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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범 경기도사회복지공제회 대표이사

 

무한돌봄. 경기도의 대표적 복지브랜드다. 복지의 공급 주체가 공공에서 민간이나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확대되면서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정을 돕기 위해 시행하는 경기도 고유의 복지서비스다. 당장 생계비가 없거나 경제사정으로 어려움에 처한 가정을 무한책임으로 돌보겠다는 것이다.

경기도에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를 위한 무한돌봄 서비스도 있다. 저임금에다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복지시설 종사자들이 행복하지 않고서는 시설의 노인, 아동 등 클라이언트가 행복할 수 없다는 데서 시작됐다. 바로 2010년 창립된 경기도사회복지공제회다.

지난 4월 29일자로 연임한 조남범 경기도사회복지공제회 대표이사를 만났다. 고품질의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고민할 시간을 내기 위해 한결같이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고 수원역부터 팔달구 중동사거리 신한은행 수원금융센터 3층인 사무실까지 30여 분간 걷기를 고집하는 조 대표이사로부터 공제회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이제 연임됐으니 여러 측면에서 공제회 기틀을 바로 잡고, 특히 회원들의 대출조건을 더욱 유리하게 하고 협약기관 확대를 통해 보다 많은 회원들이 복지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이 복지서비스 전문성 증진으로 경기도민에게 고품질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경기도사회복지공제회의 설립 목표를 실현하는 길입니다.”

취임 소감을 밝히는 그의 표정이 밝다. 최근 들어 공제회 회원들이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지난 6월 말 현재 1만5천명을 돌파한 공제회 회원은 연말까지 1만7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경기도내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이직률과 근무환경을 고려하여 3년 만기 시 4.6%의 높은 이율을 보장하는 적립형공제급여 상품의 출시한 영향이 컸다. 그리고 대출이자를 7%에서 6%대로 낮추고, CMS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등 업?다운?제로 전략이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회원들에게 보다 많은 복지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조 대표이사의 신념이 작용한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공제회 직원 모두가 야간은 물론 주말에도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모인 곳이면 찾아가서 공제회를 소개하고 상품에 대해 안내한 결과, 많은 종사자가 회원으로 가입하는 데 주요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직원들에게 공을 돌린다.

그는 공제회에서 내놓은 대표 상품으로 적립형공제급여 서비스를 꼽는다. 최근 화제가 됐던 비과세 재형저축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적립형공제급여는 3년 만기를 기준으로 4.6%의 이율을 보장하고, 중도 해지 시에도 원금 100%를 되돌려준다. 그리고 만기만 채우면 유치기간에 상관없이 이자소득세 15%도 감면혜택을 받는다. 이에 반해 시중 금융권의 재형저축은 4.2% 정도 이율에, 통장을 발급하거나 급여이체 등 부대조건을 이행하면 최대 4.5~4.6%의 이율을 보장받을 수 있다. 또한 이자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7년간 해지하지 않고 은행에 묶어둬야 한다.

소액대출 사업의 경우 협약기관인 신한은행을 통해 최대 3천만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으며, 대출금리는 6% 전후로 낮다. 현재 보육교직원의 경우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 직업군에 포함되지 못한 점을 감안할 때 의미가 크다. 이러한 금융서비스 외에도 여행, 콘도, 문화, 의료 등 각 분야의 30여 기관 및 시설과 협약을 맺어 회원들의 직계가족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관련기관과 협약을 맺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6월 4일에는 경기도노인시설연합회가 주최한 연찬회에서 경기도노인시설협회 및 경기도재가노인복지협회와 협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각 협회 산하 회원 시설에서 근무하는 시설장 등에게 먼저 신뢰를 심어줌으로써 더 많은 종사자들이 공제회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선제적 홍보 전략은 그만의 노하우다.

이러한 노력 덕에 증가한 공제회 회원수만큼이나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의 공제회에 대한 평가도 남다르다. 조 대표이사는 “사회복지현장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적립형공제급여 서비스의 높은 이자율과 해지 시 원금보장, 생활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대출서비스 회원복지시설 등이 시설 종사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과 평가가 있다”고 귀띔한다.

 

 

 



사춘기 때만 해도 이웃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가정형편은 좋지 않았다. 이러한 경험은 대학 진학을 앞두고 많은 돈을 벌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또한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그즈음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꼭 경제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한 선배의 조언을 들었고, 그의 생각에도 변화가 있었다. 이후 사회복지학과를 선택하게 되었고,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지금까지 사회복지 현장을 지키고 있다.

