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농업칼럼]우리 농민의 틈새시장 개척기

 

호주는 우리나라 면적의 약 76배에 달하는, 세계 여섯 번째로 큰 나라이다. 국토의 55%를 농업 생산에 활용하면서 소고기, 양고기, 낙농제품, 밀, 보리, 사탕수수 등을 생산하여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호주로부터 매년 10억 달러 이상의 농산물을 수입하면서 일본, 미국 등지에 이어 제5위 농산물 수출 대상국 위치에 있다. 호주에는 우리가 중요한 농산물 시장인 것이다. 특히, 호주와 진행 중인 FTA 협상으로 향후 농산물 수입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호주의 농산물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경기도와 농민, 바이어, 유통업체들이 힘을 합치고 있다. 호주가 세계 농업 무역 자유화를 주장하는 케언스 그룹의 주요 국가이지만 농산물 모든 부문에 있어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게 경기도와 관련 농민들의 생각이다. 즉, 호주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생산되고 있는 농산물 중에서 우리가 생산하면서 현지 소비자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농식품 틈새시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선택된 것이 버섯이다.

호주 국민은 우리의 절반 정도인 2천300여만 인구로 유럽계 인구가 많으며 최근 아시아계 이민이 증가하고 있어 세계의 다양한 먹거리들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동서양 음식에 큰 부담 없이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식재료 중 대표적인 것이 버섯이다. 호주 국민의 버섯에 대한 생각은 몸에 좋은 성분을 갖고 있으면서 다이어트에도 유리한 음식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고가임에도 버섯 소비량과 관련 식품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버섯 소비의 95% 이상은 양송이라는 버섯에 한정되어 있다.

우리가 삼겹살을 구워먹을 때 종종 사용하는 양송이버섯은 1960년대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이었으나 생산 과정에 들어가는 많은 노동력으로 인해 농촌이 고령화하고 젊은 농업인이 감소하는 근래에는 생산이 급격히 줄어들어 지금은 국내 수요의 일부를 충당하는 정도로 생산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생산량의 대다수를 네덜란드, 독일 등을 비롯한 유럽과 중국이 차지하고 있고 호주도 자체적으로 양송이를 생산하고 있다.

호주 사람들이 좋아하는 양송이버섯을 국내에서 다시 생산하여 수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양송이버섯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버섯의 장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다른 버섯은 잘 알지 못하고 있고 먹어본 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에게 우리가 갖고 있는 좋은 버섯을 널리 알리고 먹여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 버섯 시장 개척팀의 생각이다. 특히, 경기도에는 느타리버섯을 중심으로 전국 최상의 경쟁력을 보유한 농가들이 많이 있으며 산하기관에 버섯연구소가 있어 곤지7호 등 세계적 품질의 버섯을 육성하고 있다.

호주시장의 버섯 바이어는 그간 교민과 아시아 이민자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해 왔지만 주류 사회에 대한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느끼면서 매출이 정체되어 왔다. 하지만 지금은 현지 주류 사회 유통업체에서도 우리의 새송이버섯 등 새로운 버섯들이 주류 사회에도 소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어 생산자, 바이어, 현지 유통업체가 한마음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움직임 속에 경기도와 농수산물유통공사 등 유관기관도 힘을 합쳐 현지에서 판촉, 홍보 행사를 열어 우리의 버섯이 널리 알려지고 맛보이도록 노력하고 있다. 주요 매장에서 현지인으로 구성된 젊은 요리사들을 활용하여 현지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익숙한 버섯 요리를 선보이면서 버섯의 장점을 소개하고 언론을 통해서도 우리 버섯을 소개하고 있다. 50대 중년 부인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버섯과 그 요리에 대하여 많은 질문과 흥미를 보이면서 장바구니에 넣고 있다. 비록 작은 출발이고 양송이버섯에 비하면 매우 작은 양이지만 양송이 소비자 상당수가 어느 날 갑자기 새송이 소비자로 바뀔지도 모를 일이다. 휴대전화로 세계를 석권하던 노키아의 아성도 우리 스마트폰에 대체되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