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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의 이미테이션 가수에서 실력파 가수로 거듭난 나운하

나운하는 국민가수 나훈아를 꼭 빼닮았다. 이름도 그렇거니와 얼굴도 진짜와 비슷하다. 경남 출신의 본명은 박승창(58)이다. 나훈아를 잘 모르는 일본인들은 일본에서 공연한 나운하가 나훈아인 줄 알 정도다. 그만큼 나훈아 노래를 잘 부르는 모창가수가 바로 나운하다. 국내에는 나훈아를 닮으려고, 나훈아를 흉내 내는 이미테이션 가수가 여럿 있다. 그중에서 가장 나훈아와 닮은 가수가 바로 나운하인 것이다.

꿈의 무대에 서다

나운하의 39년 노래 인생은 고등학교 때 시작됐다. 나훈아와 닮았다고 해 각종 노래자랑에 나가 부르기 시작한 것이 천직이 된 동기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극장 쇼단에 입단했다. 그의 첫무대는 한때 부산의 극장가에서 유행하던 ‘아다로꾸 쇼’에서 노래를 부르고 1천원씩의 보수를 받았다. 당시 1천원이면 공무원 급여보다 더 많은 파격적 대우에 해당하는 돈이었다.

그의 노래 인생은 기나긴 세월을 거치면서 나훈아 노래를 가장 잘 부르는 모창가수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5월 9일 강남의 라마다 서울호텔에서 가수 인생 최고의 무대에 섰다. 모창가수 나운하, 디너 쇼였다. 이 무대는 야구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그에 서는 것과 똑같다. 나훈아를 연상케 하는 무대 매너와 의상, 목소리까지. 그를 지켜본 마니아 600여명은 2시간 동안 황홀경에 빠져 들었다.

이날 코미디언 엄용수는 관중들에게 의미 있는 한마디를 전했다. “가수 중 평생에 디너쇼를 하는 가수는 전체의 2%가 안 된다”고 말이다. 그것도 짝퉁가수로 알려진 나운하가, 진짜를 능가하는 정상의 무대에 선 것이다. 그만큼 디너쇼는 가수로서 가장 영광이며, 누구나 가수가 되면 서고 싶은 꿈의 무대인 것이다.
 

 

 


노력은 성공의 열쇠다

나운하는 자신의 노력으로 2%에 든 유일한 가수다. 하지만 나운하의 2%는 그냥 된 것이 아니다. 무명시절 ‘딴따라’라는 비아냥을 받았고, 술주정뱅이로부터 밤무대에서 당한 굴욕스러운 아픔은 그를 거듭나게 했다.

그것은 연습이었다. 연습을 통해 노래를 잘 불러야 가수로서 정상에 설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연습을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그는 “책을 안 읽으면 눈에 가시가 돋지만, 나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목구멍이 막힌다”고 했다. ‘노력보다 더 큰 스승은 없다’는 교훈을 아직도 실천하고 있다.

그의 자택 지하에는 노래방이 있다. 바로 연습 공간이다. “하루에 4시간 이상은 연습장에서 산다”고 했다. 연습벌레가 오늘의 나운하를 만든 것이다. 나운하는 연습으로 이미테이션 가수라는 선입관을 떨치기 위해 더 노력했는지 모른다.

나운하는 연습도 열심히 하지만 인간성도 따뜻한 남자다. 유머가 있고, 유려한 언변이 있다. 누가 들어도 지루하지 않고,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섞어 내는 입담은 가히 일품이다. 노래와 곁들여 섞는 미담은 나훈아를 뛰어 넘었다. 음식 맛을 내는 양념과 같은 매력이 그에겐 있었다.
 

 

 


투박스런 인간성은 또 다른 인기

그는 이미테이션 가수라는 것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창피스러움이 있다면 노래를 잘 불러 극복하고, 부족함이 있다면 세련된 무대 매너로 자신을 돋보이게 했다.

나운하의 끈질긴 노래 인생을 만든, 가장 큰 자산은 나운하의 인간성이 있었다. 모나지 않은 성격과 누구나 잘 어울리는 인간적 배려는 나훈아에게서 느낄 수 없는 매력이기도 하다.

나운하는 꿈의 무대에 서고도 아직 배가 고픈 존재다. “저는 사실 내 행동 하나하나가 사부처럼 모시는 나훈아 선배에게 욕이 될까봐 늘 조심합니다.” 그래서 실력보다 인간성이 더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그게 나운하의 속 깊은 인간성이다.

“똑같은 캐릭터로 승부하면 팬들이 금방 싫증을 느끼겠지요. 부단히 노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고 믿고 있는 그의 노력이 오늘의 성공신화를 쓰게 했다.

나운하의 성공스토리는 KBS 주부 인기 프로그램인 아침마당에서도 여러 번 소개됐다. 미국과 일본에서 개최한 그의 무대는 국제적 인기를 끌기에 충분했다. 더 이상 그를 이미테이션 가수라 함부로 말하지 않을 것이다.

엄용수는 나운하의 미래를 이렇게 말했다. “언젠가는 나운하가 KBS가요초대석에서 나훈아를 대신해 노래를 부를 날이 있을 것”이라며 “그때는 지금 보다 몇 배, 몇 십 배의 인기를 끌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운하의 노래 열정을 인정하고 한 말이다.

나운하는 인터뷰 말미에 “노래를 부르는 동안, 팬들에게 결코 실망스런 일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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