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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직업전문학교 양덕순 교장

 

“실업난 해소와 한식의 세계화를 앞당기기 위해 요식업 전문인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년 동안 요식업 전문직업인 양성이라는 한 길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박광희(53)·양덕순(53·여)씨 부부의 말이다. 현재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위치한 한국직업전문학교 원장과 교장 직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활황이던 1990년대 초반, 당시 요식업계는 요즘 실정과 달리 일할 사람이 부족해 오히려 구인난에 시달렸다. 박광희·양덕순씨 부부는 요식업계 전문직업인을 양성하는 기관이 부족했던 1993년 요리전문 학원을 열고 호텔과 학교 등 대형급식소에서 일할 수 있는 요리전문가를 배출하는 일을 시작했다.

양덕순 교장은 “1990년대 초반에만 해도 요식업 전문가를 양성하는 기관이 부족해 돈을 벌려고 마음먹었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었지만, 본분을 지키고자 수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내실을 다진 끝에 이들 부부가 운영하던 요리학원은 1997년 노동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아 수원 한국직업전문학교로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갔다.

1990년대는 88서울올림픽 이후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최정점을 찍기도 하면서 1998년 IMF사태로 바닥을 치기도 하는 등 천당과 지옥을 오가던 시점이었다.

박광희·양덕순씨 부부는 이런 시기에 요식업계 전문직업인을 양성하기 위한 직업전문학교를 설립해 IMF 이후 대거 거리로 몰려나온 실직자들에게 취업은 물론 음식점 창업이라는 희망을 안겨주는 최일선에 나섰다.

양덕순 교장은 “당시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IMF의 여파로 직장을 잃고 거리로 쏟아져 나와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수원에 첫 번째 학원 문을 열어 희망을 잃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직업 세계에 대한 꿈을 선사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 규모가 갑작스럽게 늘어나 오산에까지 개원하면서 모두 3개의 직업전문학원을 운영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이들 부부가 운영하던 직업전문학원은 학원의 틀을 벗어나 노동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직업전문학교로 선정되면서 더욱 전문적인 요식업 종사자를 길러내게 됐다.

박광희 원장은 “우리 직업학교에서 전문 교육 과정을 이수한 수료생들이 사회에 나가 취업해 맡은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 나가는 모습을 볼 때나, 음식점 창업에 성공해 3년 이상 영업하면서 당당한 사장님으로 다시 만나게 될 때는 정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 박 원장이 밝힌 대로 음식점 창업 이후 매장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는 기간인 3년 동안 살아남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연간 5만여개의 음식점들이 새롭게 문을 열어 1년을 버티지 못하는 곳이 3만5천여 점포에 달하는 만큼 음식점 창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설령 이렇게 살아남았다 해도 이들 중 3년 이상 영업을 하는 곳은 전체에 10% 정도에 불과하다.

박 원장은 “음식점 창업을 쉽게 생각하고 덤벼드는 사람들이 많은데 음식점을 운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며 “구체적인 사전조사와 철저한 준비 없이는 금방 나가떨어지는 게 요식업계”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들 부부가 운영하는 수원 한국직업전문학교는 자격증 취득반과 함께 실제 영업장에서 필요한 요리법을 알려주는 창업전문반도 운영하고 있다. 더욱이 수원 한국직업전문학교의 창업전문반은 단순히 요리 실무만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창업을 위한 입지조건 선택이나 손님 응대법, 복잡한 창업 절차 등에 대한 컨설팅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들 부부가 이처럼 요식업계 전문직업인 양성을 위해 적극 나선 결과, 우리나라 최고의 요리경연대회인 ‘2013 대한민국 국제요리경연대회’에서 대상과 금상, 특별상, 도지사상을 석권하는 영예를 안았다. 대회가 열린 서울 양재동의 aT센터는 수원 한국직업전문학교의 독무대였다.

이처럼 요식업계 전문직업인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면서도 이들 부부는 사회적 취약계층의 재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양덕순 교장은 “요즘에는 거의 모든 학교들이 급식을 하면서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퇴직자, 요식업계 진출을 꿈꾸는 학생들이 대다수”라며 “이들 중 일부 취약계층에게는 정부가 전액 수업료를 지원해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지속되는 불경기로 인해 국내 경기가 상승세를 타면서도 고용 없는 성장이 이뤄지면서 요즘 들어 수원 한국직업전문학교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더욱 늘고 있는 상황이다.

박광희 원장은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의식주 3가지 요소 중 먹는 것은 바로 사람의 생명과 연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경기를 많이 타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요식업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으로, 본인의 확고한 의지만 있다면 취업을 하던, 창업을 하던 자기 스스로 하기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들 부부가 이끄는 수원 한국직업전문학교는 한식 세계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제과·제빵을 제외한 수원 한국직업전문학교에서 이뤄지는 대다수의 교육 커리큘럼이 한식을 위주로 진행되는 게 바로 그것이다.

박광희 원장과 양덕순 교장은 “한해 수십조원에 달하는 돈이 외국 음식의 무분별한 소비에 따른 로열티로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수원 한국직업전문학교는 한식 전문가 육성에 심혈을 기울여 한식의 세계화에도 앞장설 것”이라며 “요식업계 전문 직업인 양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입을 모아 다짐했다.

이들 부부가 수원 한국직업전문학교에서 양성한 요식업 전문인들이 가꿔가는 한식의 세계화와 양질의 음식문화가 정착해 나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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