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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IN]친정엄마의 교복

 

‘청소년에게 희망을.’ ‘가족에게 행복을.’ 5월은 청소년의 달이다. 가정의 달이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흩날리듯 5월이 가고 있다.

친정 엄마의 옛이야기를 시작으로 요즘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7남매 중 장녀로 태어난 친정엄마께서는 좁은 관사에서 온 가족이 함께 지내기가 어려워 시골 할머니 댁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셨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도시로 나와 가족들과 함께 지내게 되셨는데 가끔 빳빳하게 풀 먹인 하얀 교복을 입고 시골 할머니 댁에 가면 온 동네 아이들이 졸졸 따라다녔다는 무용담을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는 것을 종종 들으며 엄마의 학창시절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나의 학창시절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허리를 둘둘 말아 입어도 빙빙 돌아가는 교복스커트를 입고 다니면서도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던 때가 있었다. 더욱이 학생들은 외출 시 교복을 입어야 한다는 교칙 준수 차원에서 항상 교복을 입고 지냈던 것 같다. 머리모양부터 발끝 신발까지 규격화된 모습을 자랑스러워하며 스스로 학생이라는 신분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요즘 학생들은 교복 입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요즘은 각 학교마다 특징 있는 교복을 입기 때문에 교복의 모양새를 보면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교회학교 고등부 교사로 봉사한 적이 있는데, 주일날 교회에 올 때는 대부분 교복을 입지 않고 오기 때문에 어떤 학교 학생인지 구분할 수가 없다. 놀라운 사실은 새로운 학생이 처음 교회에 왔을 때는 어느 학교를 다니는지 물어보는 것이 금기 시 되어있다. ‘어느 학교 몇 학년 몇 반 000입니다’는 학생의 경우 자기소개의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자기소개도 하지 않을 뿐더러 물어보아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어느 학교에 다니느냐 하는 것은 곧바로 자신의 학력 수준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비평준화 지역의 특징이다. 학생이 교복 입는 것을 싫어한다. 학교 가기도 싫다고 한다. 청소년 자살과 관련된 기사가 종종 신문지상을 장식한다. 입시 경쟁위주의 학교생활이 청소년의 자존감을 낮춘다고 한다. 학교 폭력이 문제라고도 한다.

입시 위주의 획일적 학교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높여 공교육을 정상화시키자는 취지에서 혁신학교가 도입되었다.

2009년 경기도 13개교에서 출발하여 현재는 모두 196곳. 초등학교 96곳, 중학교 77곳, 고등학교 22곳. 전체 학교로 확산시키기 위한 혁신학교 시즌2를 계획하고 있다. 경기도에 6개의 혁신교육 지구가 있는데, 지난 4년간 성과를 기반으로 혁신학교 일반화를 계획하는 것으로 2015년까지 경기도 전체 학교의 절반인 1천100곳을 혁신학교화하는 게 목표이다.

혁신학교는 자기주도학습 능력, 문제발견 및 해결능력, 관계형성능력 등을 기반으로 융합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면, 용인 흥덕고에 2010년 12명이 진학했다. 비평준화, 변두리 지역 신설고교에는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오지 않는다. 초기 흥덕고 학생들의 중학교 내신 평균이 120점 이하였다. 하지만 교장선생님과 교사들은 아이들을 보듬어 안았고, 욕도 체벌도 하지 않았다.

아이들의 자긍심을 일깨우며, 선생님과 아이들이 서로 파트너가 됐고 뚜렷하게 자기성장을 하게 했다. 116명이 졸업해서 112명이 대학을 갔다.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모인 신설 고교에서 이 정도의 성과는 기적에 가깝다고 한다.

청소년이 학생이라는 신분에 자부심을 갖고 애교심을 갖도록 하는 것은 청소년기의 자존감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부모를 공경하고, 선생님을 존경하고, 자신의 것에 대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곧 자신에 대한 믿음이고 가능성이고 희망이다. 청소년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가능성만으로도 그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연초록의 향연이 절정에 달하는 요즘이다. 청소년들의 아우성에 귀를 열고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생활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관심을 모아야 하겠다. 교복을 입고 어디든 자랑스럽게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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