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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구인난 겪는 경기도의 현주소

 

그야말로 구인난을 맞고 있다. 당연한 현실일지 몰라도 인물이 넘쳐나고 줄대기에 바빴던 임기 초와 영 딴판이다. 사실상 바닥난 인재풀 탓인지 한술 더 떠 ‘구관이 명관’이란 자조 섞인 해법은 물론, 돌려막기 수준이라는 곱지 않은 지적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물론 임기 말이라는 특수성에 기인한 탓도 작용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지만 화려한 수사로 제시된 발탁 배경설명에 꼼지락대는 ‘추대’ 움직임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 이는 수원역 경기일자리센터나 반월공단의 구인·구직 실상이 아니다. 경기도의 얘기다. 경기도의회의 얘기다. 견제와 감시, 균형과 상생을 다투는 양쪽의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민선5기 1년여 임기를 남겨둔 ‘김문수 경기도정’에서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인사 패턴을 보면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오죽하면 조기 레임덕의 조짐이 아니냐는 불경(?)스러운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도 산하기관인 경기도시공사 사장과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의 잇단 이직으로 불거진 이 같은 안타까움은 후임자 선임에도 엿보이고 있다. 1997년 12월 창립된 경기도시공사는 제7대 신임 사장으로 33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퇴임한 최승대 행정2부지사가 맡게 됐다. 적임 여부를 논하기보다 각종 비리로 곪아터진 상처를 딛고 16살 청소년의 성숙기에 접어든 경기도시공사 CEO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색다른 선택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랜 측근 보좌진에서 감사역으로 조용히 일했던 경기신보 전문순 이사장의 택일도 심상치 않은 결과의 연속이다. 8년을 재임하고, 불과 6개월을 재임하다 물러난 전임자들의 뒤를 이어 명분 있는 내부 발탁이라지만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2005년 3월 개원한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도 5대째 원장을 맞았다. 이달 취임한 박숙자 원장은 이미 초대 원장과 2대 원장으로 3년 반을 재임했다. 컴백한 박 원장이 내부 갈등으로 어수선했던 전임 원장과의 차별화된 뒷수습과 함께 향후 운영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눈여겨볼 대목이다. 1년여 만에 정무부지사로 직제 환원을 검토하다 결국 존치되는 경제부지사에 남충희 전 SK텔레콤 사장이 내정된 것도 뒷말을 낳고 있다.

화려한 경력과 함께 도드라진 남 내정자의 욕구가 읽혀지고 있다는 평이 많다. 탓할 바 아니라도 부산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뒤 두 차례의 선거 출마, 오락가락 당적 변경, 김 지사와 두텁게 교분을 나눠온 유영숙 전 환경부장관의 남편이라는 꼬리표가 작용한 탓이다.

경기도의회는 또 어떤가. 축약하면 ‘올드 보이’들의 귀환을 앞두고 있다. 예산지원을 받고 있는 산하기관의 비용대납 후원을 받아 프랑스 칸 영화제 ‘몰래 외유’와 거짓 해명으로 도덕성 논란과 ‘불신임 감’이라는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결과에도 장장 41일간이나 버티다 사퇴한 ‘윤화섭 파동’의 에필로그 격이다.

도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상반기 중 의회직을 맡았던 의원들에 대해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등 후반기 의회직 선출에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족쇄’를 당론으로 결정해놨었다. 이제 족쇄가 풀리면서 재선급 이상 5~6명 의원들의 1년 임기 의장선거를 향한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여기에 전임 의장부터 당 대표의원, 전·현직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이 유력한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교황식 선출과 경선, 단일 추대 등 선택의 폭은 넓지만 결코 넓지 않은 고민의 결과가 주목된다.

이제 1년 후면 새 인물들이 경기도의 권력축을 형성하게 된다. 이미 소리 없는 전쟁은 시작됐다. 김 지사의 향후 1년은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다. 3선 도전과 당 복귀라는 선택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의 정치여정은 여전히 단기필마(單騎匹馬)에 가깝다. 속칭 ‘도꼬다이’ 체질로 성장해온 탓이라는 지적도 여전하다. 결국 자리가 사람을 들끓게 하겠지만 여전히 그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계이고 숙제다. 재공천을 향한 도의원들의 사활을 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탄탄한 갑을관계가 적용되는 정글인 탓이다. 벌써 의원별 성적표를 놓고 될 사람, 안될 사람의 누구누구 이름 석 자가 나온다. 지난 3년 ‘월권’의 브로커 짓도 서슴지 않았던 ‘퇴출감’의 불편부당 사례들도 솔솔 수면 위로 새어나오고 있다. 이래저래 구인난은 곧 용인술의 한계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경기도민들의 또 다른 피해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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