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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칼럼]여름 휴가는 ‘에코뮤지엄’으로

 

‘도시가족 주말농부’라는 주제로 농협은 농촌과 농업에 대한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농부체험의 장을 마련한다는 홍보 기사를 보았다. 주말을 활용해 직접 농부체험을 하는 행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때 이른 무더위와 오랜 가뭄 때문에 여름휴가가 더욱 기다려지는 이때에 농협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우수 농산물을 수확, 농작물이 음식이 되는 과정을 체험하고, 올바른 식생활과 농업농촌가치 확산을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한다. 이런 체험행사는 농협뿐만 아니라 자기 고장을 직접 홍보하고 나선 지방자치단체들의 홍보물도 종종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휴가철이 되면 해외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패밀리가 떴다, 1박2일, 아빠 어디가?와 같은 국내 캠핑여행을 목적으로 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주말을 이용해 짧은 여행을 즐기거나 농어촌 체험 및 캠핑을 즐기는 여행객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농어촌을 찾는 여행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농촌체험, 힐링캠프, 생태관광, 지역투어버스를 이용한 문화유적지 관람, 지역문화축제 등 다양한 여행 상품이 만들어지거나 활성화 되고 있다.

요즘 여행객들이 원하는 여행의 종합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곳이 에코뮤지엄(eco-museum)이 아닌가 한다. 에코뮤지엄이란 새로운 박물관 개념의 생태와 주거환경을 뜻하는 ‘에코(eco)’와 박물관이라는 뜻의 ‘뮤지엄(museum)’이 결합된 단어로, 용어가 탄생하고 실제로 활용된 최초의 국가는 프랑스였다. 1971년부터 1974년 사이에 국제박물관협의회(ICOM)의 지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정립되어 발전해 왔다. 하지만 지역문화 특색과 환경에 따라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생태박물관, 환경박물관, 지역박물관, 지역공동체박물관, 민속박물관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혼용되어 불리고 있다.

에코뮤지엄의 주요 요소는 기존에 있던 박물관처럼 진열되어 있는 전시물을 관람하는 것과는 다르게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계승하면서 간접체험이 아닌 직접체험을 통해 이를 관람객들에게 알리고 직접체험을 통해 지역의 지속적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박물관 내의 전통 가옥에서 투숙을 하거나 지역 공예품을 만들어 보는 등 다채로운 문화 경험을 해보면서 지역의 민속과 건축, 자연유산 등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계승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생태학과 지역민속학 그리고 지역경제발전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 에코뮤지엄은 안동 하회마을, 북촌 한옥마을, 외암리 민속마을, 영주 선비촌 등이 프랑스의 에코뮤지엄 방식과 유사하게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자연환경 그대로를 즐기고 이해하려는 에코투어리즘(eco-tourism)과 연계하여 만들어진 충남 논산, 경기도 여주 등 전국 각지의 그린투어 프로그램도 에코뮤지엄의 다른 형태로 볼 수 있다. 에코뮤지엄 개념의 고안자인 리비에르는 “에코뮤지엄은 행정당국과 주민의 방식을 함께 구상하고 이용하는 도구이자, 인간과 자연의 표현이며, 미래를 향한 시간의 표현이자 공간의 해석”이라고 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사이먼 쿠즈네츠 교수는 “후진국이 공업화를 통해 중진국으로 도약할 수는 있지만 농어촌의 발전 없이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고 했다. 때 이른 무더위와 오랜 가뭄 때문에 여름휴가가 더욱 기다려지는 요즘 해외여행으로 견문을 넓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그 전에 우리 농어촌 마을에 보존되어 내려오는 우리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체험하고 둘러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농어촌 마을에서 자연과 소통하며 가족들과 새로운 체험을 통해 추억을 만들면 자녀들에게도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고, 농어촌 주민들에게는 경제적 도움이 되어 조용한 농어촌 마을에 활기를 넣어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며 선진국으로써 발맞추어 가는 필수 조건이 될 것이다. 또한 농어촌이 단순히 농작물을 재배하거나 가축을 기르는 곳이 아닌 종합 교육 학습장의 개념으로 선진국가가 되는 기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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