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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김문수를 주목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향후 행보를 둘러싼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만큼 2014년 지방선거가 가까이 다가왔나 보다 하는 느낌보다 ‘김문수의 힘’이 먼저 읽힌다. 변덕스런 날씨에 최대 시우량을 갈아치우며 처참한 피해를 낸 최근 며칠의 장마 얘기도 김문수를 둘러싼 정치 이야기가 나오면 묻혀 버린다.

하긴 김문수가 누구인가. 서슬이 퍼런 유신시절 노동운동에 투신해 감옥살이도 마다 않고 올곧게 한 길을 갔다는 대중적 평가를 받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가 바로 김문수다. 그 김문수가 정치에 뛰어들어 국회의원을 거치면서 그 시절 한나라당의 공천심사위원장으로 ‘돈선거’, ‘조직선거’, ‘부정선거’ 등의 선거판과 정치 틀을 깨기 시작한 것 역시 얼마나 신선했는지 대개의 국민들이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반칙과 불의가 통하지 않는,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는 원칙주의자’ 김문수가 ‘고교동창’인 진대제 전 삼성전자 사장과 맞붙어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이후 7년이 넘게 흐른 지금 경기도는 많이도 변했다.

2006년 김문수가 내건 10대 공약의 첫 자리에는 바로 ‘수도권 규제 철폐’가 있었다. 숱한 고비가 지났고,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서울을 넘어선 전국 최대의 광역 지자체로 대한민국을 관통하고 있다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사실 많지 않다. 물론 아직도 정치는 여의도요, 주요 뉴스와 여론조사의 앞머리에는 습관처럼 서울을 다룬다는 상징성을 인정한다 해도 경기도의 거대한 파괴력에 대한 공감은 그보다도 크다.

그런 경기도의 유일무이한 재선 도지사로 출마를 결심하면 또다시 당선이 거의 유력한, 당내는 물론 야당에서조차 프리미엄에 대한 인정이 자연스러운 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많은 눈과 귀가 모이겠는가.

노동운동가에서 국회의원으로, 국회의원에서 다시 행정가로, 그리고… 아직 모를 김문수의 선택과 미래에 정말 관심이 모인다. 1천200만 경기도민뿐 아니라 어느 날부턴가 5천만 국민이 그렇다. 관심은 기대다. 망했다는 얘기에 어렵다는 경제는 물론이거니와 툭하면 뉴스와 인터넷을 달궜다가 사라지는 살인에 또 무엇에 하는 강력사건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고단한가. 어둠이 깊으면 새벽이 가깝다고 고단함이 더할수록 기대는 커진다.

31개 시·군으로 이뤄진 경기도는 그래서 어렵고 더 복잡하다. 이미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수원이나 성남, 고양, 용인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시·군의 상황은 더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수도권 역차별은 아직도 여전하다. 대학 하나 옮겨 와도 뭇매를 맞고, 떠난다는 기업 하나 잡으려 해도 유착이란 말에 절로 힘이 빠진다. 하물며 지난해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헌법소원까지 냈지만 여전히 지역구 뗐다 붙였다가 반복됐다.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김문수에 대한 기대, 경기도지사에 대한 기대는 그래서 자연스럽다.

인구 117만으로 울산광역시에 버금가는 규모로 성장한 경기도 수원시민으로 살아가기란 그래서 더 약이 오른다. 똑같은 세금 내고 똑같이 투표권 하나를 행사하는데 아무리 자동발급기가 많아도 민원서류 한장 떼면서도 분을 삭여야 한다.

거시의 수도권 규제철폐와 수도권 역차별 해소 못지않게 생활 속의 역차별 해소와 동등한 행복권 추구는 조속히 실현되어야 한다. ‘수원시 특례’가 지방행정체제개편위원회 의결을 받고도 실체조차 없이 어딘가에 묻혀 잠자고 있는 게 벌써 1년이 넘었다. 그리고 늘어가는 생활의 불편함 속에 박탈감도 도를 넘고 있다.

수원시 특례와 수원형 모델 도입은 경기도를 갈기갈기 찢자는 것이 아니다. 또 단지 수원시와 수원시민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발걸음이 지나가면 길이 되듯이 대한민국과 경기도 발전의 새로운 획을 놓자는 것일 뿐이다. 수원시 특례를 외면하고 수원형 모델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더 나은 것도 아닌 최소한 평균은 되는 행정서비스를 원하는 게 문제가 된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공무원의 자리싸움은 우리 같은 소시민에게 관심거리조차 되지 않는다. 더욱이 유달리 불편하고 차별감이 넘치는데도 이해하고 살아라 하는 것은 정치도 행정도 아니다. 바로 억지다.

단지 ‘포스트 김문수’에 대한 호기심이 아닌 김문수 도지사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큰 진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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