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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목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사무처장

 

“내가 즐겁게 일하고 많이 웃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즐거운 기운을 줄 수 있습니다. 내가 즐거워야 회사가 즐겁고, 회사가 즐거워야 내가 즐겁습니다.”

김용목(53)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사무처장은 올해로 17년째 노사 화합을 추구하고 노사-노노간의 갈등 해결을 위해 노동운동에 몸담아왔다.

우연한 기회로 노동운동에 투신한 그는 노사 문화에 특유의 긍정 에너지를 전파하며 노동자의 권익보호와 사회적 지위 향상에 늘 앞장섰다.

“노사-노노간의 갈등은 내가 조금 손해를 보겠다는 마음가짐과 내 것을 줄 수 있을 때 해결될 수 있는 것”이라며 무사대도와 양보의 미덕에서 오는 선순환을 강조하는 김용목 사무처장.

즐거운 기운을 전해주는 김 사무처장을 만나 그동안 그가 걸어온 노동운동 발자취를 뒤돌아봤다.



김용목 사무처장은 1988년 안양 소재 ㈜노루페인트에 입사해 특유의 재치와 긍정적인 마인드로 주목받으며 노동조합 활동을 권유받았다.

그는 “회사에 입사하면서 대표이사를 한번 해보고 싶은 생각이었지 노동운동은 생각지도 않았다”며 “성격 자체가 적극적이어서 뭐든 최선을 다하다 보니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직원들이 인정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이유로 주위에서 수차례 권유한 탓에 1996년 노동운동에 투신하게 됐다.

김용목 사무처장은 “처음엔 노동조합 선거만 도와주고 다시 본연의 업무인 영업으로 돌아와 열심히 해서 먼 훗날 영업본부장을 하겠다는 생각이었다”며 “당시 선거에 도움을 줬다며 당선자께서 저를 부위원장으로 전임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 계기가 돼 노동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는 김용목 사무처장에게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이 됐다.

김 사무처장이 처음 노동운동에 들어선 당시는 노사관계가 경직되고 노사, 노노간의 대립과 갈등이 가장 심한 시기였다.

노루페인트 노조 부위원장으로 노동운동을 시작한 그에게 곧 위기가 닥쳤다. “노조를 시작하자마자 IMF가 터졌고 앞서 노루페인트 안양공장에서 큰 화재도 발생해 정말 힘들었다”고 밝힌 그는 “당시 회사가 너무 힘들어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 시절, 김용목 사무처장은 기업을 살리기 위해 조합원 30%를 정리해야만 한다는 얘길 듣고 무척 힘들었다. 노조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절체절명의 상황이 닥친 것. 김용목 사무처장은 위기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해 조합원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내렸다.

그는 “투쟁으로 밀고 나가자니 회사가 어려울 게 뻔하고, 그렇다고 조합원을 정리해고 하기는 더욱 힘들었다”며 “결국 회사와 교섭을 통해 정리해고를 수용할 테니 기업이 정상화되면 전원 복직해 줄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진정성 있는 조합원 설명회를 통한 설득작업 끝에 복직을 전제로 구조조정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내게 된다. 이후 눈물로 조합원을 떠나보낸 후 뼈를 깎는 노력으로 회사 살리기에 나선 결과, 3년여 만에 회사가 정상화되면서 회사를 떠난 직원들이 거의 복직하는 약속을 지켜냈다.

김 사무처장은 “복직한 직원들에게 멱살을 잡히고 욕을 먹을 줄 알았지만 보자마자 다시 불러줘 ‘고맙다’는 말을 해 감격했다”며 “오히려 위기를 호기로 바꿔 노사간에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례가 노동현장 곳곳에 전해지면서 그는 현재까지 10여 년간 ‘상생의 신노사문화’라는 주제의 강의를 1천500회에 걸쳐 해왔다.

“회사가 어려울 땐 노조가 양보해야 하고, 회사는 여건이 좋아지면 노조에 베풀어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2008년 경기도 16개 지역지부 가운데 안양, 군포, 의왕, 과천, 광명을 아우르는 경기중부지역지부 의장에 당선되면서 지역 노동운동을 본격화했다.
 

 

 


지역 노동운동에서도 두각을 보인 김 사무처장은 지난해 2월 허원 의장의 러닝메이트로 활약하며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당선을 도왔다.

김용목 사무처장은 “늘 감사하고 나를 챙기기보다 헌신과 봉사로 조합원과 조직을 우선시하는 노동운동을 해온 결과,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조합원과 조직이 보내준 믿음 덕분”이라고 전했다.

‘일하는 경기본부, 활기찬 경기본부, 강력한 경기본부.’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의 슬로건이다.

김용목 사무처장은 “구조조정, 비정규직 등 노동현장의 여러 가지 구조적인 문제들을 큰 갈등 없이 지혜롭게 해결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해 더불어 잘 사는 경기도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노동단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노사가 신뢰를 갖고 원만한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 본부는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목 사무처장 특유의 밝은 성격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는 “인상을 찌푸리는 것보다 활기차고 밝은 표정으로 ‘좋은 아침!’ 하고 인사하면 직원들도 덩달아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한다”며 “조직이 밝고 활기차야 일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강한 조직력과 최고의 팀워크를 자랑하는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의 최우선 과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김용목 사무처장은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좋은 기업들이 경기도에 많아져야 한다”며 “고용창출, 일자리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은 결국 경기도를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어 “일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은데 일할 곳이 없다면 노동운동도 위축된다”며 “조합원이 많아져야 조직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노동조합을 육성하려면 좋은 기업들이 많이 와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본부는 경기지역의 건강한 노동 풍토와 협력적인 노사문화를 만들어 많은 기업이 자리할 수 있도록 역점을 두고 있다.

김 사무처장은 “사회양극화에 대해 노동단체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절실히 느끼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지원하는 봉사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그들을 위해 노동운동을 추구하는 본부가 되겠다”고 밝혔다.

글│박태양 기자 taeyang@kgnews.co.kr

사진│이준성 기자 oldpic316@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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