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따라 온갖 불량한 정보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고 있으니 아이들의 인성이 망가지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 아니겠는가?

매번 청소년 관련 사건 사고가 터질 때마다 언론은 선정적으로 다루는 데 혈안이 되어 있고, 사회는 반성하기보다 손가락질하고 개탄하는 데에 열을 낸다. 그저 가정과 학교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쓴소리만 반복하고 있는데, 이래서는 조금도 나아질 수 없다.

이미 기업과 대학은 우리 아이들의 인성과 사회성 부족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대기업에서는 이에 대한 검증을 위해 갖가지 면접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으며, 대학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인성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성균관대, KAIST, 포스텍, 경희대, 서울여대, 연세대, 동신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많은 대학들이 인성관련 교육기관을 마련하고 있거나 과목을 개설해 의무 이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분노를 조절하고 타인과 교감하는 법을 초등학교 5년 간 가르치는 미국에 비하면 우리는 뒤늦게 아이들의 인성 문제에 눈을 뜬 셈이다.

결국 온 사회가 뜻을 모아 제대로 된 인성교육 지원을 하는 것만이 해법이 될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가정과 학교에 쓴소리를 한다고 나아질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늦게나마 지난 3월 국회, 정부, 지자체, 기업, 언론 등 정·관·재계 11개 기관이 모여 인성교육 실천을 위한 협약을 맺고 전남 장성군과 KT가 시범적으로 ‘휴마트 인성스쿨’을 개설해 본격적인 인성교육의 포문이 열렸다.

이 기회에 정부와 국회는 학교의 일반교과 과정에 이 같은 인성교육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지자체와 시민사회는 생활권에 인성교육 시설을 확보하는 데 힘써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인성교육 없이 저절로 미래의 성장동력이 되기를 바라는 꿈에서 깨어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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