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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수원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지난달 영사모 발기인 모임을 갖고 필자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회장을 맡게 되었다. 직장과 원고 집필, 장편소설 <그림자밟기>와 시나리오 곽재용 감독과 각색을 거듭하는 가운데도 가슴 따뜻한 지인들과 이 모임의 회장을 맡게 되어 사실 마음의 부담이 크다. 하지만 유년시절 영화배우 오디션 합격 등 지나온 시간 동안 스크린에서 보내왔던 세월을 보면 필자에게는 의미 있는 일이고, 그만큼 영화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을 영화의 세계로 초대하고 싶다. 영화는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 영화관에서, 집에서, 잠시 틈나는 자리에서도 우리는 영화와 만나고 있다. 우리 곁에서 영화가 떠난 적이 없고, 늘 영화에 관심을 가지기는 했지만 요즘처럼 영화의 위상이 새삼스럽게 보인 적은 없었다. 옛날에는 외국영화를 쳐다보며 우리 영화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작품성이 뛰어난 다양한 장르의 우리 영화가 새로운 기운을 전하기 때문이다. 우리 영화의 놀라운 약진에 기쁨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흔히 ‘영화 같다’ 말을 하는데, 이 말은 새롭고 놀랍거나, 실현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만날 때 하곤 한다. 우리가 사는 현실과 영화 속의 세상이 다르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그 다른 세상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과 살아가는 모습을 돌아보기도 하고, 새로운 감동이나 희망을 얻기도 한다. 어떤 모습으로든 영화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의 깊게 바라보고, 살펴볼 만한 대상이다.

영화 <시네마 천국>은 영화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말하고 있다. 로마에서 영화감독으로 활약 중인 중년의 토토는 어느 날 어머니로부터 고향마을의 영사기사 알프레도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는다. 어느덧 그는 추억이 가득한 그 시절로 돌아가게 된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어린 시절의 토토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작은 마을에 살았는데, 그 마을에는 ‘시네마 파라디소’라는 낡은 영화관이 있었다. 토토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이 마을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모두 보았다. 하지만 토토의 어머니는 아들이 영화에 관심을 갖는 것을 싫어했다. 어머니와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토토는 훗날 유명한 영화감독이 되었다. 고향에 돌아온 그는 마침내 영화에 미쳐 살아온 자신의 꿈이 그와 더불어 실현된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처럼 영화는 한 사람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는 매개물이 되기도 하는데, 영화는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볼 때 그 재미와 감동이 더해진다. 여럿이 모여 영화를 함께 볼 수 있다면, 우리의 인간관계를 더 각별하게 이어줄 것이다.

일상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생각과 경험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방법을 배운다. 영화는 우리에게 참으로 다양한 경험과 가능성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창이다. 영화를 통해 우리는 소중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각각의 영화는 저마다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무엇이 같거나 다른지, 어떻게 우리의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지 등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생산적이고 창의적으로 영화를 본다면 우리의 삶이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영화를 통해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고 사랑을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영화를 만드는 것은 영화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의 몫이지만, 그런 영화를 최종적으로 완성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가치를 찾아내는 것은 보는 사람들, 즉 우리 같은 관객들의 몫이다. 다른 사람이 만든 영화를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삶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는 관객, 그러한 관객들로 인해 영화는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우리 함께 모여 어떤 영화를 볼 것인지 선택하고, 영화를 함께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 그 과정을 통해 삶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해보고 보다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좋은 영화와 더 많이 만나게 될 것이다. 좋은 영화로 가득한 세상인 ‘시네마 천국’과 만나게 될 것이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사랑을 나누고 아픔을 나누고 위로와 치유가 되는 계기는 물론 사람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배려하는 인문학의 지성으로 실천하려는 가슴 따뜻한 많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참 행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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