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의정칼럼]반려동물, 친구이자 치료사다

 

아마 우리들 중에 상처 없는 사람 없을 것이며, 그 상처 중 진실로 아픈 것들은 분명히 사람 때문에 생긴 것이리라. 그래서 사람들은 동물을 키우고 식물을 키우며 위안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이미 천만을 넘어선 지 오래라고 하니 한마디로 정말 어마어마한 숫자다. 아마도 이 사람들은 배신을 모르고 모든 걸 내어놓고 충성하는 강아지를 키우면서 자신의 상처를 치유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사람을 따르던 강아지 중 상당수가 사람의 배신으로 길거리로 내던져지고 있으니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전국 유기견 보호소로 접수되는 유기견 수를 따져보면 대략 8만 마리. 전문가들은 10만 마리가 넘는 유기견이 한 해에 발생된다고 추정하는데, 고작 10%만이 새 주인을 만나고 2만 마리는 공식적인 안락사로 삶을 마감하며, 나머지는 보신탕집에 팔려가거나 거리를 배회하다가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고 한다.

언젠가 한 TV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광경을 잊을 수가 없다. 사람들이 버리고 가서 섬에 남겨진 강아지들, 도저히 주인이 자신을 버렸다고 믿지 못하는 강아지들은 주인의 마지막 모습을 잊지 못해 배가 들어올 때마다 항구에 나가 주인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죽고 나서도 주인을 원망하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의 눈에는 두려움과 슬픔 그리고 끝내 버리지 못하는 희망이 서려 있더라. 정말이지 끝까지 키우지 못할 거면 제발 시작을 말자는 말이 절로 튀어 나왔다.

며칠 전 가수 이효리가 유기견 방지를 위한 캠페인을 하면서 했던 반려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얘기가 지금도 가슴을 울린다. ‘반려’동물이라 부르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미 많은 연구 결과가 입증하고 있는데, 아기 400명으로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과 생활을 한 적이 없는 아이들은 알레르기 발생률이 두 배나 높았고, 반려동물과 생활한 아이들은 아이큐(IQ)와 이큐(EQ), 공감능력과 사회성 모두 월등한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노인들의 혈중 지방 성분을 낮춰주는 효과도 입증이 되었고,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통계를 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심혈관 질환이나 비만율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매와 같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에게 반려동물은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을 분비케 하여 심리적 안정을 높여주고 자신감과 자부심을 높여 정신건강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것이 소위 애니멀 테라피(Animal Therapy)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장애인의 이동이 어렵고 휴식공간이 부족한 곳에서 반려동물은 장애인들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장애인과 함께 하는 반려동물은 그만큼 스트레스가 많아 진료비가 더 많이 들어가는데, 이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가 없음은 무척 유감이다. 그래서 본 의원이 나서서 중증장애인의 반려동물에 대해서 진료비 지원을 해주는 조례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르면 추경을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라도 시행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람을 위해 충성하고 사람의 아픔마저 대신 가져가는 소중한 우리의 반려자. 이들이 세상의 장벽과 따가운 시선에 힘들어 하는 우리 장애인들에게만큼은 변치 않는 친구이자 영원한 치료사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