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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진정한 정치란 무엇인가

 

오래전 이야기다. 여당의원 한사람이 대정부 질문 자료에서 동주공제(同舟共濟)라는 고사성어를 소개하면서 여야가 한 배를 탔음을 강조했다. 그는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탔는데 마침 폭풍우가 몰아쳤다. 두 나라 사람들은 협력하여 난관을 벗어나야 했기 때문에 서로 욕하거나 때리는 일을 하지 않고 마치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 도왔다”면서 야당의 협력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이에 반해 야당은 대정부 질문을 통해 정부 여당에 대한 적극적인 공세에 나설 작정임을 내비쳤다. 모 의원은 ‘군주야 인수야, 수능재주 역능복주(君舟也 人水也, 水能載舟 亦能覆舟)’라는 순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군주는 배와 같고 백성은 물과 같다. 물은 능히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능히 뒤집어 버릴 수도 있다’ 며 정부 여당을 심판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서양 속담에 “배를 뜨게 해주는 물이 배를 삼키기도 한다”고 했는데 같은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

아무리 백성의 환호와 갈채를 한 몸에 받던 위정자일지라도, 처음의 뜻을 버리고 자신이 옳다는 독선과 자만에 빠져 백성의 요구를 묵살하면 백성으로부터 외면 당하게 된다는 것은 고금동서를 통한 보편의 상식이다.

민심을 두려워하지 않는 지배층이 어찌 그 권위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 민심을 떠나서 무슨 일을 제대로 해낼수 있겠는가?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며, 국민은 그들의 권력을 선거를 통해 행사한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권력의 자리에 서면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그간에 정치인들이 보여준 양태이다. 물이 없는 배가 존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물의 존재를 쉽게 망각하는 정치인들 때문에 항상 나라가 분열되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이용하여 부정부패를 일삼고, 역사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오만과 사리사욕에 사로잡힌 지도자 때문에 소요가 그칠 날이 없었던 과거정치 지도자들이 우리에게 심어준 인상이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군주야 인수야, 수능재주 역능복주’라는 점이다. 순자의 말을 인용할 것도 없이 ‘군주는 배와 같고 백성은 물과 같다. 물은 능히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능히 뒤집어 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는 점이다. 성난파도는 그 오만불손함을 한 순간에 깨트려 버릴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왜 민심이 이반되고 절친한 친구가 등을 돌리는지를 모른다. 자신이 뿌린대로 자신이 거두는 자업자득에 대하여 좀처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란 말이 있다. 올바르지 못한 것이 잠시 기승을 부리는 것 같지만 결국 오래가지 못하고, 마침내 올바른 것이 이기게 되어 있음을 가리키는 말이 사필귀정이다. ‘사(事)’는 이 세상 모든 일을 뜻하고, ‘정(正)’은 이 세상의 올바른 법칙을 뜻한다. 잔머리 굴러가며 ‘사(事)’를 이루려 하는 사람은 ‘정(正)’을 이룰 수가 없다.

이 세상에는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하이에나처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치졸하게 사는 사람이 있다. 자신만을 위해 투쟁적으로 사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무조건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주장한다. 그런 사람은 태산이 아니라 서울 남산이라도 올라가 봐야 자신이 얼마나 왜소한 존재인가를 알 수 있고, 자신이 아웅다웅하며 사는 세계가 얼마나 유치하고 보잘것 없는 가를 알게 된다. 자기가 최고가 되기보다는 최고를 움직이는 것이 진정한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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