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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안전불감증의 결말

 

공주사대부고 2학년 학생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일부다.

“저는 현장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저의 페이스북에는 친구들의 좌절, 애도, 분노, 그리움의 글들이 쏟아지고 저의 눈앞을 흐릿하게 가리고 있습니다. 허울만 바꾸고, 자신의 권위만 지키기 위해 친구들을 진정으로 생각하지 않는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동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기자들, 사실을 왜곡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사실 그대로 보도해주십시오. 더 이상 보낸 친구들을 더 아프게 하는 그런 짓 좀 그만해 주십시오. 또 이 사건에 관련 있는 모든 어른들, 진심으로 친구들을 생각하며, 책임이 있는 행동을 보여주십시오. 그것이 친구들을 조금이라도 편안히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입니다. 이 사건을 우리의 진심어린 마음을 돈벌이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연일 TV 뉴스와 라디오, SNS,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주사대부고 학생들의 해병대 캠프 사고를 보도하여 보고 듣고 있다. 예견된 인재사고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고 안전수칙을 지켰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에 자녀를 둔 엄마로서, 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으로서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자꾸 지나다니는 청소년들을 쳐다보게 되고,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처럼 느껴져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 아파오는 이번 공주사대부고 해병캠프사고의 희생된 5명 아이들의 명복을 빌어본다.

사건의 전말은 해병대 캠프에 참여했던 공주사대부고 2학년 학생 198명 중 학생 5명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된 사건으로, 공주사대부고는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있는 ‘사설 해병대캠프’에 참여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학생들의 진술에 따르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된 학생들은 오후 5시를 전후로 고무보트에 내려 구명조끼를 먼저 반납했다고 한다. 구명조끼를 벗은 학생 20명이 구명조끼를 벗고 물놀이를 하던 중 갑작스레 파도가 몰아쳐 5명의 학생이 실종된 것이다. 구명조끼만 입었더라도 이런 참사는 생기지 않았을 것을 참으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사설캠프라고 하지만 어떻게 기본인 구명조끼도 준비를 갖추지 않았는지, 또한 기본도 갖추지 않은 사설 캠프에 아이들을 입소시켰는지 캠프진행을 담당한 담당자의 무사 안일한 업무태도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유가족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해병대를 사칭한 모든 캠프 중단과 진상 규명, 책임자 엄벌, 고인에 대한 사죄, 교육부의 책임 있는 사고 처리 등을 요구하며 장례식을 무기 연기했다가, 21일 교육부 측이 해병대 사칭 캠프 중단과 관련자 처벌 등을 받아들임에 따라 장례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주사대부고 해병대 캠프 학생 사망사건과 지난 15일 노량진 배수지에 한강물이 유입되면서 작업 중이던 인부 7명 전원이 숨지는 사건은 안전불감증에 의한 인명사고로, 항상 말뿐인 재발방지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고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는 엄벌을 가함으로써 국민 인식에 ‘안전은 필수다’라는 생각을 가지도록 해야 하며, 등록제가 아닌 인·허가제로 조건을 갖춘 이들에게 사업권을 내줄 필요가 있으며, 행정관청의 철저한 관리가 수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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