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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유민지 隨筆家의 명리학 특강

 

별들이 제 빛으로 밤하늘을 하얗게 수놓는 계절이다. 경찰관들과 전·의경 대원을 대상으로 명리학 강사로 활동하는 도예(到叡) 유민지 수필가를 모시고 정훈교육을 가졌다. 이날 강의를 맡은 도예 선생은 수필가로서 오랫동안 활동을 해 온 터라 그가 명리학(命理學) 분야에 대해 깊은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은 필자도 미처 모르고 있었다.

특강은 졸음이 밀려오는 오후 시간에 열렸는데도 전·의경 대원들은 초롱초롱한 눈빛을 반짝이며 강의에 몰입했다. 강의가 끝난 후에도 대원들의 질문은 쇄도했고, 많은 사람이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러자 도예 선생은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일일이 답변해주었다. 결국 나중에 한 번 더 모시기로 하고 그날 특강을 마쳤다.

그리고 얼마 후에 도예 선생은 경찰관 부대를 찾아 명리학 특강을 또 하게 되었다. 강의료가 적은 편이라서 선생을 모시기가 미안하기 그지없었지만 흔쾌히 수락해준 덕분이다. 경찰관 부대원들은 대부분 젊다. 젊은 그들에게 명리학은 고전적인 지식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도예 선생의 명리학 특강은 젊은이들인데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끌었다.

도예 선생은 평소에 과묵하면서도 이성적 논리와 분별적인 사고력을 소유하고 있는데, 문우로서는 13년의 교류를 이어 왔지만 1년에 한두 번 모임에서나 뵈었던 그분을 경찰관 대상 특강에 강사로 초대하게 된 일은 매우 유익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명리학이란 무엇일까? 백과사전에 의하면 명리학이란 ‘생년(生年), 생월(生月), 생일(生日), 생시(生時) 등 네 개의 기둥을 근본으로 하여, 여기에 해당하는 오행(五行: 木, 火, 土, 金, 水)의 상생과 상극(相生, 相剋)의 관계를 살펴 운명의 고저장단(高, 低, 長, 短)과 길(吉), 흉(凶), 화(禍), 복(福)을 간명하는 학문’이라고 되어 있다.

이처럼 명리학은 그 사전적인 정의마저도 어렵게 다가오는데, 도예 선생은 명리학에 대해 쉽고 흥미롭게 소개해 주었다. 명리학은 자연의 발생과 변화 이치를 관찰하는 자연과학적 학문으로, 동양의 역사와 문화를 이룩해 온 원동력은 음양오행 학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 있다. 이는 모든 생명의 근본을 이해하고 변화를 파악하여 출생의 비밀을 분석하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삶의 지혜를 깨닫게 하는 것이다. 각각 다르게 갖고 태어난 인간 본연의 삶이 무엇인가를 알게 하여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게 바로 명리학이다.

사람마다 타고난 성격과 환경이 다르듯 명리학은 우리 인간을 여러 관점으로 해석한다. 감성과 애정이 부족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늘 관심어린 애정을 필요로 하고, 이성적 판단과 반성적 사고가 부족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융통성이 부족하고 외골수로 빠지기 쉬운 사람은 타인의 조언을 필요로 하고, 우울한 사람은 정서적으로 문제가 많으므로 명랑한 생활환경을 필요로 한다. 명리학 이론에 대한 선생의 설명을 들으면서 ‘인생에서 생사의 진면목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살면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도예 선생은 또다시 열정어린 강의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명리학을 처음 접하는 청중의 눈높이를 배려한 강의와 성심어린 답변으로 금세 좌중을 사로잡은 것이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선생은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분이다. 그런 노력이 내공으로 쌓여 뛰어난 강의로 청중을 매료시킨 것이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 우리는 시계보다는 나침반을 봐야 한다. 발전의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편협하지 않으며, 편식하지 않고 삶에서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는 것, 그것이 행복과 가치 있는 삶을 만들어 주는 것이며 바로 명리학의 목적이 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명리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지혜를 선사하니, 경찰관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은 것 같다. 도예 선생의 정신적 사유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강의는 경기도내 경찰관에게도 필자에게도 행운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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