지난 25년 동안 아동복지, 지역복지, 노인복지 등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 해온 조남범 대표이사는 기억에 남는 일들이 참으로 많다. 사회복지사로서 첫 근무지는 아동복지 분야의 서울시아동복지시설협회다. 여기서는 시 예산을 확보하여 보육교사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설 아이들의 글을 모아 ‘내일을 여는 마음’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지역복지 분야의 사회복지관협회 재직시절에는 사회복지관들이 가정방문사업으로 진행하던 재가복지사업을 1991년도에 정부가 재가복지봉사센터란 이름으로 전국적으로 63억원의 국고를 들여 144개소를 설치할 당시 실무자로서 정책 도입에 앞장섰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나라 재가복지사업의 토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1997년 당시만 해도 사회복지관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적고 사회복지사의 처우 또한 지금보다 훨씬 열악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게 국회 예결위원장을 직접 만나 설득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사회복지관의 보조금을 전년도 대비 24% 증액시켰고, 이를 사회복지사 등 직원들의 인건비로 편성토록 하면서 무려 27%를 인상할 수 있었다. 그 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뜨겁게 느껴진단다.

이후 1998년도부터 10년간 치매노인을 모셨던 재가노인복지 현장의 경험과, 2008년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에 따른 문제점 등을 정부에 건의하고, 현장의 전문성과 공공성의 존립을 위해 노력했던 재가노인복지협회장으로서 역할도 소중한 경험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으로 재직 시에는 노인일자리 5천개 개발과 노인생산품 판로를 위한 최초의 온라인 쇼핑몰 설치, 130억의 청사 매입 등은 그의 사회복지 인생에 힘찬 원동력이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한국사회복지공제회도 설립돼 있으나 경기도가 조례를 제정하고 운영비를 출연하여 만든 경기도사회복지공제회의 경우는 현장 특성에 맞게 디자인 됐다. 예를 들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의 이직률이 높은 점을 감안해 단기인 3년 만기 상품에 높은 이자를 준다. 이에 반해 한국사회복지공제회는 만기 5년 상품이다. 그런 점에서 경기도공제회의 적립형공제급여 상품이 현장의 종사자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또 하나, 경기도는 30억을 출연해 설립됐다. 반면 한국공제회는 정부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지 못했다. 때문에 부가서비스나 금리 면에서 경기도가 월등히 우월하다. 특히 경기도에서 1년 근무한 뒤 이직하더라도 약정기간 3년을 불입하면 약속된 금리를 보장하고, 그 기간 안에는 협약기관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전임대표의 잔여임기 1년 4개월 동안 나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 조남범 대표이사는 “공제회는 종사자들의 사기진작과 처우개선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인 만큼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이 공제회 가입을 선택이 아닌 권리로서 누려야 한다”면서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한다.

그는 올해 중점 사업으로, 신한은행과 업무협약 기간의 만료로 인한 재협약이나 타 금융기관과 신규 협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회원수 증가에 따른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산시스템 보완 등도 계획하고 있다.

콘도나 문화시설, 의료기관과 협약을 맺어 최소 10%, 최대 30%까지 직계가족도 할인 혜택을 받도록 함으로써 휴가나 쉼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가적인 서비스를 더 많이 제공하는 것도 그의 목표다. 이를 위해 협약 기관을 40개로 확대하여 회원들이 폭넓은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는 복지인생에서 가장 가슴 뜨거웠던 때를 1997년으로 떠올렸다. 정치력을 통해 사회복지 역사상 전무후무한 30%에 가까운 시설 종사자의 인건비를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6·4 지방선거를 1년 남겨둔 시점이다. 다시 말해 정치의 계절이다. 누구보다 정치의 맛(?)을 톡톡히 본 그이기에 예정에 없던 질문을 던졌다. 정치에 관심이 있냐고? 돌아온 답은, 매일같이 복지와 공제회 앞날을 걱정하는 그답게 망설임이 없었다.

“사회복지 인생 25년 대부분 협회와 관련된 일을 했죠. 그리고 현장 종사자로 근무하면서 정치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어요. 다시 말해 제가 정치를 하고 싶다는 얘기보다는, 저에게 정치력이 주어진다면 현장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각종 제도를 바꾸거나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항상 갖고 있죠.”

글 │ 이재교 부국장 jklee@kgnews.co.kr

사진 │ 이준성 기자 oldpic316@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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