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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여성능력개발센터조정아소장

 

여성들이 더 이상 차별받지 않고,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전문교육기관이 있다.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가 바로 그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낮았을 때, IT 기술이 널리 보급되지 않았을 때 여성인적자원개발과 IT 분야의 중요성을 예견하여 활동해 온 결과, 현재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IT 전문 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으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조정아(45?여) 소장은 일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10년 동안 이 센터를 맡아 운영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에 조 소장을 만나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의 역할과 올해 중점을 두고 펼치는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1997년, 경기도는 여성의 인적자원개발을 위해 여성전문교육기관인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를 설립했다. 센터는 그 후 전국 최초 경력단절여성 IT 전문교육을 실시하는 등 체계적인 인적자원개발시스템을 바탕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한 각종 교육, 여성창업지원, 정보지원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이밖에도 15년 동안 센터가 추진해 온 활동들은 다양하다. 여성들에게 취업을 돕는 온라인경력개발센터 ‘꿈날개’ 운영, 여성의 창업 지원, 언제 어디서나 무료로 교육 받을 수 있는 e-러닝 사업, 인터넷중독 예방 및 건강한 인터넷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인터넷중독대응센터’ 운영 등이 그것이다. IT와 여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센터였지만, 처음에는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지금처럼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지 않았을 때, 그리고 IT 기술과 인터넷이 지금처럼 많이 보급되지 않았을 때에는 걱정하시는 분도 많았어요. 그때는 저희를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지금은 앞서 자리를 잡은 만큼 이런 분야에 있어서는 저희 센터가 우리나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해요.”

이들의 성과와 실적 또한 대단하다. 지난해 센터의 온라인경력개발센터 꿈날개는 e-러닝분야 최고권위의 ‘Learning Impact Awards 2012 세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해, 경기도의 우수 e-러닝 시스템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국제적인 정책 브랜드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또 ‘2012년 대한민국 커뮤니케이션 대상’에서 ‘여성웹진 우리(WoORI)’가 여성가족부장관상을 수상하며, 국내 최초의 공공여성웹진으로 성인지적 콘텐츠와 독자와의 소셜 소통을 강화한 여성특화 웹매거진의 대외 위상을 제고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외에도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인도네시아 대외원조사업을 위해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를 사업모델로 채택, 센터의 우수프로그램 및 노하우를 전수하여 저개발국가 여성들의 경제?사회적 권익증진에 기여할 수 있게끔 했다.



이처럼 많은 활동을 벌이고 그에 따른 성과를 거둬들인 센터가 올해 가장 중점을 두는 활동은 ‘인터넷중독대응센터’다.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인터넷 중독을 예방하고 건강한 인터넷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인터넷 중독 예방교육은 물론, 가정방문 상담과 인터넷 중독 예방 전문인력양성과정을 함께 실시한다.

어떻게 보면 여성센터에서 인터넷중독대응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조 소장은 이 사업이 자신의 센터와 무관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그는 인터넷과 IT 기술, 스마트폰이 확산되는 현대 사회에서 인터넷 중독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얘기한다.

조 소장은 “여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보면 인터넷중독대응센터가 저희 센터와 맞지 않는 면이 있을 수 있는데, IT 전문 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으로서 보면 본질적인 부분이 잘 맞는다”고 말한다. 사실, 진짜 인터넷 중독자들은 집에서 은둔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발견해 내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발견은 주로 엄마나 할머니 등 집안의 여성들로부터 이루어진다.

조정아 소장은 “인터넷 중독은 청소년들한테만 심각한 것이 아니고 성인들에게도 심각하다”며 “은둔형 인터넷 중독자들은 심해지면 폭력적인 성향을 내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집안의 여성들이 함부로 손을 못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인터넷중독대응센터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다.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는 그동안 많은 사회적 인식을 바꿔왔다고 말한다. ‘주부는 결혼하면 집에 있는 거다’라는 주부들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바꿔왔다고 자부하던 조 소장은 주부들 또한 국가의 소중한 인적자원이라고 생각한단다. 센터에서 교육을 받고 창업한 사람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센터에 있으면서 그들과 말을 나누고, 직접 부딪치며 소통하는 것을 즐거워한다.

점점 줄어드는 예산 때문에 운영하는 데 아쉬운 점은 있지만, 그 무엇보다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다는 조정아 소장은 “저희 센터가 많은 성과를 거두고 그만큼 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어느 기관도 하지 않는 새로운 사업을 많이 도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는 경기도의 신규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 되었기에 나타난 결과”라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과거와는 달리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많이 높아진 현대 사회에서, 아직까지 조 소장이 아쉽다고 느끼는 점은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문화의 부족’이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한 사람이 가정을, 또 한 사람이 일을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을 바꿔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정아 소장이 센터를 운영해온 지 어느덧 10년이 되어간다. 그런 그에게 향후 활동방향과 목표에 대해 물었다.

“전 우리나라 여성들이 차별받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여성들을 위해 활동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또 그동안 저희 여성능력개발센터가 개인의 발전에 초점을 맞춰 운영해 왔다면, 이제는 자신만이 아니라 자신보다 더 소외된 사람, 소외된 지역, 소외된 나라로 나아감으로써 세계를 변화시키는, 그런 여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거에요.”

글 │ 백미혜 기자 qoralgp96@kgnews.co.kr

사진 │ 이준성 기자 oldpic316@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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